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김정은이 떴다?..판박이 남성이 호주 총선 유세장 난입한 이유

정채빈 기자 2022. 5. 1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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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 시각) 호주 빅토리아주 치스홀름의 한 제조공장에서 진행된 총선 유세현장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흉내낸 한 남성이 등장했다./AP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흉내로 화제가 된 중국계 호주인 ‘하워드X’가 호주의 한 선거 유세장에 나타났다.

13일(현지 시각) AP통신, 가디언 등에 따르면 하워드X는 이날 빅토리아주 치스홀름의 한 제조공장에 등장했다. 당시 이곳에선 스콧 모리슨 총리가 오는 21일 치러지는 총선을 앞두고 자유당 소속 그라디스 류 하원의원과 함께 유세를 진행하고 있었다.

/트위터

이곳에서 하워드X는 누구냐고 묻는 취재진에 “김정은이다. 하워드X라는 가명으로도 알려졌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과 비슷한 차림의 그는 뒷짐을 지고 걷는 등 연기를 한다. 그러면서 “집권당 자유·국민당 연합에 대한 투표는 중국 공산당에 대한 투표가 될 것”이라며 “그라디스 류는 호주의 공산당 후보”라고 말했다.

소란이 벌어지자 모리슨 총리의 보좌관이 나서서 하워드X를 제지했다. 모리슨 총리 보좌관인 닉 크리비는 하워드X를 향해 “여기서 나가달라”며 “내가 유세장에서 들은 이야기 중 가장 모욕적인 발언”이라고 했다. 이에 하워드 X는 “최고 지도자에게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라. 나는 그라디스 류를 지지한다. 류 의원은 시진핑을 지지하기 때문에 북한 정권도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정 정당 소속이냐 아님 정치운동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X는 건물을 나선 후 취재진을 향해 손가락 욕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 의원은 “나는 경쟁자들과 그들의 비열한 전술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지역구 주민들에게 의정 활동 성과를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소동은 류 의원의 경쟁자인 드루 파브라우 상원 후보가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파브라우 후보는 트위터를 통해 당시 영상을 공유하며 “이건 우리가 한 것들 중 최고”라며 “우리의 멋진 압박 캠페인”이라고 밝혔다. 파브라우 후보는 홍콩에서 태어난 중국계 호주인인 류 의원이 중국 지도부를 옹호하고 중국 정권과 관련 있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중국계 호주 국적자인 하워드X는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장과 2018년 6월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에도 등장해 김 위원장을 흉내냈다. 그는 2019년 2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베트남 하노이를 찾았다가 베트남 경찰에 의해 추방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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