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밴드, 유럽 최대 가요제서 우승

[경향신문]

이탈리아 북서부 토리노에서 14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팝 음악 축제 ‘유로비전 2022’에 출전한 우크라이나 6인조 남성 밴드 ‘칼루시 오케스트라’가 우승한 뒤 국기를 펼쳐 들고 기뻐하고 있다.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6인조 밴드가 유럽 최대 팝음악 경연대회인 ‘유로비전 2022’에서 우승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인 칼루시에서 결성된 6인조 남성 밴드 ‘칼루시 오케스트라’는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유로비전 결선에서 24개 경쟁팀을 누르고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칼루시 오케스트라는 심사위원단 투표에서 4위에 그쳤으나 시청자 투표에서 몰표를 받아 결과를 뒤집었다. 심사위원단 투표에서 1위를 한 영국 싱어송라이터 샘 라이더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3위는 스페인의 차넬 테레로가 차지했다. 우크라이나 팀이 유로비전 대상을 받은 것은 2004년, 2016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칼루시 오케스트라는 우크라 전통 민요에 랩과 춤을 접목한 ‘스테파니아’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 곡은 밴드 리더인 올레흐 프시우크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헌정한 곡이었으나 러시아의 침공 이후 노래 가사 중 ‘부서진 길을 지나 항상 당신에게 갈 거야’라는 대목이 우크라이나의 상황과 겹치면서 새로운 울림을 만들어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전쟁 발발 직전 60세 미만 남성들의 출국을 금지했으나 밴드 멤버들은 특별허가를 받아 경연에 참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우리 용기가 세상을 감동시키고 우리 음악이 유럽 정복에 나섰다”며 “칼루시 오케스트라와 이 밴드에 표를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TV로 생중계되는 유로비전 결선은 매년 2억명이 시청하는 유럽 최대 음악 이벤트다. 올해가 66회째다. 주최 측인 유럽방송연합(EBU)은 러시아의 침공 책임을 이유로 올해 러시아와 벨라루스 팀의 대최 참가를 제한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