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포커스] '때늦은 혁신' 이제훈호 홈플러스..'끝까지 쓴소리' 이동걸 전 산은 회장

조슬기 기자 2022. 5. 1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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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포커스의 조슬기 기자입니다. 일곱 번째 영상에서는 이제훈 홈플러스 대표, 이동걸 전 KDB산업은행 회장, 조주완 LG전자 대표를 통해 ‘변화’에 대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유통의 바다'에서 표류 중인
홈플러스 이제훈호

최근 이제훈 홈플러스 대표가 취임 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이제훈 대표는 2021년 5월 위기에 처한 홈플러스의 구원투수로 등판하며 “소비자, 직원, 현장에 방점을 찍고 예전의 오프라인 경쟁력을 되찾겠다”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는데요.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과연 홈플러스는 얼마나 바뀌었을까요?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점포 리뉴얼입니다. 이제훈표 미래형 마트로 불리는 ‘메가 푸드 마켓’이 대표적인데요. 홈플러스 내부에서는 이로 인해 20~30대 고객이 두 자릿수 이상 늘고 1인당 구매액도 40% 증가했다며 나름 효과가 있었다고 자평합니다.

하지만 밖에서 보는 시각은 꽤나 냉정합니다. 점포 리뉴얼은 이미 경쟁사들이 펼쳤던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롯데마트는 1700억원을 투자해 대대적인 점포 재단장을 추진 중이고요. 이마트도 점포의 30%를 리뉴얼해 오프라인 1위 기조를 굳히겠다는 각오를 내비쳤습니다. 이렇듯 경쟁이 치열한 탓에 홈플러스가 점포 리뉴얼을 한다고 해서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또 일각에서는 홈플러스가 온라인 경쟁력이 약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커머스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는 유통업계 행보에 비춰봐도 대응은커녕 온라인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흔적도 찾기 어렵다는 건데요.

이런 세간의 평을 두루 반영하듯 홈플러스는 올해 들어 회사 신용도도 떨어졌습니다. 지난 2월 한국기업평가가 홈플러스에 대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해 신용도는 A-에서 BBB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고요. 한국신용평가도 홈플러스의 기업어음 및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2-에서 A3+로 하향한 상태입니다.

실제 실적도 살펴볼까요? 2020년 3월부터 2021년 11월까지의 홈플러스 매출액은 5조28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1% 감소했습니다. 게다가 영업이익도 83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요. 이로써 홈플러스는 2018년 이후 4년째 매출과 이익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경쟁사인 이마트가 지난해 신선식품 판매 호조로 매출이 5.9% 늘어나는 등 2년째 성장세를 보인 것과는 비교되는 모습입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그동안 투자에 소홀했기 때문에 이같은 결과를 빚었다며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2010년 초반까지만 해도 이마트 실적을 턱밑까지 쫓아가며 확고한 2위를 기록했지만, 2016년 이후에는 신규 출점을 중단하고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는 등 점포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축소에 주력했기 때문인데요.

물론 이 같은 자산유동화 작업으로 7조원이던 순차입금을 5조원대로 줄이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142개였던 매장은 135개로 줄어들었고, 뒤처진 행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노사 갈등까지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홈플러스는 지난 2019년 10월 희망퇴직을 수용하지 않는 점장 10명을 ‘영업개선 TF팀’으로 전환 배치하는 내용의 인사발령을 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직책도 점장에서 팀원으로 변경하고, 일부 직원은 근무지를 부산과 대구 지역에서 서울 본부로 변경했는데요. 이에 점장들은 2019년 11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냈고, 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이에 홈플러스는 이듬해인 2020년 2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했지만 패소했습니다.

이밖에도 홈플러스는 납품업체에 판매 장려금 명목으로 상품 대금을 감액해 지급하고, 판촉 사원의 인건비를 떠넘겼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8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전력도 있습니다. 이 또한 취소 소송을 냈지만 지난해 12월 패소가 확정됐습니다.

외부에서는 홈플러스가 이러한 내부 문제에 집중하다 타사 대비 뒤늦은 전략 수립으로 경쟁력이 뒤처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제훈 대표 입장에서는 꽤 쓰라린 지적일텐데요.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1년간 수없이 노력했겠지만, 이전의 위상을 되찾기에는 갈 길이 많이 멀어 보입니다.

'쓴소리' 남기고 떠난
이동걸 전 KDB산업은행 회장

새 정부 출범과 함께 KDB산업은행 회장직을 내려놓기로 한 이동걸씨가 퇴임간담회에서 쓴소리를 쏟아냈습니다.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하고 떠나는 정책기관장 간담회치고는 꽤 이례적이었는데요.

이동걸 전 회장은 간담회장에서 회장직 거취 문제를 포함해 산업은행의 역할과 위성, 재임 기간 실적에 대한 설명, 비판에 대한 소회 등을 가감 없이 털어냈습니다.

먼저 회장직을 그만두는 이유에 대해서는 “새 정부와 정책 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이 회장직을 수행하는 게 순리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고요. 산업은행이 지난 5년 동안 한 일이 없다는 비난에는 “산업은행을 잘 모르면서 하는 맹목적 비방이자 모독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공약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관련해서는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는데요. 이동걸 전 회장은 “부·울·경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특혜받은 지역이고, 그만큼 지원받았으면 이제 자생해 국가 경제에 기여해야 한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부산 이전으로 부·울·경 지역에 2조~3조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수 있다는 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습니다.

또 이동걸 전 회장은 정책 금융기관 수장이자 산업 구조조정 책임자로서 뼈있는 발언을 남겼습니다. 그는 앞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 여러 악재가 한번에 덮치는 ‘퍼펙트 스톰’으로 부실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조선업 부실 위험 재발 가능성을 우려했는데요. 지난 2015년 발생한 조선업 대규모 부실 여파로 아직까지 구조조정이 마무리되지 못한 상황에서 산업 재편이 늦어질 경우 몇 년 후 다시 비슷한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떠나기 전 마음속에 품고 있던 생각들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이동걸 전 회장을 향해 금융권 안팎에서는 “역시 이동걸이다”, “미스터 쓴소리답다”라는 평을 내놓고 있습니다.

물론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반대하는 모습이 과거 건배사로 “가자 20년”을 외쳤던 것과 겹친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름의 논리와 이유를 들어 내놓은 소신 발언들인만큼, 이동걸 전 회장의 진의를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탁 트인 조직 꿈꾸는
조주완 LG전자 대표

“우리 회사는 엉덩이 큰 공룡 같다”...LG전자가 올해 초 임직원 대상으로 실시한 조직문화 관련 설문조사에서 나온 말입니다.

답답한 소통력과 느린 실행력을 따끔하게 지적한 점에 공감한 걸까요? 최근 조주완 LG전자 대표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고 합니다. 기존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의 변화를 이뤄낼 수 있는 8개 핵심 가치, 11가지 세부 지침을 마련했다고 하는데요.

하나씩 들여다보면 재밌는 표현이 꽤 많습니다. △생각 위에 직급을 올려놓지 말자 △보고의 군살은 빼고 행동의 근육을 키우자 △LG전자는 공룡이 아니다 나비처럼 난다 벌처럼 쏜다 △꽉 막힌 소통은 LG전자 손상의 원인이 된다 등인데요. 예의 차리느라 할 말을 못 하거나 돌려 말해 의미가 곡해되지 않도록 하고, 솔직한 대화로 투명한 조직문화를 만들자라는 뜻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서 조주완 대표는 신년사에서 FUN 경험을 강조하며 전사 차원의 강력한 변화를 주문한 바 있습니다. 한발 앞선 ‘First’, 독특한 ‘Unique’,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New’에 걸맞는 나름의 해법. 조주완 대표가 찾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기획·구성: 조슬기 기자
자막: 황인솔 콘텐츠에디터
제작: SBS 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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