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다르크가 축복 받았던.. 佛 건축의 보석 [박윤정의 알로 프랑스]

2022. 5. 1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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⑨ 블루아 성
7명의 왕·10명의 여왕들이 살았던 곳
13~17세기 걸쳐 다양한 스타일 변화
2003년부터 박물관 지정.. 미술관 북적
왕립궁전인 샹보르성도 140년간 작업
중세·고전 이탈리아 양식 혼합 화려
블루아 시내. 프랑스 상트르 지역의 도시로 루아르에셰르주의 주도이며 루아르 강과 접하며 오를레앙과 투르 사이에 위치한다.
어디선가 닭 우는 소리가 들리고 왁자지껄한 동네 사람들 대화가 들리는 중세마을 분위기는 몽롱한 꿈이었나 보다. 투르 아침은 그들이 아직 깨어나지 않은 듯 고요하다. 흐린 하늘을 보니 태양마저 느긋하게 하루를 시작할 모양이다. 여유롭게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갈 채비를 한다. 혹시 모르니 우산을 챙기라는 호텔 직원 당부를 듣고 차에 오른다.
블루아 성(Chateau de Blois)으로 가는 길은 한적한 시골길을 따라 이동한다. 겨울 수확이 끝난 밭은 긴 휴식을 즐기는 듯 한가롭다. 블루아 왕궁은 여러 프랑스 왕들과 그곳에 머물렀던 저명한 사람들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십자군 지도자인 블루아(Blois) 백작, 오를레앙의 시인 샤를(Charles of Orleans), 그리고 잔 다르크가 출전하기 전, 랭스 주교에게 신의 가호를 받은 장소이기도 하다.
블루아 성
성은 도시 중심부 언덕에 자리한다. 시내 상가들이 있는 역사지구 뒷골목 공용 주차장에 차를 세워 두고 돌담길을 따라 오른다. 입구에 대형 트럭이 보인다. 마침, 방송국 촬영팀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드론을 띄우고 카메라와 케이블을 설치하는 등 촬영 준비에 바쁘다. 매표소 직원은 내부 사정으로 인한 불편함으로 양해를 구한다. 티켓과 함께 히스토패드를 건네며 사용법을 아는지 묻는다. 미소로 답하고 히스토패드를 받아 든다. 메인 안뜰로 들어서서 기기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켜고 한글로 전환한다. 안뜰을 둘러싸고 있는 4개의 날개는 13세기부터 17세기까지 프랑스 건축의 진화를 보여 준다고 한다. 7명의 왕과 10명의 여왕, 삶에 따라 건물은 다양한 스타일로 변화했단다. 히스토패드 설명을 들으며 성을 둘러본다. 블루아 성은 1845년부터 역사적 기념물로 분류되었고 2003년부터 프랑스 박물관으로 지정되었다고 하니, 건축물과 성에 설치된 미술관으로 더 많은 방문객이 찾아들고 있다고 한다. 방마다 담고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으며 시간 흐르는 줄 모른 채 공간을 둘러보고 히스토패드를 눌러 보곤 한다. 건너편 건물의 미술관을 마지막으로 둘러본 뒤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하고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블루아 성 안에 있는 회화·조각상들.
샹보르 성(Chateau de Chambord)은 프랑스 왕립 궁전으로,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궁전 중 하나다. 프랑스 르네상스 건축물로 전통적인 프랑스 중세 양식과 고전적인 이탈리아 건축 양식이 혼합되었다. 1519년에 건설을 시작한 샹보르 성은 프랑수아 1세를 위한 사냥 숙소로 세워졌다. 그는 첫 번째 군사작전의 성공으로 왕관을 썼고 루아르 계곡의 달콤함에 반해 가장 호화로운 건물을 1658년에 완공했다.
성은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실루엣만으로도 저 멀리서 샹보르가 반긴다. 성으로 다가가기 위해 조경된 정원과 화단, 작은 집과 도로가 있는 평원을 지나 또 다른 작은 건물, 그리고 주변 숲을 지난다. 굴뚝이 가득한 채광창 예쁜 집들을 지나면 낮은 지붕이 인상적인 집들이 나란히 서 있다. 마치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살 듯한 동화 속 마을이다. 그곳을 가로지르면 드디어 샹보르 성이다. 르네상스 시대 멋진 기사들이 말을 타고 달릴 법한 정원을 지나니 궁전이 눈앞에 버티고 있다.
샹보르 성. 프랑스 왕립 궁전으로,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궁전 중의 하나이다. 프랑스 르네상스 건축물로 전통적인 프랑스 중세 양식과 고전적인 이탈리아 건축물이 혼합되었다.
겨울 궁전은 쓸쓸하다. 보수 공사 중이라 더하다. 철근 아래로 인부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추운 날씨임에도 반바지 차림에 모자를 눌러쓴 사람이 조깅을 하고 있다. 성에 딸린 숙소에서 머무르는 투숙객인 듯싶다. 이렇듯 멋진 숙소에서 머물면서 그 시대의 호화로움을 경험하는 것 또한 또 다른 여행의 매력일 듯싶다.

조깅하는 사람을 뒤로하고 다른 관광객들과 함께 성으로 들어선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로부터 영감을 받았다는 이중 나선형 계단이 눈에 띈다. 계단을 따라 1층부터 오르기도 하고 발코니에 나가 넓은 정원을 바라보다가 샹보르에서 지는 석양을 마주한다.

박윤정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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