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한 피카소 그림이 버젓이..'사치의 여왕' 집에서 딱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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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의 아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이 필리핀 대선에서 승리한 가운데, 모친인 '사치의 여왕' 이멜다 집에서 목격된 그림 한 점이 시선을 끌고 있다.
ABS-CBN 뉴스와 CNN 필리핀 등 현지 언론은 대선에서 승리한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이 최근 이멜다의 집을 방문했을 때 피카소의 작품으로 보이는 그림 한 점이 목격됐다고 지난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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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의 아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이 필리핀 대선에서 승리한 가운데, 모친인 ‘사치의 여왕’ 이멜다 집에서 목격된 그림 한 점이 시선을 끌고 있다.
ABS-CBN 뉴스와 CNN 필리핀 등 현지 언론은 대선에서 승리한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이 최근 이멜다의 집을 방문했을 때 피카소의 작품으로 보이는 그림 한 점이 목격됐다고 지난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선인 측이 배포한 사진에 따르면 마르코스가 이멜다를 방문했을 때, 이멜다가 앉아있는 소파 뒤 벽에 그림 몇 점 걸려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피카소의 작품인 '누워있는 여성 VI'으로 보인다는 것이었다. 지난 2014년 필리핀 반부패 법원이 이멜다로부터 압수하도록 한 8점의 명화 중 하나인 이 그림이 진품인지 아니면 모조품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마르코스 일가가 축출된 뒤 부정하게 모은 재산 환수를 위해 설치된 대통령 직속 바른정부위원회(PCGG)의 위원장을 지낸 안드레스 바우티스타는 인터넷 매체 래플러에 당시 압수한 피카소 작품은 모조품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품 여부를 떠나 이 그림이 공개적으로 등장했다는 것은 마르코스 일가가 대선 승리로 얻게 된 권력을 이용해 부정 축재 환수 노력을 억누르려 할 것이라는 우려를 더 키우는 부분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적했다.
아들인 마르코스 당선인이 이름을 그대로 이어받은 고(故)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1965년부터 1986년까지 장기집권하면서 독재자로 악명을 떨친 인물이다. 특히 국고에서 천문학적인 액수의 정부 재산을 횡령해 비난을 받았다. 마르코스 일가가 집권 당시 부정하게 빼낸 재산은 100억달러(약 12조원)로 추산된다.
마르코스 치하에서 남편이 암살된 고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은 지난 1986년 취임 직후 마르코스 일가의 재산 환수를 위해 PCGG를 설치했다. PCGG는 지금까지 마르코스 일가를 상대로 1천710억 페소(4조원)를 환수했고 현재 추가로 1250억 페소(3조원)를 되돌려받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대선에서 승리한 마르코스는 대통령에 취임하면 직속 기구인 PCGG를 통해 자신의 가문이 부정하게 쌓은 재산을 국가에 반납하는 작업을 감독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미 대선 과정에서 선친의 행적을 미화한 적이 있는 마르코스인 만큼, 대통령에 취임한 뒤에는 환수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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