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어떻게 할겁니까? 푸틴에 묻고 싶네요 [뉴스 쉽게 보기]

박재영, 임형준 입력 2022. 5. 14. 09:03 수정 2022. 5. 1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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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길어지고 있어요.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곧 석 달이 되지만, 아직 전쟁이 끝날 기미는 보이지 않죠. 우크라이나 국민의 고통은 커지고 전쟁이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확대되는 중이에요.

도대체 이 전쟁이 언제까지 지속되고 어떻게 끝날지 궁금하신 분들이 많을 텐데요. 이번 전쟁의 향방에 대한 유력한 시나리오들을 정리해봤어요. 많은 전문가와 매체가 다양한 예상을 쏟아냈지만, 그중에서 출처가 믿을 만하고 공통으로 언급된 시나리오들만 추려볼게요.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라파예트 광장에서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시위에서 한 시위자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규탄하는 내용의 종이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지금까지의 상황

러시아는 원래 속전속결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마무리하려는 계획이었어요. 우크라이나 북부에 위치한 수도 키이우를 신속하게 점령하려 했죠. 우크라이나 정부와 국민을 혼란에 빠지게 해 영토를 단숨에 장악한다는 전략이에요.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저항은 생각보다 강했어요.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군사 장비를 지원하며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를 돕는 중이죠. 결국 키이우 함락에 실패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지역을 공격하고 있는데요. 동부는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한 지역이고, 남부 지역엔 항구가 위치하기 때문이죠.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지역에선 일진일퇴의 전투가 벌어지는 중이에요.

이건 전쟁이 아니라는 러시아

이런데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이 전쟁이 아니라고 주장해요. 전 세계가 이번 사태를 전쟁이라 부르지만 러시아 정부와 언론만 이를 부인하죠. 러시아는 전쟁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특수 군사 작전'이라며 발뺌하는 중인데요. 공식적으로 전쟁을 선포하면 전쟁이 끝난 후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고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에요.

공식적으로 전쟁을 선포하지 않은 러시아는 군대를 총동원하지도 못했어요. 그래서인지 전쟁 기간은 늘어나고 있고 러시아의 손실은 커져만 가요. 이미 러시아군 1만5000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추정이 나왔고, 경제적인 피해도 막대해요.

시나리오① : 전쟁 확대

이에 따라 러시아가 선전포고 후에 전쟁을 더욱 확대할 거라고 보는 전망이 나왔어요. 공식적으로 전쟁을 선포해 국면 전환을 시도할 거란 분석인데요. 선전포고를 하면 예비군을 동원하거나 대규모로 병력을 징집하는 게 가능하거든요.

미국 언론사 CNN과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인 지난 9일에 맞춰 전면전을 선언할 거라는 시나리오를 보도하기도 했어요. 5월 9일은 1945년 나치 독일을 상대로 승리한 러시아군을 기념하는 날이라 러시아엔 상징성이 커요. 정작 이날 러시아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여전히 전면전의 가능성은 남아 있죠.

또 지난 10일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청문회에서 러시아가 계엄령을 선포할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했어요. 국가정보국은 FBI(연방수사국)와 CIA(중앙정보국)를 포함한 미국의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최고정보기관이에요. 계엄령은 국가 간 관계에서 이뤄지는 선전포고와는 다르지만, 계엄령을 선포하면 전쟁을 치르는 데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기 쉬워져요. 군대의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국민의 재산을 몰수할 수 있고, 동원령을 내려서 군대를 징집하는 것도 가능해요.

▶전쟁 기간 연장

러시아가 선전포고를 하거나 계엄령을 선포하면 장기전으로 돌입할 가능성이 커요. 이미 러시아가 막대한 자원을 썼고, 군사적·경제적으로 위기 상황에 몰렸지만 우크라이나 역시 마찬가지라는 시각이에요.

게다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과 EU도 피해가 만만치 않아요.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과 해바라기유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책임졌던 국가이고, 러시아는 주요 천연가스·석유 생산국 중 하나인데요. 그래서 이 둘의 전쟁은 세계 식량 가격과 에너지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어요. 전쟁이 장기화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과 EU의 지원이 줄어들 수도 있어요.

▶전선 확대

전쟁 기간이 길어질 뿐 아니라 전선이 확대될 가능성 또한 존재해요.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에 집중된 전투가 서부로 확대된다는 거예요. 특히 우크라이나 서부와 국경을 맞댄 국가인 몰도바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와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의 구실로 삼은 건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독립인데요. 친러시아 성향인 사람들이 많은 지역이죠. 러시아는 이 지역의 독립을 지원하겠다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어요.

몰도바에도 비슷한 지역이 있어요. '트란스니스트리아'라는 곳이에요. 이곳 역시 몰도바의 친러시아 세력이 분리독립을 주장해온 지역이죠.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러시아가 이 지역의 독립을 지원하겠다며 몰도바를 침공할 거란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를 장악하고 트란스니스트리아까지 점령하면 우크라이나를 사방에서 포위하게 돼요. 우크라이나 북쪽에 있는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동맹국이거든요.

시나리오② : 러시아의 정신 승리

러시아가 이쯤에서 전쟁을 마무리할 거라는 전망도 있어요. 우크라이나 전체를 장악하려던 당초 계획은 이루지 못하더라도 전투 중인 일부 지역만 확보하고 물러날 거라는 주장인데요.

러시아 정부가 당초 목표로 했던 결과를 얻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시각이에요. 정보가 차단된 러시아 국민들에게 '우리가 이겼다'고 선전하면 된다는 거죠.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는 군사적·경제적 손실이 크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는 오히려 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와요.

푸틴 대통령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지지율은 전쟁이 시작되기 전인 올해 1월에는 69%였지만, 4월에는 82%까지 상승했어요. 이는 독립적인 성격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여론조사 기관 레바다센터에서 조사한 결과예요.

푸틴 대통령은 2024년 재집권을 위한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요. 이미 2000년부터 20년 넘게 러시아에서 절대권력을 휘둘러온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발판 삼아 영구 집권을 노릴 거란 분석이죠. 지지율만 놓고 봐도 그가 이번 전쟁으로 소기의 성과는 거둔 것 아니냐는 주장이에요.

자료=러시아 레바다 센터
시나리오③ : 핵전쟁

다소 과격하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전망인데요. 러시아가 핵전쟁까지 일으킬 거라는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어요. 하지만 앞서 설명한 미국 국가정보국 국장도 경고했을 만큼 아주 허무맹랑한 소리는 아니에요. 푸틴 대통령이 이번 전쟁이 패배로 기울었다고 판단하면 최후의 수단으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거예요. 물론 절대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죠.

▶푸틴의 '미친 사람' 전략

푸틴 대통령은 핵전쟁에 대한 공포심을 활용할지도 몰라요. 푸틴 대통령의 연설비서관 출신인 정치평론가가 내놓은 시나리오인데요. 그는 푸틴 대통령이 이길 방법은 '미친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밖에 없다고 주장했어요. 본심과 다르게 '핵무기 사용'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척할 수 있다는 분석이죠. 이렇게 하면 겁을 먹은 주요국의 국민과 지도자가 우크라이나에 '이제 푸틴이 원하는 거 일부라도 좀 들어줘'라고 요구할 수도 있잖아요.

시나리오④ : 러시아 혁명

러시아가 별 소득 없이 전쟁을 질질 끌 경우 러시아 국민들의 혁명에 의해 푸틴 대통령이 쫓겨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어요. 지금은 지지율이 높지만 러시아의 경제위기가 장기화하면 국민들의 불만이 쌓이겠죠.

티머시 프라이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푸틴 대통령에 대한 현재 러시아 국민의 지지가 전부 진심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주장했어요. 지금까지 러시아 국민들이 그를 지지한 건 최소한의 경제적 풍요를 보장받았기 때문이란 건데요. 이들이 언제든 갑작스럽게 진짜 감정을 드러낼 수 있다는 분석이에요.

러시아 초대 외무부 장관인 안드레이 코지레프는 지난 3월 영국의 유력 일간지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혁명이 아닌 '쿠데타'의 가능성을 언급했어요. 쿠데타는 지배계급 내의 일부 세력이 무력 등의 비합법적인 수단으로 정권을 탈취하는 행위를 의미하는데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서방의 제재, 경제 악화 등으로 러시아 지배계급 내에서 푸틴 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한 쿠데타가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진단이에요.

<뉴미디어팀 디그(dig)>

[박재영 기자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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