인도 밀 수출 중단, 농식품부 '국제 밀 가격 예의주시'..중단기 대책 세워 대응

이민호 입력 2022. 5. 15. 14:29 수정 2022. 5. 1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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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당국 13일 밀 수출 즉각 금지 결정
전세계 3위 밀 생산국·수출은 8위
전쟁·가뭄으로 전세계 밀 생산 감소할 듯
농식품부, 단기 대책에 더해 '중장기 대책' 강구
지난 3월 인도 아마다바드 외곽의 밀밭에서 농부들이 콤바인으로 수확한 밀을 트랙터로 옮겨 싣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3일 인도 당국이 밀 수출 중단을 선언한데 대해 "국내 단기적인 수급 영향은 제한적으로 예상되지만, 인도의 밀 수출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 밀 수급·가격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15일 밝혔다. 현재 제분용 밀의 경우 8월 초까지 실 사용 물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사료용 밀은 10월까지 사용 물량을 확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로이터와 인도매체들은 "인도 대외무역총국(DGFT)는 13일 밤 밀 수출을 즉각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언론에 따르면 인도 당국은 "대외무역총국은 국제 밀 가격 상승으로 인도와 이웃 국가, 기타 취약국의 식량안보가 위기에 처했다"며 "식량안보를 확보하고 이웃 국가와 기타 취약국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밀 수출 정책을 '자유'에서 '금지'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다만 13일 이전 신용장이 개설되거나 수출이 결정된 경우나 인도 정부가 허용한 경우는 밀 수출이 허용된다.

농식품부는 인도 당국의 밀 수출 금지 조치의 사유 중 하나로 '이상 고온으로 인한 밀 작황 부진'을 꼽았다.

미국 농무부 '22/23년 전망'에 따르면 인도는 세계 3위의 밀 생산국이나 수출량은 전 세계 4% 수준(850만톤, 세계 8위)이다.

통상 인도는 밀 생산량(지난해 1억850만톤) 대부분을 자국에서 소비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자국 내 작황이 양호하고 국제 밀 가격이 상승해 동남아시아와 중동, 북아프리카 등지로 수출이 증가했다.

농식품부 측은 "한국은 지난 2020년 기준 제분용과 사료용으로 330만톤의 밀을 수입했다"고 밝혔다. 제분용은 미국·호주·캐나다에서 사료용은 우크라이나·미국·러시아 등에서 수입했다. 입찰 가격에 따라 매년 수입국과 수입 물량은 유동적인 상황이다.

이어 "현재 국내 업계는 제분용 밀의 경우 8월 초까지 물량을 확보하고 있고, 계약물량을 포함하면 10월 말까지 사용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사료용 밀의 경우 10월 초까지 사용 물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계약물량은 내년 1월 말까지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단기적으로 수급 영향은 제한적이나, 장기화될 경우 국제 밀 수급·가격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3월 국제곡물 시장 불안의 국내 영향 최소화 대책은 주로 사료·식품업체 대한 원료 구매자금 금리 인하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사료·식품업체 원료구매자금(사료 647억 원, 식품 1280억 원) 금리를 2.5~3.0%에서 2.0~2.5%로 0.5%p 인하했다.

또 사료곡물 대체 원료 할당 물량 증량 조치를 통해 겉보리(4만톤→25만톤)와 소맥피(3만톤→6만톤) 등 대체가능 원료의 할당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 12일 발표된 추경안을 통한 밀가루 가격안정 사업과 축산농가 특별사료구매자금, 식품외식 종합자금 확대 예산 편성 등을 발표했다. 밀가루 가격 상승 요인의 70%를 정부가 지원하기 위해 546억원을 편성했다.

축산농가에 대해서는 1조1000억원 규모의 특별사료구매자금(금리 1.8%) 융자를 한시 지원하기로 했다. 식품외식종합자금 지원규모를 당초 1618억원에서 520억원 추가로 편성하고 금리도 1.5~2.0%로 기존보다 0.5%p 인하했다.

정황근 농심푸부 장관은 "업계, 전문가와 협력해 국제 곡물 시장에 대한 점검을 지속해 단기 대책뿐만 아니라 국내 자급률 제고, 해외 곡물 안정적 공급망 확보 등 중장기 대책도 적극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 등은 전세계 올해 밀 생산량이 7억7440만톤으로 지난해 보다 4.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밀 생산 감소는 2018년 이후 4년 만에 처음 2억7500만톤에 그쳐 3.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러시아와 분쟁으로 밀 생산이 어려운 우크라이나의 경우 지난 5년 평균 3300만톤에 비해 23% 감소한 2100만톤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나마 수출 금지 조치와 러시아의 흑해 연안 봉쇄로 운송이 어려진 상황이다.

유럽의 최대 밀 수출국인 프랑스, 인도 등도 올해 폭염으로 작황이 나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프랑스는 올해 총 강수량이 32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져 밀 출하량도 급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는 지난 3월 기온이 1901년 이후 121년 만에 가장 높았다. 전년 대비 10%에서 많게는 50%까지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50개 주 가운데 절반이 넘는 주들이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가을 이례적인 홍수로 밀 생산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이민호기자 lmh@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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