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랩] 고가 전략 고수하는 다이슨, 그래도 사랑받는 이유

SBSBiz 2022. 5. 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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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레로 시작한 다이슨,
'가전계의 명품'이 되기까지

브랜드 다이슨을 이해하려면 창업주 제임스 다이슨부터 알아봐야 합니다. 그는 1947년 영국에서 태어나 자랐고, 왕립예술대학교에서 산업 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그러다 졸업 후에는 기술 기업인 로토크에 입사했는데요. 이곳에서 고속 상륙선을 담당하는 수상 사업 부문 관리자로 일했습니다.

직장인으로 살아가던 제임스 다이슨은 조용한 지역의 농장을 구입하게 됩니다. 지친 마음을 치유하려고 한 행동이지만, 워낙 오래된 곳이다 보니 고칠 데가 아주 많았다고 합니다. 그는 농장 수리를 위해 손수레를 사용하며 여러 불편함을 느꼈고, 사용하기 더 편한 도구를 궁리하다가 ‘손수레를 직접 팔아야겠다’라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이후 제임스 다이슨은 직장을 그만두고 동업자와 함께 커크-다이슨이라는 회사를 차립니다. 그리고 정원용 수레인 ‘볼배로’를 개발하는데요. 볼배로는 플라스틱으로 된 공을 바퀴로 삼고 물을 채워 안정감을 더한 제품으로, 편의성과 디자인을 인정받아 이름을 떨치게 됩니다.

하지만 볼배로는 예상보다 일찍 내리막길을 맞이했습니다. 미국에서 볼배로와 비슷한 디자인의 제품들이 출시됐고, 회사 형편도 급격히 나빠졌는데요. 제임스 다이슨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본인을 포함한 임원들의 주식을 팔아 빚을 갚자는 제안을 해봤지만, 이사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제임스 다이슨은 두 번째 터닝 포인트를 맞이합니다. 바로 청소기인데요. 그는 집에서 청소를 하던 중 청소기의 흡입력이 시원찮아졌다는 점을 알게 됩니다. 먼지 봉투에 있는 작은 구멍으로 공기가 빠져나가야 하는데, 청소기를 켜는 동시에 먼지가 구멍을 막아 흡입력이 떨어진 거죠. 그러면서 그는 먼지 봉투가 없으면서도 흡입력이 좋은 청소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도달합니다.

그렇지만 회사 사람들의 반응은 시큰둥했습니다. 심지어 이사회는 제임스 다이슨을 쫓아내기까지 하는데요. 그는 결국 회사를 떠나 홀로 청소기 개발에 돌입했고, 3년 동안 5127개의 시제품을 만든 끝에 하나의 성공을 이뤘습니다.

청소기를 완성한 제임스 다이슨은 여러 기업을 찾아다녔지만 원하는 반응을 이끌어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 영국이 아닌 바다 건너 일본에서 기회를 잡았는데요. 그는 일본의 기업과 기술 관련 라이선스 협약을 맺으면서 1983년 3월 ‘지포스’라는 이름으로 청소기를 출시합니다.

다시 나아갈 동력을 얻은 다이슨은 1993년 자신의 이름을 딴 다이슨이라는 브랜드를 만듭니다. 그리고 영국에도 청소기를 출시하게 되는데요. 다이슨 청소기는 출시 18개월 만에 영국 내 판매 1위 제품이 됐고,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논란에도 승승장구...
다이슨의 원동력은 '일상의 혁명'

다이슨이 시장을 사로잡은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아마 그건 ‘일상의 혁명’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이슨은 먼지 봉투 없는 청소기처럼 세상에 없는 제품을 추구했고, 2009년에는 날개 없는 선풍기 ‘에어 멀티플라이어’를 내놓았습니다. 또 2016년에는 저소음 헤어드라이어를 발표하며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선풍기는 세상에 나온 이후 130년 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날개 달린 모습을 유지해왔고, 드라이어 역시 소리가 시끄러워 머리를 말리면서 노래를 듣거나 대화를 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다이슨은 이를 뒤집는 제품을 선보였고, 그러한 면이 회사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다이슨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투자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 5년간 신기술과 제품 개발에 27억5000만파운드(한화 약 4조330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고, 1만4000명의 신규 채용 중 6000명을 엔지니어와 과학자로 구성했는데요. 이러한 노력이 쭉 이어진다면 우리는 앞으로도 새로운 변화를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이슨에게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키워드는 ‘프리미엄’입니다. 사실 다이슨의 제품들은 타 브랜드에 비해 비싼 편입니다. 청소기는 100만원을 훌쩍 넘고, 헤어 아이롱도 60만원 이상이니까요.

프리미엄 정책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터져 나오자 다이슨은 “제품이 저렴하지 않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최신 기술이 접목된 프리미엄 모델이기 때문에 가격 때문에 고객에게 죄송하지는 않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기술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만큼 가격은 어쩔 수 없다는 뜻이겠죠.

하지만 이러한 프리미엄 정책은 아시아에서 톡톡히 효과를 봤습니다. 2014년 중국 진출 이후 중산층에게 프리미엄 이미지가 제대로 먹혀 어마어마한 판매량을 올렸는데요. 특히 2019년 ‘광군제’에서는 다이슨 청소기가 1시간 만에 1억위안(한화 약 193억원)의 매출을 올리는가 하면 징둥닷컴과 알리바바티몰에서는 각각 15초, 3분 만에 완판되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의 인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2016년 론칭 당시 국내 무선 청소기 시장의 60~70%는 다이슨이 꽉 쥐게 됐는데요. 이후에는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도 프리미엄 청소기를 출시하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이 많아진 상황입니다.

그런데 다이슨이 이러한 프리미엄 이미지를 악용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지난해 출시된 무선 청소기 ‘V15 디텍트’가 한국 판매가는 129만원이지만 미국에서는 699달러99센트(한화 약 86만원)인 것 때문에 논란이 불거졌는데요. 이에 대해 다이슨은 “나라별 지사 유무나 유통구조 등 전반적인 상황이 달라 가격도 다르다”라고 설명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다이슨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4월 말에는 공기 정화 기능이 있는 헤드폰을 출시했고, 2005년부터 열린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라는 국제 공모전도 어김없이 시작됐습니다. 엔지니어링과 디자인에 진심인 전 세계 인재들이 다음에는 어떤 새로움을 선보일지,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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