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차관은 여성 검사 출신이지만.. 여성 고검장은 아직 제로(0)
여성 검사 최초로 서울중앙지검 차장(4차장)을 지냈던 이노공 변호사가 신임 법무부 차관으로 지난 13일 임명되면서, 검찰 내 여성 고검장이 탄생할 지가 관심사다. 2020년 성남지청장을 마지막으로 검사 옷을 벗었던 이 변호사는 74년 법무부 역사상 첫 여성 차관이다. 법무부 차관은 검찰로 따지면 고검장급이다.
다만 법무부 차관은 검찰 내부 승진으로 가기도 하지만, 검찰을 떠났던 이 차관, 판사 출신 변호사였던 강성국 전 차관처럼 외부 인사가 갈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검찰 내부 승진으로 고검장이 된 여성 검사는 아직 없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임명된다면, 조만간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번에 이 차관이 임명되면서 검찰 내부 첫 여성 고검장이 조만간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과거 검찰 조직에서 여성 검사는 귀한 존재였다. 과거 대부분 조직이 남성 중심 문화가 강했지만, 특히 검찰은 밤샘 수사 등 강도 높은 업무를 해야 해 여성 진출이 쉽지 않았다. 한 법조인은 “과거 우리나라는 출산·육아에 대한 배려가 매우 부족했다”며 “여성 검사들이 이를 병행하며 검사 생활을 하기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조직에 1982년 ‘여성 1호 검사’가 최초로 등장했다. 임숙경·조배숙 전 검사(사법연수원 12기) 2명이었다. 상징성이 큰 만큼 대검찰청 홈페이지에 검찰 소개, 사건과 이슈(1980년대) 분야에도 기록돼 있다.
다만 두 사람은 검사 생활을 몇 년 하다가 판사로 전직했다. 임 전 검사는 1987년 판사로 전직해, 광주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변호사 활동 등을 했다.
조 전 검사는 1986년 판사로 갔다가, 16대 국회의원(전국구)을 시작으로 전북 익산을에서 17대, 18대, 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는 민주당, 국민의당, 민생당 등을 거쳤고, 현재는 6·1 지방선거를 앞둔 국민의힘 소속 전북지사 후보이다.
검찰에서 첫 ‘여성 검사장’의 길을 연 것은 조희진 전 서울동부지검장(연수원 19기)이다. 조 전 검사장은 여성 검사들 사이에선 조·임 전 검사보다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2004년 6월 의정부지검 형사4부장으로 임명되며 첫 여성 부장검사 타이틀을 가졌던 그는 2013년 12월 서울고검 차장(검사장급)으로 여성 1호 검사장이 됐다. 다만 조 전 검사장은 첫 여성 고검장이 되진 못하고 2018년 검사 생활을 마쳤다. 그래도 검찰 내부에선 “조 전 검사장이 검찰 내 유리 천장을 깨는 데 큰 역할을 하면서, 후배들의 길을 열어줬다”는 평이 나왔다.
조 전 검사장이 뚫은 길은 후배 검사들이 이어받았다. 이영주 전 춘천지검장(22기)은 역대 2번째 여성 검사장이 됐다. 현직엔 노정연 창원지검장(25기), 고경순 춘천지검장(28기) 등 여성 검사장들도 있다.
조직 내 요직에도 여성 검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박계현 전 차장검사(22기)는 2011년 첫 여성 대검 대변인이었다. 두 번째 여성 대검 대변인인 서인선 현 대변인(31기·차장급)은 여성 1호 검사 중 처음으로 남성만 있던 공안부(현 공공수사부)의 벽을 뚫었다. 박현주 현 법무부 대변인(31기)은 법무부의 첫 여성 검사 출신 대변인이다.
한 법조인은 “법원은 여성 대법관도 나왔는데, 검찰은 아직 여성 고검장이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여성 검사들이 검찰 내부에서 많은 활약을 하는 만큼 조만간 여성 고검장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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