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000건 넘는 서울 지하철 범죄..성범죄 '최다', 2호선 '최악'

이성희 기자 2022. 5. 1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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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지난 13일 자치경찰과 함께 서울지하철 고속터미널역에서 불법촬영 취약개소 점검을 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제공|


서울 지하철 내 범죄가 매년 2000건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호선에서 가장 많은 범죄가 발생했으며, 불법촬영 등 성 관련 범죄가 가장 많았다. 카메라 장비를 직접 개조하는 등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

15일 서울경찰청 소속 지하철경찰대 조사를 보면, 지난해 서울 지하철 내 범죄는 2260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에는 2249건 발생했다. 올해 들어서도 4월까지 775건이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하철 내 범죄는 연말까지 2000건 이상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지하철 내 범죄 중에서도 성 관련 범죄 비중이 높았다. 올해에만 251건 발생했다. 지난해와 2020년에도 지하철에서 각각 833건, 667건 성 관련 범죄가 발생했다.

호선별로는 2호선의 범죄 발생 횟수가 가장 많았다. 2020년부터 올해 4월까지 최근 3년간 지하철 범죄 현황을 보면, 2호선에서만 1778건 범죄가 일어났다. 이 가운데 652건이 성범죄였다. 그 다음이 절도(458건)였으며, 나머지는 분실물을 가져가거나 점유이탈물 횡령 등의 경우였다.

2호선 다음으로는 5호선(653건) 범죄 발생이 많았다. 이어 7호선, 4호선, 3호선, 1호선, 6호선, 8호선 순이었다.

범죄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 최근 서울교통공사 종로영업사업소에서는 직접 개조한 카메라 장비를 이용한 불법 촬영자를 붙잡았다. 당시 불법 촬영자는 소형 렌즈를 신발에 부착하고, 전선을 바짓단 속으로 통과시켜 허리춤의 작은 가방 속 녹화장치에 연결한 장비를 사용했다. 이 불법 촬영자를 붙잡은 지하철보안관은 “에스컬레이터에서 치마를 입은 앞사람의 다리 사이에 발을 놓은 것이 수상해 주시하다 불법촬영 중임을 알았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에 역사 내 안심거울 설치를 확대하고 있다. 2020년 잠실역과 가락시장역에 안심거울 8개를 설치하고 3개월간 지켜본 결과 불법촬영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심거울은 올해 3월 기준으로 26개 역에 총 60개가 설치돼있다.

공사는 이와 함께 범죄 다발 구간인 강남역과 고속터미널역·사당역 등에 지하철보안관을 집중 배치하고 순찰업무 시간을 최대 1시간 늘려 매일 역사·열차 내 및 여성 편의시설을 수시로 점검·단속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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