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다방] 전교 꼴지도 영재로 만들었던 참된 스승 실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작은 가능성이 만든 감동 실화
입시와 취업, 경쟁에 지쳤다면?
5월15일 스승의 날 추천작
가르쳐 올바르게 이끄는 사람, 스승. 우리는 인생에서 꽤 많은 기회로 사제 관계를 맺는다. 스승은 우리에게 학문을, 사회를, 인간관계를 가르치고 나아가 인생의 길을 열어주기도 하지만 이것이 모든 이에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어떤 스승을 만나느냐, 그리고 어떤 궁합을 이루느냐에 따라 참된 스승, 혹은 다시 마주치고 싶지 않은 어른으로 기억되기도 한다.
영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감독 도이 노부히로) 속 주인공 사야카(아리무라 카스미)는 세상 모든 어른이 싫다 말한다. 자신을 구제불능이라 부르는 학교 선생님, 남동생만 챙기는 아버지까지. 사야카에게 어른이란 이해할 수 없는 존재에 불과하다. 그런 사야카가 고등학교 2학년이 됐을 무렵, '닮고 싶은 어른' 츠보타(이토 아츠시) 선생님이 찾아온다.
해당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친구들과 놀기만 좋아하는 불량 소녀가 포기를 모르는 학원 선생을 만나 일본의 명문대, 게이오 대학교에 입학하기까지 과정을 그린다. 사야카는 동서남북 방향 조차 모를 정도로 기본 상식이 한참 부족한 학생이다. 노래방에 가고, 화장을 하고, 옷을 줄여 입으며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그의 유일한 낙이다. 그런 그를 믿어주는 건 어머니와 여동생 뿐. 아빠는 남동생을 프로 야구 선수로 키우기에 여념이 없다.
고등학교 2학년, 사야카의 운명을 바꿔 줄 사건이 발생한다. 수업 시간 선생님께 파우치 속 들어있던 담배를 들키게 된 것. 학교 측은 사야카를 퇴학시키겠다 하지만 그의 엄마는 "사야카는 정말 좋은 아이입니다"라는 말을 되풀이 하며 용서를 구한다. 결국 사야카는 무기한 정학처분을 받게 된다. "내가 그렇지 뭐." 자신의 인생에 제한을 두는 사야카를 본 어머니는 그를 학원에 보내기로 결심한다. 불량 소녀 사야카는 심상치 않은 샛노란 금발로 학원 선생님 츠보타와 첫 대면한다.
츠보타는 그야말로 '참된' 선생, 진실되고 올바른 인물이다. 아주 간단한 테스트에도 0점을 받은 사야카에게서 가능성을 찾고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가능성을 믿는 것, 그것이 츠보타 선생의 신조이자 원동력이다. 그는 학생 개개인의 개성에 맞춰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들을 교육한다. 게임을 좋아하는 학생을 위해 게임 캐릭터를 공부하고 눈높이에 맞춰 아이를 설득한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학생을 위해서는 아이돌을, 만화를 좋아하는 학생을 위해서는 만화를 공부하며 일대일 맞춤 교육에 나선다. 사야카는 이를 '츠보타 선생님의 마법'이라 부른다. 어른들에 외면 받는 학생들도 츠보타 선생과 함께라면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영재'가 된다. 학교 선생님과 사야카의 아버지는 사야카가 게이오 대학에 합격할 수 없다고 자신한다. 구제불능 불량 소녀가 절대 해낼 리 없다는 것. 이에 맞선 츠보타 선생은 확신에 찬 눈빛으로 말한다. "전 안 되는 학생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있다면 오직 무능한 선생만 있을 뿐입니다.”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가 뻔하지 않은 이유는 현실적인 배경에 있다. 여느 부녀관계가 그렇듯 사야카와 아버지 역시 처음부터 어긋나진 않았다. 사야카가 아버지 등에 업혀 길을 걸을 정도로 두 사람은 허물 없는 사이였다. 시간 지나고, 사춘기에 접어든 사야카가 거칠어지기 시작하자 아버지와의 관계 역시 자연스레 멀어져 갔다. 이런 광경은 영화 밖, 현실에서도 비일비재하다. 해당 영화는 이 것에서 힘을 얻는다. 현실적인 배경과 장애물의 높이를 통해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찬 신파극을 비켜간다. 자칫 유치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적당한 감동으로 풀어내 거부감을 없앤다.
츠보타가 학원 선생으로 등장하는 것 역시 영화의 현실성에 기여한다. 고등학교 2학년부터 공부를 시작한 전교 꼴찌 사야카는 당연하게도 게이오 대학에 합격할 확률이 매우 희박했다. 이에 그는 주3회 듣던 학원 수업을 주6회로 늘려야 했고 그러기 위해 돈이 필요했다. 츠보타는 분명 좋은 선생이지만 돈을 받아야 하는 학원 선생이라는 점에서 영화의 현실감을 높인다. 학교 교사와 학원 선생의 판이한 메커니즘이 사야카가 부딪히는 현실을 더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현실이 언제나 사야카를 가로막는 것은 아니다. 사야카의 엄마는 그의 열정과 성취를 지원하기 위해 보험을 해지하고 저녁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원비를 지원한다. 이는 곧 사야카의 자극제가 된다. 그는 돈의 무게를 알게되면서 더욱 공부에 매진, 강한 책임감을 느낀다.
죽을 힘을 다해 공부한 사야카는 가장 자신 없던 종합정책학부 전형에 합격하면서 게이오 대학교에 입학한다. 그야말로 꿈 같은 기적을 일으킨 것! 츠보타 선생은 말한다. 계란을 세울 수 있다 믿으면 둥근 계란도 바닥에 우뚝 설 수 있다고. 가능성을 믿고 또 믿어주는 것이 얼마나 큰 기적을 만들 수 있는지 츠보타 선생과 사야카의 이야기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시식평-작은 가능성을 믿는 큰 자신감, 기적을 만드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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