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스승의 날..3명 중 1명만 '다시 태어나도 교직'

제주방송 신동원 2022. 5. 1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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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직무 만족도·사기 하락.."학생 생활 지도 기피" 문제 우려 

스승의 날 '부정적' 응답 44.6%, 긍정 압도  


제41회 스승의 날을 즈음하여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선택하겠다'고 응답한 교원의 비율이 10명 중 3명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근 1~2년간 교원들의 사기가 떨어졌다고 대답한 비율은 대다수를 차지했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스승의 날을 맞아 지난달 29일부터 5월 6일까지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8,43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은 응답이 나왔습니다. 


현재 교직생활에 만족하고 행복한지에 대해 '그렇다'는 응답은 33.5%('매우 그렇다' 5.2%, '대체로 그렇다' 28.3%)에 그쳤습니다. 


지난 2019년 52.4%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32.1%로 급락한 이후, 2021년에도 35.7%에 머무르는 등 교직만족도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시 태어난다면 교직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는 응답은 29.9%('매우 그렇다' 7.3%, '대체로 그렇다' 22.6%)에 불과해 지난해 응답 비율 31.0%보다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직에 대한 교원들의 인식은 매우 부정적으로 조사됐습니다. 


교원들의 사기는 최근 1~2년간 어떻게 변화됐나에 대해 응답자의 78.7%('매우 떨어졌다' 34.9%, '대체로 떨어졌다' 43.8%)가 '떨어졌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78.0%보다 더 낮아진 수치로, 2009년 응답비율 55.3%보다는 23%p 이상 부정 답변이 높아진 결과입니다.


학교 현장에서 선생님의 교권이 잘 보호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절반이 넘는 55.8%('전혀 그렇지 않다' 21.0%, '별로 그렇지 않다' 34.8%)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습니다. 


교권 하락, 사기 저하로 인한 가장 심각한 문제점으로는 '학생 생활지도 기피와 관심 저하(38.1%)'가 꼽혔습니다. 이어 ▲헌신, 협력하는 교직문화 약화 20.4% ▲학교 발전 저해, 교육 불신 심화 17.3% ▲수업에 대한 열정 감소로 교육력 저하 14.1% ▲명예퇴직 등 교직 이탈 가속화 7.3%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교육주간을 맞아 스승의 길을 다시 생각할 때, 가장 되고 싶은 교사상(복수응답)은 '학생을 믿어주고 잘 소통하는 선생님'이 29.4%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습니다. 


이어 ▲'학생을 진정 사랑하는 선생님' 16.9% ▲'학생의 강점을 찾아내 진로지도 하는 선생님' 14.4% ▲'전문성 향상에 부단히 노력하는 선생님' 12.5% 순으로 응답했습니다.


교직생활 중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문제행동, 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24.6%)'를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이어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22.1%)', '교육과 무관하고 과중한 업무(18.8%)'를 주요하게 들었습니다. 


교총은 "수업방해 등 교권침해 학생에 대한 즉각적인 생활지도방안 부재, 정상적 교육활동조차 아동학대로 신고당하는 현실, 학부모의 무고성 민원과 명예훼손, 몰카 탐지까지 떠맡겨지는 등 과도한 업무에 교사들의 사기와 자긍심이 무너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교원 단체가 발표한 설문 결과도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조합원 1,7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학교 현장에서 교권이 존중받지 못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77.6%('매우 부정' 43.4%, '부정' 34.2%)로 나타났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느끼는 교직 만족도도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긍정보다 갑절 이상 높았습니다. 


응답 결과를 보면 '부정' 응답이 46.8('매우 부정' 18.0%, '부정' 28.8%)로 '긍정' 23.1%('매우 긍정' 3.5%, '긍정' 19.6%)보다 높은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심지어 스승의 날이 법정 기념일인 것에 대해서도 가장 많은 32.9%의 교사가 '매우 부정'으로 응답했습니다. 


정반대로 '매우 긍정'으로 응답한 교사가 27.1%로 그 뒤를 이었고, 이어 '보통' 19.4%, '부정' 11.7%, '긍정' 8.9%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


법정기념일인 스승의 날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로는 주로 의미가 많이 퇴색됐다는 지적과 더불어 교권 침해에 대한 언급이 많았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교사를 향한 부정적 언론, 떨어진 교권 때문', '부정적인 사회 인식', '교권이 무너진 시대에 형식적인 껍데기만 남았다' 등의 응답이 나왔습니다. 

'김영란법의 시행 이후 아이들의 작은 선물 등도 거절해야 하는 상황 탓에 스승의 날에 학교에 있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와 같이 스승의 날이 부담스럽고 불편하다는 응답도 다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긍정적인 응답에 대한 이유로는 학생들과 함께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언급한 내용이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스승의 날이 존재함으로써 ‘교권 존중 의식을 고취시킨다’,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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