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무요원 폐지' 국제 청원 등장.."정부가 강제노동시켜"
정부 "현역과 사회복무 사이에 '선택권' 줬기에 '강제' 아니다"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전 세계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국제 청원 사이트에 대한민국의 사회복무요원제도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 작성자는 사회복무요원제도가 한국 정부가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중 '강제노동 금지' 조항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15일 전세계 4억명이 넘는 회원들이 가입해 있는 국제청원 사이트인 '체인지닷오알지'(Change.org)에 '한국은 여전히 장애가 있는 이들에게 강제노동을 시키고 있다'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와 180여명에게 서명을 받았다.
자신을 '강제노동의 희생자'라고 밝힌 작성자는 "대한민국 정부는 현재 군 복무가 불가능한 정신적·신체적 장애가 있는 남성들에게 노동을 강요하고 있다"라며 "대한민국 정부는 국가 방위와 무관한 청소, 정리, 복지, 행정 등의 '공공서비스'를 이 청년들에게 강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정부가 강제노동을 금지한 ILO 협약을 위반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정부가 자국민을 이렇게 학대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대한민국 정부는 과거 일본이 한국 시민들에게 강제로 노역을 부과한 것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이는 현재 자신들의 모습과는 모순되는 행위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해 비준된 ILO 제 29호 협약은 지난달 20 발효돼 효력을 가지게 됐다. 29호 협약은 '강제노동'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는데 비준 과정에서 사회복무요원제도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ILO는 '전적으로 국가 방위를 위한 업무'가 아닌 업무를 위해 징집된 이들을 배치하는 것을 강제노동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4월 정부는 29호 협약 비준에 앞서 신체검사 4급 판정자에게도 현역 복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 병역법을 개정했다. 법을 개정하면서 정부는 4급 판정자들에게도 현역병과 사회복무요원 중에 선택을 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었기에 강제성이 없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정부는 '보충역 판정을 받아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할 사람에게 현역병으로 입대할 수 있는 선택권도 있을 때 그 사람이 현역병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는 걸 본인 스스로 선택한 것이므로 강제노동이 아니게 된다'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사회복무요원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정부의 논리가 '비상식적'이라는 반론이 나온다. 신체적·정신적으로 현역병 근무가 어렵다고 판명받은 이들에게 현역병이라는 선택지를 주고 사회복무요원 근무가 '자발적 선택'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29호 협약이 발효되면서 국내에서는 본격적으로 사회복무요원 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이미 앞선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여러 차례 사회복무요원제도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특히 지난 3월에는 현직 사회복무요원들로 구성된 '사회복무요원노동조합'이 출범해 제도 폐지를 위한 집회·시위 등 단체 활동들을 이어오고 있다.
사회복무요원노조는 "사회복무요원제도가 명백한 ILO 29호 협약 위반인 바 이를 현상 태로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사회복무요원제도를 폐지하거나 모든 남성에게 비군사적 복무를 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 사회복무요원노조는 사회복무요원들이 노동 현장에서 다양한 일을 하고 있음에도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이 보장한 노동자로서의 보호조치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당장 제도 폐지가 이뤄질 수 없다면 사회복무요원들의 근로 여건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세우고 있다.
노조는 현재까지 서울지방병무청 앞, 국회 앞 등에서 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집회를 개최하는 등의 단체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상반기 내에 ILO 측에 대한민국 정부의 협약 위반 사항을 공식적으로 진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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