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된 천재' 각성시킨 김도균 리더십..축구계를 넘어선 참스승

노만영 2022. 5. 1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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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질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줬고, 부진할 땐 따끔한 고언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승격팀 돌풍을 일으킨 수원FC는 올 시즌을 앞두고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승우를 영입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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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우가 좋았을 때처럼만' 회전목마 같던 축구인생
이승우에 대한 질타에도 믿음 심어준 김도균 감독
'출퇴근 메이트' 자처한 리더십으로 수원FC 이끌어
수원FC 이승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MHN스포츠 노만영 기자) 터질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줬고, 부진할 땐 따끔한 고언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승격팀 돌풍을 일으킨 수원FC는 올 시즌을 앞두고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승우를 영입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FC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인 이승우는 청소년대표팀에서 천재적인 재능을 보여주며 한국 축구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지만 2017~2019년 헬라스 베로나(이탈리아), 2019~2021년 신트트라위던(벨기에), 2020~2021시즌 후반기 포르티모넨스(포르투갈)를 전전하며 프로무대에선 별다른 임팩트를 보이지 못했다.

오랜 벤치 신세로 실전 감각까지 떨어진 그를 향해 언론은 우려를 표했고, 심지어 수원FC팬들도 연봉이 과평가됐다며 항의를 벌였다.

그럴 때마다 직접 나서서 그를 감쌌던 건 바로 수원FC 김도균 감독이다. 김 감독은 이승우가 입단하기 전부터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선수"라며 믿음을 심어줬다. 

수원FC 이승우 선수와 김도균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승우와 기자 간 기싸움으로 화제가 됐던 인터뷰 현장에서도 그의 자존심을 지켜준 건 김도균 감독이었다. 

당시 한 기자가 이승우의 K리그 복귀에 대한 팬들의 싸늘한 시선을 전했고, 이에 이승우가 "(그 말은) 기자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라며 발끈하는 태도를 보였다. 선수로서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상황에서 김도균 감독은 이승우의 장점을 하나하나 언급하며 그를 치켜 세웠다.

이처럼 김도균 감독이 보여준 믿음은 이승우가 K리그에 연착륙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그러나 칭찬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아직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한 이승우에게 질책도 아끼지 않으며 그의 분발을 요구했다.

특유의 세레머니를 구사 중인 이승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 감독은 지난 3월 1일 울산전에서 이승우를 포함 후반 교체 투입된 선수들에 대한 아쉬움을 표출했다. '덕장'으로 정평이 난 김도균 감독이기에 선수를 지적하는 인터뷰는 다소 이례적이다. 

그럼에도 김도균 감독의 고언은 이승우에게 좋은 촉매제가 됐다. 이승우는 지적을 받은 뒤 한달도 되지 않은 3월 20일 대구FC전에서 감각적인 K리그 데뷔골을 신고하며 감독의 믿음에 응답했다. 이후 상승세를 거듭하며 축구천재의 부활을 알렸다. 현재 홈 4경기 연속골을 포함 4골 2도움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이승우가 우려를 뒤엎고 빠르게 폼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김도균 감독의 일상적인 멘탈관리도 한 몫했을 것이다. 

전지훈련지에서 선수들과 공을 차는 김도균 감독의 모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 감독은 평소 출퇴근을 하며 이승우와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고 한다. 감독과 선수라는 틀에서 벗어나 축구선배로서 그의 축구인생에 많은 노하우를 전수해줬을 것이다. 어쩌면 이승우에겐 김도균 감독과 같은 축구선배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만 24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파란만장했던 그의 축구인생. 이것을 편견없이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김 감독이었을 것이다. 

김도균 감독은 최근 이승우의 A대표팀 복귀를 언급하며 그의 앞날에 대한 무한한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이승우의 화려한 부활은 분명 한국축구 전체에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을 것이다. 

유연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3년 연속 수원FC를 이끌고 있는 김도균 감독. 한국 축구계의 박제된 천재로 불렸던 이승우를 각성시킨 그의 리더십은 축구를 넘어 모든 스승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

수원FC 승격 당시 김도균 감독 헹가래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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