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권도형 "내 발명품, 모두에 고통 줬다"..실패 인정
[경향신문]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인 권도형 씨가 13일(현지시간) 한국산 코인 루나와 테라USD(UST) 폭락 사태와 관련해 사과했다.
권씨는 이날 트위터에서 “지난 며칠간 UST 디페깅(1달러 아래로 가치 추락)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은 테라 커뮤니티 회원과 직원, 친구, 가족과 전화를 했다”며 “내 발명품(루나·UST)이 여러분 모두에게 고통을 줘 비통하다”고 밝혔다.
그는 “탈중앙화 경제에선 탈중앙화 통화가 마땅하다고 생각하지만, 현재 형태의 UST는 그런 돈이 아닐 것이라는 점이 확실하다”고 스테이블 코인 UST의 실패를 인정했다.
권씨는 이어 “나를 비롯해 나와 연계된 어떤 기관도 이번 사건으로 이익을 본 게 없다”며 “나는 (폭락 사태) 위기에 루나와 UST를 팔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금 지켜야 할 것은 테라 블록체인 공간을 가치 있게 만드는 커뮤니티와 개발자들”이라며 “우리 커뮤니티가 앞으로 나아갈 최선의 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시 일어설 방법을 찾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권씨가 루나와 테라의 실패를 인정하고 폭락 사태에 대해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의 현재 소재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 권씨는 테라폼랩스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와 한국을 오가며 일해왔다.
루나와 테라 폭락 사태는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루나의 현재 가격은 0.0001달러로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1달러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 UST 가격은 최근 24시간 동안 80% 넘게 추락한 12센트다.
이날 권씨는 루나와 UST 보유자에게 분배하는 방식으로 테라 블록체인 네트워크 소유권을 재구성해 시스템을 다시 시작하겠다면서 회원들에게 동의 여부를 묻기도 했다. 일부 투자자는 권씨의 제안을 지지했지만, “내 평생의 저축을 모두 날렸다” “쓰레기 같은 아이디어” 등 항의 글도 쇄도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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