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류장은 청와대"..남산~靑운행 1번 버스, 23일 가동
기사내용 요약
충무로역~남산~시청앞~청와대 거치는 버스노선 신설
배차간격 7~10분…23일까지 '차 없는 거리' 시행 우회
"버스 운행 시 정체는 불가피…아직 증차는 고려 안해"
[서울=뉴시스] 하종민 기자 = "이 버스 청와대 가나요", "여기서 타면 지금 청와대로 갈 수 있나요", "신문에서 01번 버스 타면 청와대로 갈 수 있다고 했는데 왜 안 가나요"
'01번 도심순환버스'가 KT광화문지사역, 경복궁역 2개 역을 지나쳤을 뿐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세우고 청와대 가는 길에 대해 물었다. 버스 기사들은 열린 출입문 밖으로 한참 동안이나 청와대 가는 길에 대해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청와대 개방으로 01번 버스 노선 신설…02번·04번 버스 통합
신설 버스(01번)는 충무로역→동대입구역→남산서울타워→시청앞→국립고궁박물관~청와대~경복궁·국립민속박물관→안국역(약 16㎞)을 연결하는 도심 순환형 버스다.
다만 청와대를 개방한 10일부터 오는 22일까지는 '청와대로 차 없는 거리'가 시행됨에 따라 버스가 청와대까지 진입하지 않는다. 광화문에서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진입하는 대신, 안국역 방향으로 우회 운행한다.
01번 버스를 운행하는 조정용(53) 씨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왜 청와대로 가지 않느냐'고 묻는다. 차 없는 거리에 대한 홍보가 덜된 것 같다"며 "청와대로 가는 길을 묻는 손님들에게는 가까운 경복궁역을 이용하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오전 6회, 오후 6회 운행한다. 배차간격은 7분에서 10분 사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청와대 가는 길에 대해 문의하고 있지만, 아직 청와대까지 진입하지 않아 이용객 수가 급격히 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01번 버스는 남산과 청와대를 연계해 관광객들을 이송하는 것이 핵심이다. 남산을 순환하던 02번 버스와 남산~광화문을 순환하던 04번 버스를 통합해 01번 버스를 탄생시킨 만큼, 남산과 청와대 등의 관광지 접근성을 제고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남산 예장자락에 청와대 방문객을 위한 관광버스 주차장(33면)을 마련한 만큼, 관광객들이 주차(예장자락) 후 편리하게 청와대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청와대 진입 시 배차간격 문제…버스노선 통합에 따른 민원은 숙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배차간격이다. 현재 01번 버스가 도심을 한 바퀴 순환하는 데 평균 55분이 소요된다. 만약 '차 없는 거리'가 해제돼 버스가 청와대로에 진입할 경우 배차간격이 더욱 넓어질 수 있다.
또 01번 버스를 탑승하면 남산예장자락 주차장에서 청와대와 가장 가까운 경복궁역까지 약 35분이 걸린다. 예장자락에서 곧장 경복궁으로 이동하지 않고, 남산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다. 청와대 방문을 위해 예장자락에 주차한 관광객들은 보다 먼 거리를 우회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하는 상황이다.
02번, 04번 버스 통폐합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불편도 있다. 01번 버스에 탑승했던 한 시민은 '왜 동대입구역 쪽으로 가지 않고 돌아가냐'며 버스기사와의 실랑이 끝에 중간에 내렸다.
버스기사 엄재원(68) 씨는 "많은 손님들이 02번, 04번 버스가 사라진 것을 모르고 있다. 회사 측을 통해서도 많은 민원이 접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재 12대가 운행 중이지만, 청와대 방향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노선이 크게 바뀌거나 하지는 않는다. 지금도 어느 정도 운행할 수 있다. 만약 주말에도 운행해보고 증차가 필요할 경우 차량 투입을 검토해보겠지만, 현재 증차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버스 통폐합에 대한 민원에 대해서는 "노선이 변경되면 민원은 당연히 들어온다. 바로 집 앞에서 버스를 타시는 분들은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다만 남산을 이용하는 분들도 승차 수단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남산을 거쳐가는 노선으로 결정했다. 버스는 한쪽을 위하면, 다른 한쪽이 불편하다. 중간에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래도 버스가 지상으로 다니다 보니 집회, 시위로 인해 우회하고 정차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버스가 정체되는 부분은 불가피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haha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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