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뉴욕증시..월가 "달러 강세 수혜주 찾아라"
몸값 치솟는 '안전자산' 달러화
월가 "달러강세 땐 유럽주식 관심"
미국 수익 비중 높은 유럽 대기업
자동차 스텔란티스·식품 네슬레
미국 번스타인 증권은 지난 주 투자 고객 메모를 통해 달러화 강세가 더 짙어진다면 미국 매출 비중이 높은 유럽 대기업 주식이 투자 대상으로서 유리하다고 언급했다. 사라 맥커시 번스타인 연구원은 해당 메모에서 "이달 5일(이하 현지시간)을 기준으로 최근 12개월 간 특히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14% 올랐는 바 이는 지난 2015년 이후 12개월 기준 가장 가파른 오름폭"이라면서 "지난 20년 간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달러화 강세 시기 유럽 증시에 상장된 유럽 대형주가 뉴욕증시에 상장된 미국 대형주 수익률을 뛰어넘는 경향이 있었다"고 밝혔다.
유럽 대형주에 주목하자는 투자 조언이 나온 배경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유럽중앙은행(ECB)보다 더 공격적으로 긴축 정책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판단이다. 최근 뉴욕증시에서는 연준이 물가 급등세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 번에 50bp(1bp=0.01%포인트)가 아니라 75bp 올리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는 예상이 분분하다. 반면 ECB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로 인한 유럽 경제 침체 리스크 탓에 물가 문제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긴축에 나서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미국에서 금리가 더 빠르게 오르고 미국이 유럽 대비 침체 우려가 덜하다는 점이 부각될수록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 선호도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달러화 가치가 더 뛸 수밖에 없다.
미국 달러화 가치와 유럽 대형주 주가 간 관계 분석 기간을 10년으로 더 좁혀 보면 유로화 대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시기 수익률이 두드러진 유럽 주식은 의료·필수 소비재, 유틸리티·통신·자동차 대형주였다. 맥커시 연구원은 "특히 기업 수익 중 미국에 대한 노출도가 30% 이상인 대형주가 달러화 강세 때 유리하다"고 언급했다.
대표적인 종목은 네덜란드 계 자동차 대기업 스텔란티스다. 스텔란티스의 수익 중 미국 비중은 68%로 70%에 달한다. 스텔란티스는 이탈리아·미국 합작 자동차 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계 자동차 업체 푸조시트로엥(PSA)가 작년 인수 합병을 마친 세계 3위 자동차 제조업체다. 지난 13일 기준 최근 한 달 동안 스텔란티스 주가는 3.15% 올랐는데 이는 같은 기간 미국 대형 자동차 업체인 포드(-13.85%)와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 테슬라(-23.37%) 주가가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인 점에 비하면 선방한 셈이다.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케이터링(출장 음식 서비스) 업체 컴패스 그룹도 달러화 강세 시 주가 상승을 기대할 만한 종목으로 꼽혔다. 회사 수익 중 미국 비중은 50% 이상이다. 올해 본격화되는 '일상 회복' 물결을 타고 출장 음식 서비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일 뿐 아니라 미국 수익 비중이 높다는 점을 눈여겨 볼만 하다는 것이 번스타인 증권 분석이다.
스위스 계 글로벌 대형 식품업체 네슬레도 수익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손 꼽힌다. 전 세계 식품 시장 점유율이 20%에 달하는 네슬레는 전체 수익 중 미국 비중이 30%를 넘는다. 네슬레는 '세계의 곡물창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산 곡물 수출이 멈춤 상태인 데 이어 '밀 수출 2위' 인도마저 밀 수출 제한에 나서면서 곡물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비용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다만 시장 점유율을 고려할 때 네슬레가 제품 가격을 올려 이익을 낼 것이라는 투자 기대가 따른다.
다만 번스타인 증권 투자 조언은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2002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달리고 있다. 지난 12일 달러인덱스 선물은 종가 기준 104.897를 기록했다. 한편 에드워드 모야 오안다 증권 수석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연준이 예상을 깨는 긴축 정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 때문에 달러화 가치가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달러화 가치가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는 다른 이유는 외환시장의 또 다른 '안전 자산'인 일본 엔화 약세 때문이다. 일본 중앙은행은 수익률 목표치를 지키기 위해 매일 무제한 채권을 사들이면서 낮은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완화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인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7억원 대박의 꿈이 물거품으로…허탈한 카뱅 카페 직원들
- 외국인들 그렇게 사더니…코스피 파랗게 질릴 때 살아남은 이 종목
- 6만전자 지속에도 삼전 대거 사들이는 동학개미…여름에는 웃을까
- 롤러코스터 뉴욕증시…월가 "달러 강세 수혜주 찾아라"
- 엔씨소프트, 주가 하루 10% 쑥…리니지W 덕에 1분기 최대매출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제2회 대한민국 NFT디지털아트대전 결과 발표 [ISSUE]
- “‘음악’으로 맺어진 ♥”…윤보미·라도, 8년째 열애 ‘인정’(종합)[MK★이슈]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