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36%, 이자 4% 이상 물어..그래도 80%는 변동금리

이윤주 기자 2022. 5. 1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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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 시민이 지난해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외벽에 붙어있는 대출 금리 안내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 약정의 약 40%는 4% 이상 금리를 조건으로 체결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80% 이상의 대출자가 변동금리형 대출을 선택하고 있어 향후 금리가 더 오를 경우 부실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를 보면 예금은행에서 지난 3월 이뤄진 신규 가계대출 중 36.1%는 금리 4% 이상으로 집계됐다. 5% 이상 금리로 약정된 가계대출도 9.4%를 차지했다. 3∼4% 사이의 대출금리(48.2%)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고, 3% 미만 금리는 15.7%에 그쳤다.

코로나19 발생으로 저금리 기조가 유지됐던 2020년 8월 당시에는 가계대출 89.0%의 금리가 3% 미만이었고, 2%에 미치지 못하는 금리도 13.1%나 차지했다. 약 2년 만에 가계대출 금리의 주류가 ‘2∼3%대’에서 ‘3∼4%대’로 이동했고, 올해 하반기에는 ‘4∼5%대’가 일반적 대출금리 수준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고물가 대응 등을 위해 앞으로도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더 올라갈 것이 유력하고, 시중금리도 따라 뛸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금리 상승 추세가 뚜렷하면 대출자들은 고정금리로 위험을 피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3월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은 19.5%에 불과했다. 새 가계대출의 80.5%가 여전히 변동금리를 따른다는 뜻이다.

변동금리 비중은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년에 연평균 53.0%, 2020년 초저금리 환경 속에서도 63.8% 수준이었다. 기존 가계대출을 포함한 잔액 기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3월 현재 23.0%로, 2014년 3월(21.4%) 이후 8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에 변동금리 비중이 오히려 커진다는 것은 대출자와 금융기관 모두에 위험 요인”이라고 우려했다.

금리가 올라갈 것을 알면서도 변동금리를 택하는 것은 현재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더 높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인 코픽스(COFIX)의 경우 한 달 주기로 예금(수신) 금리 등 조달 비용을 반영해 바뀌지만, 고정금리는 은행채 등 금융채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거의 매일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을 바로 받는다. 따라서 금리 상승기에는 대체로 고정금리의 상승 속도가 변동금리보다 빠르다.

은행권 전문가들은 1년 이상 대출을 받을 경우 지금은 다소 높더라도 고정금리 쪽이 안전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의 금리 차이가 부담스러워 불가피하게 당장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았더라도, 앞으로 금리 추이를 봐가며 고정금리로 갈아타는(대환대출) 방법을 꼭 염두에 둬야 한다”며 “고정금리 대환대출에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는 경우도 있으니 자주 은행과 상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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