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도 안 되는데, 북한이 될 리가"..북 코로나 대응에 의구심 확산

고득관 2022. 5. 1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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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열악한 의료시스템, 물자 부족 등으로 북한이 참담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BBC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북한은 지난 13일 저녁부터 14일 오후 6시까지 전국에서 29만6180명의 신규 발열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1만8000명에서 13일 17만4400명, 이날에는 30만명에 육박하는 발열자가 나온 것이다.

지난 2년 반 동안 에베레스트산 베이스캠프, 남극대륙에서도 확진자가 나왔지만 북한은 지난 12일 이전까지 공식적으로 확진자가 0명이었다.

BBC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망할지 걱정된다"는 전문가의 말을 전하면서 코로나 상황이 북한에서 매우 비극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의료시스템이다. 북한은 아직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하지 못했다. 또 기존에 확진을 받아 면역력을 갖춘 사람도 드물다.

검사 체계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WHO는 북한이 코로나 사태 2년 반동안 약 6만4000건의 코로나 검사를 실시했다고 전했다. 이는 한국의 1억7200만건에 비해 0.4%도 되지 않는 숫자다.

BBC는 "데이터는 매우 중요한 도구인데 북한은 그 마저도 모호하다"며 "50만건의 원인을 알 수 없는 발병자가 생겼다는 표현은 확진자 파악에 대한 어려움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확진자에 대응하는 의료시스템도 문제다. 선진국들도 의료시스템이 폭증한 코로나 확진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탈북자들은 링거액을 맥주병에 담아 사용하거나, 주사기 바늘에 녹이 쓸 때까지 재사용하는 등 북한의 의료시스템이 매우 낙후돼있다고 전하고 있다.

북한은 일단 봉쇄를 통해 코로나 확산을 억제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중국 당과 인민이 거둔 선진적이며 풍부한 방역성과와 경험을 적극 따라 배우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 상하이처럼 주민을 자택에 묶어두는 봉쇄 정책을 실시할 경우 상황이 훨씬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물자가 풍부한 상하이에서 조차 식량 등 생필품 부족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하이도 오미크론 변이를 막지 못해 봉쇄 상태가 현재 48일째 이어지고 있다.

북한은 2500만명의 인구 가운데 1100만명이 영양실조 상태인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심각한 식량 문제를 안고 있다. 도시를 봉쇄하면 식량 문제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벤 코울링 홍콩대 교수는 "오미크론을 막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상하이를 보면 알 수 있다"며 "지금 상하이도 모든 역량을 오미크론 억제에 집중하고 있다. 북한은 오미크론을 막기가 매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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