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노란 피' KB 김정호 "팀 우승 위해 개인목표 다 지웠다"

권수연 2022. 5. 1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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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 김정호가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KOVO 제공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많이 아쉽죠, 그냥 제 성적은 다 아쉬웠어요"

최근 본지 기자와 통화를 가진 KB손해보험 주전 레프트 김정호(25)가 경사와 더불어 한 시즌을 돌아보았다. 

레프트 김정호는 지난 2018-19시즌 KB손해보험에 입단해 첫 경기부터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이후로도 꾸준히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팀의 성적을 끌어올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올해 첫 FA자격을 얻은 김정호는 3억 5천만원(연봉 3억, 옵션 5천만원)에 다시 한번 KB손해보험과 손을 잡았다. 당시 김정호는 "내 몸에는 노란 피가 흐른다"며 위트있는 표현으로 4년간 몸 담았던 KB손해보험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 그였지만 팀 최고 성적을 올린 지난 시즌에는 유달리 아쉬움을 오래도록 표했다. 팀에 대한 아쉬움이 아닌, 본인의 기대를 스스로 충족하지 못한 아쉬움이었다. 

'결혼 준비는 잘 되고 있느냐'는 물음에 답하는 김정호의 목소리는 아직도 학생 티를 벗지 못했다. 그는 "준비는 잘 마쳤고 현재는 식을 기다리고 있다, 사실 알 사람들은 다 알아서 크게 연락에 시달리진 않았는데 소식을 몰랐던 다른 구단 선수들이 기사를 보고 축하인사를 많이 건네왔다"고 머쓱하게 답했다.

"부담도 없고 아직 크게 실감은 안난다, 형들은 결혼하면 책임감이 생긴다고 하는데 식장에 들어가기 전까진 잘 모르겠고 그냥 설레기만 한다"는 대답은 웃음을 자아냈다. 오는 7월 화촉을 밝히고 새신랑이 되지만 아직은 애띠고 얼떨떨한 목소리였다.

예비신부와 KB손해보험 레프트 김정호(오른쪽)가 오는 7월 결혼한다, 김정호 선수 본인 제공

비시즌이지만 현재 그는 정규 시즌만큼 바쁘다. 졸업을 위해 학교 수업을 듣느라 여념없고, 시즌이 끝나고 1달 가량은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과 만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팀 훈련 복귀는 오는 29일부터다. 그 전에 구단에서도 훈련 프로그램을 나눠줘서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몸을 따로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고 전했다. 아울러 "컨디션은 정말 좋은데, 시즌 중 발목을 다쳤던 것도 이젠 괜찮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해 12월, 김정호는 한국전력전 3라운드 1세트에서 센터라인을 넘어온 상대편 선수의 발을 밟고 발목이 돌아가는 큰 부상을 입었다. 검사 결과 오른쪽 발목 인대 손상으로 거의 전치 2달 가량의 진단을 받으며 전력 이탈을 피할 수 없었다. 발목에 가세해 무릎통증까지 더해져 장기간 경기 출전이 어려운 위기상황을 맞았다. 

구단과 예비신부가 그의 회복에 집중하며 예상보다 빠른 복귀가 가능했지만 당시 부상당했던 충격이 생각보다 길게 남은듯 했다. 

2021-22시즌은 팀 사상 최고 성적을 기록한 한 해일지는 몰라도 김정호에게는 개인적으로 허탈하고 아쉬운 한 해였다. 그는 지난 시즌에 대해 "정말 내 개인적인 성적으로는 만족스러울게 없었던 한 해였다"고 씁쓸한 평을 내렸다. 

김정호는 "특히 챔프전 3차전에서 대한항공이 우승하고 막 서로 축하하는데 우리 팀은 뒤에 서서 그 장면을 허무하게 쳐다보기만 했다. 정말 그때 너무 속상하고 잊혀지지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천적이었던 한국전력을 꺾었던 지난 4월 3일 플레이오프(PO)전만큼은 잊을 수 없다. 유달리 한국전력만 만나면 맥을 못췄던 KB손해보험이었다. 그러나 PO에서는 달랐다. 이 날은 김정호의 날이었다. 서브 득점 6개를 포함, 총 15득점에 44%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베스트플레이어로 선정되었다.

2021-22시즌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승리하고 환호하는 KB손해보험, KOVO 제공

챔프전 2차전에서 기적적으로 대한항공을 넘어뜨리고 3차전 진출을 결정짓던 순간도 그의 뇌리에 노랗게 남았다. 이겼다는 기쁨은 두 번째였다.

김정호는 "챔프전 2차전에서 대한항공을 꺾었는데, 이긴것도 물론 기쁘지만 우리 홈 구장에 팬들이 노랗게 꽉 들어찬 장면을 정말 잊을 수가 없었다"며 "이번 시즌에도 홈 구장에 팬분들이 많이 찾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런 그에게 다음 시즌 목표를 간략하게 물었다. 물론 창단 첫 우승을 눈 앞에서 놓친만큼 우승에 대한 열망이 한층 더 간절할 것이다. '혹시 팀 우승 외에도 개인적인 목표가 있느냐'는 물음을 던졌다. 그랬더니 한 마디로 '있었는데요, 없습니다'가 돌아왔다. 

그는 "사실 지난 시즌 시작하기 전까진 트리플크라운 등 개인적 목표를 세웠었다, 근데 이번 시즌엔 그런걸 다 지웠다"며 "챔프전 3차전에서 허탈하게 진게 너무 기억에 남아서 그렇다, 일단 팀 우승을 꼭 이룬다음에 개인 목표를 다시 한번 세워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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