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관문 통과한 권영세..'홍콩법인' 의혹 풀렸나
야당, TNPI홍콩(HK) 주식거래 내역 등 요청…끝내 비공개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가 여야 합의로 지난 12일 채택됐다. 대북 정책 ‘이어달리기론’ 등 야당도 인정할 만한 유연한 정책관을 보였다. 다만 신상 관련 의혹의 핵심인 ‘홍콩 법인’에 대해서는 불씨를 남겼다.
지난 12일 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권 후보자 형·동생이 2012년 홍콩에 설립한 법인을 놓고 여러 의혹을 제기했다. <더팩트>의 첫 보도로 알려진 ‘TNPI홍콩(HK)’은 권 후보자를 비롯해 두 딸과 처남도 직접 투자한 곳이다. 권 후보자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설범 대한방직 회장 역시 주요 투자자로 나서 회사 성장의 밑바탕이 됐다.
청문회의 시작 절차인 선서가 끝나자마자 후보자의 자료 제출이 미흡하다는 추궁이 잇따랐다. 유기홍 민주당 의원은 "문제가 된 TNPI홍콩(HK) 주식과 관련, 후보자는 매수 가격 그대로인 1000원에 팔았다고 밝혔으나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거래내역과 증여세 및 상속세 등 납부 여부를 확인할 일체의 자료 제출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뒤이어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TNPI홍콩(HK) 주식 전량 5만 주를 1000원에 사서 그대로 팔았다지만 더 확인해볼 대목이 있다"며 "매매 계약서와 송금 내역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권 후보자가 비상장된 해당 주식을 팔았을 때 시장가격은 3만 원 후반대였다. 두 의원 모두 이를 매입가인 1000원에 매도했다는 신고가 석연치 않다고 본 것이다.
질의에 나선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두 딸까지 동시에 투자한 주식이 불과 3개월 만에 약 40배 올랐다"며 "1년 뒤 이를 1000원에 팔았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형제들은 입장에선 그만큼 싸게 주식을 가져온 것이니 ‘대박’ 아니겠나"라고 물었다. 이어 "양도세나 증여세 등 세금이 발생했을 텐데, 국세청에서는 거래 내역서도 없다더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도 공세를 폈다. TNPI홍콩(HK)이 유치한 커피프랜차이즈 커피빈의 현지 독점 사업권을 실제 이행하고 투자자를 모집하는 데에 권 후보자가 상당한 역할을 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권 후보자의 투자는 단순히 가족을 돕기 위해서라기보다 수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주주명부에 누락된 배경이 의아하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후보자의 주식 매입 시점이 형제 회사가 커피빈 사업권을 인수한 바로 다음 날인 점을 볼 때 호재를 보고 투자한 것"이라며 "그런데 막상 TNPI홍콩(HK) 주주명부에서는 후보자는 물론 두 딸과 처남 모두 이름이 빠져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식을 거래한 게 사실인데 명부에서 빠졌다면 차명으로 보유했다는 게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말했다.
특히 "TNPI홍콩(HK)이 커피빈 사업권을 따내긴 했으나, 일정 규모 이상의 자본 여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며 "공교롭게도 권 후보자가 투자한 직후 TNPI홍콩(HK)은 대한방직을 주주로 참여시키고 하나금융투자도 400만 달러를 투입해 증자를 돕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후보자가 먼저 투자에 나서 이들을 끌어온 셈 아닌가"라고 의심했다.
권 후보자도 해명에 나섰다. 그는 "2013년 6월 주중대사로 발령받으면서 이해충돌을 피하려고 시세차익을 포기한 채 매입가 그대로인 1000원에 주식을 팔았을 뿐"이라며 "투자자 유치와 관련해선 굳이 제가 투자자로 먼저 나설 필요가 없다. TNPI홍콩(HK) 경영진의 형제라는 사실만으로도 설명이 되지 않겠나"라고 반론했다.
‘주주명부 누락’ 등에 대해서는 "최근 이 문제로 관련 사실들을 알아보니 홍콩에서는 명의신탁으로 명부에 등기해도 문제가 되진 않는 모양이더라"라며 "저로서는 투자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전반에 관해 전혀 모르며, 주식을 팔았으면 그걸로 끝일 뿐 그 외 문제는 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계속 요구한 실제 주식거래 내역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 의원 등이 "실제 주식거래 계약서나 내역서 등 증거를 보여주면 모든 의혹을 한 번에 해소할 수 있다"고 설득했으나, 권 후보자는 "벌써 10년 전 일이고 회사 자체가 이미 망해서 없어진 상황"이라고 밝히면서 해당 사안은 결국 풀지 못한 숙제로 남게 됐다.
chesco1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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