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차관은 여성 검사 출신이지만.. 여성 고검장은 아직 제로(0)

김정환 기자 2022. 5. 1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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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최초 여성 차관으로 이름을 올린 이노공 신임 법무부 차관이 13일 오후 법무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여성 검사 최초로 서울중앙지검 차장(4차장)을 지냈던 이노공 변호사가 신임 법무부 차관으로 지난 13일 임명되면서, 검찰 내 여성 고검장이 탄생할 지가 관심사다. 2020년 성남지청장을 마지막으로 검사 옷을 벗었던 이 변호사는 74년 법무부 역사상 첫 여성 차관이다. 법무부 차관은 검찰로 따지면 고검장급이다.

다만 법무부 차관은 검찰 내부 승진으로 가기도 하지만, 검찰을 떠났던 이 차관, 판사 출신 변호사였던 강성국 전 차관처럼 외부 인사가 갈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검찰 내부 승진으로 고검장이 된 여성 검사는 아직 없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임명된다면, 조만간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번에 이 차관이 임명되면서 검찰 내부 첫 여성 고검장이 조만간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과거 검찰 조직에서 여성 검사는 귀한 존재였다. 과거 대부분 조직이 남성 중심 문화가 강했지만, 특히 검찰은 밤샘 수사 등 강도 높은 업무를 해야 해 여성 진출이 쉽지 않았다. 한 법조인은 “과거 우리나라는 출산·육아에 대한 배려가 매우 부족했다”며 “여성 검사들이 이를 병행하며 검사 생활을 하기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여성 검사 1호 출신 국민의힘 조배숙 전북지사 후보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선대위발대식 및 광역단체장 공천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이런 조직에 1982년 ‘여성 1호 검사’가 최초로 등장했다. 임숙경·조배숙 전 검사(사법연수원 12기) 2명이었다. 상징성이 큰 만큼 대검찰청 홈페이지에 검찰 소개, 사건과 이슈(1980년대) 분야에도 기록돼 있다.

다만 두 사람은 검사 생활을 몇 년 하다가 판사로 전직했다. 임 전 검사는 1987년 판사로 전직해, 광주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변호사 활동 등을 했다.

조 전 검사는 1986년 판사로 갔다가, 16대 국회의원(전국구)을 시작으로 전북 익산을에서 17대, 18대, 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는 민주당, 국민의당, 민생당 등을 거쳤고, 현재는 6·1 지방선거를 앞둔 국민의힘 소속 전북지사 후보이다.

조희진 전 검사장. 사진은 2013년 12월 서울고검 차장(검사장급)으로 인사가 난 직후 본지와 인터뷰했던 모습/조선일보DB

검찰에서 첫 ‘여성 검사장’의 길을 연 것은 조희진 전 서울동부지검장(연수원 19기)이다. 조 전 검사장은 여성 검사들 사이에선 조·임 전 검사보다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2004년 6월 의정부지검 형사4부장으로 임명되며 첫 여성 부장검사 타이틀을 가졌던 그는 2013년 12월 서울고검 차장(검사장급)으로 여성 1호 검사장이 됐다. 다만 조 전 검사장은 첫 여성 고검장이 되진 못하고 2018년 검사 생활을 마쳤다. 그래도 검찰 내부에선 “조 전 검사장이 검찰 내 유리 천장을 깨는 데 큰 역할을 하면서, 후배들의 길을 열어줬다”는 평이 나왔다.

조 전 검사장이 뚫은 길은 후배 검사들이 이어받았다. 이영주 전 춘천지검장(22기)은 역대 2번째 여성 검사장이 됐다. 현직엔 노정연 창원지검장(25기), 고경순 춘천지검장(28기) 등 여성 검사장들도 있다.

조직 내 요직에도 여성 검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박계현 전 차장검사(22기)는 2011년 첫 여성 대검 대변인이었다. 두 번째 여성 대검 대변인인 서인선 현 대변인(31기·차장급)은 여성 1호 검사 중 처음으로 남성만 있던 공안부(현 공공수사부)의 벽을 뚫었다. 박현주 현 법무부 대변인(31기)은 법무부의 첫 여성 검사 출신 대변인이다.

한 법조인은 “법원은 여성 대법관도 나왔는데, 검찰은 아직 여성 고검장이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여성 검사들이 검찰 내부에서 많은 활약을 하는 만큼 조만간 여성 고검장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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