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기침체 예고하는 4가지 조짐

송경재 입력 2022. 5. 15. 04:32 수정 2022. 5. 15.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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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남성 2명이 14일(현지시간)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폐허가 된 집을 둘러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부요인까지 겹쳐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강력한 회복에서 서서히 후퇴하고 있다. 여전히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치솟고, 고용도 탄탄하지만 곳곳에서 경제가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

CNN비즈니스는 14일(이하 현지시간) 미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지지는 않았지만 위험을 경고하는 조짐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경기침체로 갈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경제가 이전의 강력한 성장세를 뒤로하고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 전조는 4가지다.

연준 금리인상
미 경제가 거침없는 성장을 끝내고 하강할 것이라는 우려를 부르는 첫번째 신호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이다.

40년만에 최고 수준을 지속하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은 3월 0.25%p에 이어 지난 4일 0.5%p 금리를 올렸고, 6월과 7월에도 각각 0.5%p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이른바 '빅스텝'이다.

그러나 연준은 이렇게 해도 물가 상승세가 잡히지 않으면 올 후반 0.75%p 금리인상이라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인위적으로 경제 성장 속도를 늦춰 물가를 잡는 정책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어렵기는 해도 경기침체를 유발하지 않고 성장을 일부 낮추고, 물가는 잡는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월스트리트 투자은행들은 대부분 경기침체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비관하고 있다.

굿바이 티나(TINA)
2020년 3월 팬데믹 충격으로 붕괴됐다가 주식시장이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주식시장에는 주가 상승을 강력하게 떠받치는 말이 유행했다. 티나였다. 주식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There Is No Alternative)는 영어문장의 앞 글자를 딴 말이다.

실적이 신통치 않아도, 주가가 지나치게 많이 오른 것으로 보여도 주식 외에 다른 대체 투자수단은 없다는 말이 투자자들을 사로잡아 주가는 폭등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올들어 인플레이션과 국채 수익률상승, 연준의 금리인상 속에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지금은 "무조건, 모두 판다"가 대세가 됐다.

투자자들은 이제 아무리 실적이 탄탄하고, 전망이 좋아도 일단 팔고 본다. 주가가 오르면 매도세가 뒤따른다.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애플도 결국 12일 약세장에 진입했다.

올들어 주식시장에서 사라진 시가총액만 7조달러가 넘는다.

주식시장 약세는 전형적인 경기둔화 전조다.

채권도 동반 추락
투자자들이 금융시장에서 선택 가능한 옵션은 대개 2가지다. 위험자산 주식, 아니면 안전자산 채권이다.

주식시장 약세는 대개 채권시장 강세로 이어진다. 이번에는 안 그렇다.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수익률이 뛰고 있다. 채권 역시 매도세라는 뜻이다.

이때문에 기준물인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달 들어 수시로 심리적 저항선인 3% 선을 뚫었다. 2018년 이후 4년만에 처음이다.

미 국채는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수익률이 오르고 있다. 여기에 연준이 약 9조달러에 이르는 보유 채권을 매각하기로 하면서 공급 확대에 따른 가격 하락까지 겹쳤다.

경기침체 전조로 간주되는 장단기 금리역전도 일어나고 있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히 반응하는 2년물 국채 수익률이 뛰면서 장기 금리 기준물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을 웃돌았다. 1955년 이후 경기침체 전에는 매번 이같은 장단기 금리역전이 있었다.

어수선한 세계
글로벌 환경도 도움이 안되고 있다.

가뜩이나 팬데믹 이후 공급망 차질로 전세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러시아가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공급망 차질이 심화됐다.

에너지부터 곡물, 비료 원료 등에 이르기까지 온갖 상품 공급이 급격히 위축돼 인플레이션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휘발유 값은 14일 갤런(약 3.78ℓ) 당 4.45 달러로 사상최고치를 찍었다.

식량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인도는 밀 수출을 금지했고, 인도네시아는 팜유 수출을 중단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19(칭링) 정책에 따른 봉쇄도 공급망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등 최소 중국 32개 도시가 봉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문에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 쌍발엔진 역할을 하는 중국 경제도 둔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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