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생각을 어떻게 했지?" 대박 상품 만든 주인공 봤더니 [비즈360]

2022. 5. 1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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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신제품 출시에 'MZ 커미티' 의견 적극 반영
기아 '영 이노베이터'·포스코 '영 보드'로 사업화 추진
신입사원이 상사·경영진 지도하는 '리버스 멘토링'도
LG전자 식물생활가전 ‘LG 틔운 미니’. [LG전자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김지헌·주소현 기자] MZ세대가 기업 전반을 바꾸고 있다. 과거 MZ세대는 나이가 어리고 조직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소통이 어려운 대상으로 인식됐다면 이제는 기업의 신사업을 이끌고, 조직문화 전반을 혁신하는 ‘히든카드’로 떠올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MZ세대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소통창구를 확대하고 있다. 개인 결정권과 취향을 중시하고, 일과 삶의 조화(워라밸)를 추구하는 MZ세대에 맞춰 소통을 중심으로 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회사 성장의 토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MZ세대와 경영진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인 ‘밀레니얼 커미티(Committee)’를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 나온 의견들은 실제 사업 성과로 연결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처럼 세로로 시청이 가능한 TV인 ‘더 세로’를 출시하며 밀레니얼 커미티를 활용했다.

더 세로는 스마트폰으로 콘텐츠를 즐기는 MZ세대를 겨냥해 출시한 제품인 만큼, 밀레니얼 커미티에서 나온 MZ세대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디자인을 수정했다.

삼성전자의 휴대용 스크린 ‘더 프리스타일’. [삼성전자 제공]
LG 스탠바이미를 모델이 침대에 누워서 바라보고 있다. [LG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휴대용 스크린 ‘더 프리스타일’은 MZ세대가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담당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큰 관심을 끌며 글로벌 완판 행진으로 성과도 입증됐다.

LG전자도 MZ세대 구성원으로 이뤄진 협의체 ‘새도우 커미티(Shadow Committee)’를 운영 중이다. MZ세대의 의견을 청취해 이들의 구매 패턴과 생활 습관을 읽는 것이 핵심 목적이다.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무선 이동식 스크린 제품 ‘스탠바이미’는 MZ세대가 상품기획, 디자인, 마케팅 등 전 부문에서 기민하게 의사 결정을 하면서 제품을 구상했다.

지난 3월 사전 판매에 들어간 이후 6일 만에 조기 완판된 식물생활가전 신제품 ‘LG 틔운 미니’도 MZ세대의 작품이다. 이 제품은 1981년생인 신상윤 스프라우트컴퍼니 대표가 생산을 주도했다. 스프라우트컴퍼니는 LG전자 1호 사내독립기업(CIC)로, 2020년 최고전략책임자(CSO) 산하 조직으로 CIC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여러 프로젝트팀이 저마다의 아이디어로 치열하게 경쟁한 끝에 식물 가전인 틔운이 첫 타자로 출시됐다.

현대차그룹은 임직원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점프업 아이디어 공모전’, ‘사내 스타트업’ 등을 통해 MZ세대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고 있다. 기아는 지난달 각 본부의 매니저 20명으로 구성된 ‘영 이노베이터(Young Innovator)’ 1기 활동을 시작하고, MZ세대의 목소리를 사업에 반영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기업문화 혁신을 위해 MZ세대 주도로 ‘클랜’이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주기적으로 워크숍을 통해 세대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 방법에 대한 개선안을 만들어가고 있다.

포스코는 일찌감치 젊은 세대와 소통 창구를 만들어 뒀다. 지난 1999년 직원들과 최고 경영층 간의 직접적인 소통을 위해 ‘영보드(Young Board)’를 신설했고, 작년에는 이를 개편했다.

기존 사무·엔지니어 중심의 영보드에 제철소 현장직 중심의 ‘현장직군 영보드’를 별도로 신설했다. 일터에서 실제로 생각하고 느끼는 점과 아이디어를 경영층에 가감 없이 제안하는 것이 주목표다.

영보드가 제안한 아이디어가 포스코 정책에 실제 반영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정비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도입 ▷남직원 태아검진 휴가 ▷본인 포상 셀프 추천 제도 등이다.

포항에서 열린 포스코 타운홀 미팅과 리버스멘토링 현장 모습. [포스코 제공]

MZ세대가 직접 상사나 고위 경영진을 지도·조언하는 ‘리버스 멘토링’도 늘고 있다. 리버스 멘토링은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는 기존 멘토링의 반대 개념이다. 상명하복의 보수적인 조직문화를 혁신하고, 최신 트렌드를 읽는 새로운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이노텍, LG유플러스 등 LG그룹 내 계열사들은 이 제도를 적극 활용 중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소통방식과 여가문화’, ‘보고 및 회의 문화 개선 활동’, ‘밀레니얼 세대가 꿈꾸는 일하는 방식’, ‘밀레니얼 세대의 사고방식과 가치관’ 등 다양한 주제로 진행된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포스코인터내셔널 등도 리버스 멘토링을 적극 실시하고 있다. MZ세대 저연차 직원과 실장급 임원이 한 팀이 돼, 트렌트 체험 등 MZ세대의 멘토링을 받는 식이다. 멘토링 과정에서 젊은 직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경청할 수 있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jiyun@heraldcorp.com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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