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엉망" CGV, 관객·직원 불만 폭주에 '알바' 채용 2배 이상 늘려

양범수 기자 2022. 5. 1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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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지기 채용 공고 거리두기 해제 후 하루 평균 11.92건
극장 내 팝콘 취식 가능해진 후엔 13.94건
단시간 근로자 수, 2019년 말 5645명→지난해 말 2466명
티켓 값도 올렸는데.. 관객·직원 불만 폭주

영화관을 운영하는 CJ CGV 전국 각 지점들이 지난달 18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조치 이후 대대적인 직원 채용에 나섰다.

CGV의 단시간 근로자인 ‘미소지기’ 채용 공고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7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영화관 내 취식 금지가 해제된 지난달 25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관객이 팝콘 등을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조선비즈가 CGV 홈페이지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거리두기 조치 해제일 이후 접수를 시작한 공고 수는 모두 298건으로 하루 평균 11.92건의 공고가 올라왔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하루 평균 채용 공고 건수(3.16건)와 비교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극장 내부에서 팝콘 등을 먹을 수 있게 된 지난달 25일을 기준으로 따져보면 251건으로, 일평균 13.94건씩 구인 글이 올라왔다. 지난해 올라온 미소지기 채용 공고 가운데 접수 시작일이 4월 25일부터 5월 13일에 포함된 공고 건수는 68건으로, 하루 평균 3.77건에 그쳤다.

이러한 대대적인 채용 배경에는 CGV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직원 수를 줄인 데 있다.

당시 CGV는 극장을 찾는 관람객이 줄고 개인 위생의 중요성이 커지자 티켓 발권을 ‘키오스크(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단말기)’로 대체하고 직원 수를 줄였다. 하지만 최근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 등으로 극장에 고객들이 몰리자 다시 채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CGV 미소지기는 계약 형태에 따라 단기계약직(기간제 근로자 중 단시간 근로자)과 무기계약직(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중 단시간 근로자)으로 나뉘는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GV의 단시간 근로자 수는 지난 2019년 이후 크게 감소했다.

지난 2019년 12월 31일 기준으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와 기간제 근로자를 합쳐 5645명을 기록한 CGV의 단시간 근로자 수는 이듬해 3월 31일 기준 3571명으로 급감했다.

이후 ▲2020년 12월 31일 1621명 ▲2021년 3월 31일 1199명 ▲2021년 12월 31일 2466명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과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지난 2019년 말의 단시간 근로자 수를 비교하면 두 배가량 차이가 났다.

그래픽=이은현

CGV가 대대적 채용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충원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실적이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데다 다른 변이가 올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고용을 회복하는 데 꽤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CGV의 2019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9423억원, 1220억원이었으나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매출액은 5834억으로 줄고 388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7363억원에 영업손실은 2414억원이다.

더욱이 CGV는 중국을 포함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터키, 미국 등에서 계열사 현지 법인을 통해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 3분기부터 영업이 재개돼 흑자 전환·영업적자 폭 축소 등이 이어졌음에도 최근 미국 법인에 대한 채무 보증이 연장되는 등 해외 법인으로의 자금 지원이 계속 되고 있다.

CGV는 코로나19 발생 후 경영난을 이유로 세 차례 티켓 가격을 인상했지만 최근 들어선 영화 관람객이 코로나19 확산 전 수준을 회복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5일 전국 영화관에는 130만9143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32만6744명)의 4배 수준이고, 2년 전(11만4696명)과 비교하면 12배에 달했다. 2019년(121만1291명)보다 많은 수치다.

하지만 고객들 사이에선 티켓 값을 올렸음에도 서비스가 엉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온다. 어린이날 직후였던 지난 6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CGV 직원이라 밝힌 A씨의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늘었지만 인력이 충원되지 않아 과로에 시달린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해당 글에서 “영화관에 기본 인력이 없다. 사회가 정상화됐으면 인력도 정상화해 주는 게 상식 아니냐”라며 “코로나 전엔 지점당 직원이 6~7명 있었고 미소지기들도 최소 20~50명씩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직원 3명이 3교대 근무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어떨 때는 직원이 딱 1명 존재한다. 불이 나도 안내할 직원이 없다”고도 했다.

CGV 관계자는 “거리두기 해제 당시에는 대학생들의 중간고사 기간이 겹치기도 한 데다 영화관 외 다른 업종들에서도 아르바이트생을 많이 뽑으면서 일손 부족을 겪은 것으로 안다”며 “지점별로 상황에 맞춰 계속적으로 인원을 충원하고 있어 지난 어린이날과 같은 고객 불편이 생기지 않게 하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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