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역대급' 수익.. 5G 중간요금제가 발목잡나

윤민혁 기자 2022. 5. 1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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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통신 3사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늘어나며 총 1조3000억 원을 돌파했다.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가 1년 사이 60% 가까이 증가하는 동시에 경쟁 감소로 마케팅비는 줄어든 덕이다. 통신 3사는 뛰어난 5G 수익성을 바탕으로 올해 4조5000억 원 이상 영업이익을 올리고 미래 사업 찾기에 나설 계획이지만, 새 정부가 논의 중인 ‘5G 중간요금제’가 도입될 경우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통신 3사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총 1조3202억 원으로 지난해 1조940억 원에서 20.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3조9649억 원으로 2.9% 늘어나는 데 그쳤다. 매출 성장은 지지부진하지만 수익성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KT(030200)SK텔레콤(017670)의 영업이익 증가폭이 컸다. 두 회사 영업이익은 1년 사이 각각 41.1%, 15.5% 늘었다. 반면 LG유플러스(032640)는 영업이익이 5.2% 줄어들었다.

수익성 개선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5G 가입자 덕이다. 통신 3사 5G 가입자는 올 1분기 2286만 명으로, 지난해 1분기 1447만 명에서 58% 늘어났다. 기존 LTE 가입자가 요금이 비싼 5G로 전환하며 수익성이 높아진 것이다. 통신 3사 5G 가입자 비중은 올 2분기 50% 돌파가 유력하다. SK텔레콤은 실적발표 후 이뤄진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1000만을 돌파한 5G 가입자가 연말 1300만을 돌파하고, 비중은 58%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5G 가입자는 늘었지만 마케팅비는 줄었다. 통신 3사 1분기 마케팅 비용은 총 1조9466억 원으로 0.6% 소폭 감소했다. 마케팅에 가장 많은 금액을 집행하는 SK텔레콤은 올 1분기 7450억 원을 썼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줄어든 수치로, 5G 도입 후 분기 기준 최소 금액이다. KT도 별도 기준 판매비가 613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310억 원에서 2.8% 감소했다. 마케팅비가 늘어난 곳은 LG유플러스 뿐이다. 1분기 LG유플러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늘어난 5886억 원을 집행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철수하고 기존 LTE에서 5G로 유입이 순조롭게 이어지며 통신 3사가 경쟁을 자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신 3사는 탄탄한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기존 통신업에서 벗어나기 위한 미래 사업 기반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KT의 별도 기준 디지코·기업간거래(B2B) 매출 비중은 41%로 지난 2019년 1분기 37%포인트에서 4%포인트 늘었다. 디지코 신사업은 물론 B2B 통신업도 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데이터센터·클라우드를 중심축으로 한 엔터프라이즈 사업 매출이 17.4%, 미디어 사업 매출이 10.3% 증가하기도 했다. 이 기간 LG유플러스 기업인프라 매출도 6.7% 늘었다.

증권가는 순조로운 5G 가입자 증가세와 신사업 전개를 바탕으로 올해 통신 3사 총 영업이익이 4조5000~6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변수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5G 중간요금제 도입이다. 현재 통신 3사 5G 요금제는 10GB(기가바이트) 이하 저가와 100GB 이상 고가로 양극화 돼 있다. 5G 중간요금제는 이를 세분화해, 데이터 제공량에 맞는 중간 가격대 요금제를 신설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100GB 이하 데이터를 사용해도 ‘울며 겨자먹기’로 고가 요금제를 쓰던 이용자들이 대거 낮은 가격의 요금제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중간요금제 도입은 3G·LTE 시절에도 순차적으로 이뤄졌던 만큼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통신사들이 이미 충분한 ‘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 3사가 중간 요금제 도입을 예상하고 이미 세부적인 요금안을 마련한 상태”라며 “통신료 인하 등 공격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은 점이 다행이라는 반응”이라고 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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