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만 해도 돈 번다"..코인 폭락에 남편이 뛰어든 '이것'은 [코주부]
초대 방식으로 무분별 신규 진입 안돼..채굴도 하루 10분가량만
투자 원금 회수까지 한 달 이상..가상화폐 폭락에 우려도
암호화폐 시세가 폭락하고 있지만 스테픈(STEPN) 투자 열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투자가 ‘끝물’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운동을 하면 암호화폐를 채굴한다’는 투자 시스템은 대체불가토큰(NFT) 초보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듯합니다. 기자의 배우자도 지난 달 스테픈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코주부]는 앞으로 3회에 걸쳐 초보 NFT 투자자의 ‘스테픈 3주 체험기’를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1화는 스테픈 투자를 시작하는 방법입니다.
스테픈 투자의 기본은 쉽습니다. 애플리케이션(앱)을 깐 후 가입하고, 운동화를 구입한 후에 열심히 달려 GST라는 암호화폐를 ‘채굴’하면 됩니다. ‘운동화를 사고, 걷거나 달리면 GST라는 코인이 채굴된다??코인이 쌓이면 현금화해 돈을 번다’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투자에 들어가면 꽤 복잡해 집니다.
우선 가입 과정에서 첫 번째 난관이 등장하는데요, 계정 활성화 코드(AC) 입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뉴스만 보고 스테픈을 시작하려다 여기서 1차 후퇴하죠. 앱을 아무리 뒤져도 이 코드가 나타나지 않거든요. AC는 다른 사람들에게 받아야 합니다.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스테픈에서 하루에 1000개를 텔레그램을 통해 정식 발급(매일 한국 시간 오전 10시) 하기도 하지만 스테픈의 인기에 비하면 매우 적은 공급입니다. 여기서 지인이 필요해집니다. 지인이 왜 필요하냐고요?
스테픈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은 매 10km를 달릴 때마다 AC를 받아요, 다른 사람들에게 이 코드를 줄 수도 있습니다. 즉, 일종의 초대장이죠. 신규 회원은 스테픈을 이용하는 지인이 있어야만 가입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막 투자에 뛰어든 배우자는 지인이 없을텐데요, 누구에게 AC를 받았을까요? 네, 네이버 카페에 스테픈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가 있네요. 이 곳에서 사람들은 스테픈 투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AC를 나눔합니다.
가입을 했으면 이번에는 운동화를 사야 합니다. 운동화는 실제 고무로 만들어진 운동화가 아니라 NFT입니다. NFT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유일무이한 하나의 디지털 증서죠. 스테픈 NFT는 ‘솔라나(SOL)’라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우리는 원화를 솔라나로 환전해야 합니다. (운동화 레벨이 30 이상이 되면 GMT라는 화폐도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보자인 우리는 아닙니다). 솔라나를 얼마나 갖고 있어야 할지는 내가 살 운동화가 얼마인지에 따라 다릅니다. 배우자가 투자를 막 시작한 4월 말~5월 초 가장 저렴한 운동화는 14SOL 정도였는데요, 당시 1SOL은 원화로 10만 8500원이었네요. 가장 저렴한 운동화가 151만 원 정도인 셈이죠. 그렇다면 여기서 잠깐, 배우자는 왜 200만 원이 넘는 비싼 운동화를 샀을까요? 여기서 살펴야 할 것이 운동화의 종류입니다.
운동화 종류는 워커-조거-러너-트레이너로 나뉩니다. 말 그대로 워커는 1~6Km/h 정도로 걷는 운동, 조거는 4~10Km/h의 속도로 빠르게 걷는 조깅입니다. 러너는 8~20Km/h로 달리는 운동이고요, 트레이너는 이 모든 운동을 아우릅니다. 많은 이용자들은 조거와 러너를 이용할 때 채굴이 더 잘 된다고 말하는데요, 뛰는 게 버거운 사람들이 무턱대고 조거, 러너를 선택하면 투자 원금(운동화 매수가)을 회수하기도 전에 운동을 포기하게 됩니다. 운동화 성능에 따라 걷거나 뛰는 속도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죠. 워커 정도가 가능한 이용자가 더 많은 코인을 채굴하기 위해 러너 운동화를 사면, 러너 만큼 뛰지 못해 투자 진행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고수들은 처음에는 워커를 권합니다. 반면 트레이너는 만능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운동해도 상관없어요. 당연히 그만큼 비쌉니다. 배우자는 20SOL 정도를 지불하고 트레이너를 구입했기 때문에 투자 원금이 200만 원이 조금 넘었습니다.
가입을 했으면 운동을 해야죠. 배우자는 처음 이틀 여 간 매일 40분씩 운동을 하고 들어왔는데요, 7만원 정도를 벌었다고 하네요. 너무 조금입니다. 이런 속도라면 한 달 정도를 달리기 해야 비로소 운동화 가격 만큼 돈을 벌 수 있는데요, 수익을 내려면 그 이상 달려야 하고요. 하루에 아침, 저녁으로 두 시간 씩은 뛰어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럴 수 없다고 하네요. 하루에 채굴할 수 있는 시간이 고작 10분 뿐이거든요. 왜 10분 뿐이지? 이미 200만 원 이상의 돈이 투입된 사실을 알고 있는 만큼 기자는 애가 탑니다. 또 운동을 하고 나면 이 NFT 운동화가 마모되어 수리를 해야 한다네요. 수리를 위해 채굴한 코인을 써야 하고요. 돈이 있는데 하고 싶은 만큼 투자할 수 없는 것도 답답한데, 투자한 돈을 또 재투자 해야 한다니. 이 투자를 지속해도 될지 의구심이 듭니다. 게다가 암호화폐가 어마어마하게 폭락하고 있잖아요? 과연 배우자의 운동화는 어떻게 됐을까요? 헐값이 되어 너덜너덜 해지지 않았을까요? 다음 주 2화에서 자세히 들려드리겠습니다. (2화를 조금 더 빨리 읽고 싶으신 분은 아래 코주부 레터를 구독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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