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파업→최초 무분규..확 달라진 삼성디스플레이 노사관계 비결은
"앞으로도 성숙된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업계 최고의 경재력을 지켜나가겠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노사 관계가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 전자계열사 가운데 처음으로 노조와 무분규 임금협상을 타결하면서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지난해 노사갈등에 파업까지 발생했던터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임직원 복지 향상 차원에서 유급휴가 3일도 신설하기로 했다. 또 배우자 출산 휴가를 기존 10일에서 15일로 늘리고, 직원들을 위한 휴양소 확대 등도 노사 조정안에 담겼다.
이는 노조와 어떤 분쟁도 없이 협의한 결과란 점에서 의미가 깊다. 삼성의 전자계열사 가운데 노조와 무분규 협상을 이뤄낸 첫 사례다. 다른 전자계열사들은 노조가 없거나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노사협의회(회사 대표의 사용자 위원과 직원 대표의 근로자 위원이 참여해 근로조건을 협의하는 기구다)와의 협상을 중심으로 임금인상률을 결정하고 있다. 특히 규모가 가장 큰 삼성전자에서는 회사와 노조간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내 4개 노조가 꾸린 공동교섭단은 이달 초 회사가 노사협의회와 9% 임금인상률에 합의하자 집단 행동에 나선 상태다. 성과에 비해 인상률이 낮고 노사협의회와의 협상은 불법이라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지난해 결론 났어야했던 2021년도 임금협상을 두고도 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그간의 노사 관계가 평탄했던 것은 아니다. 계열사 최초의 파업 사례가 발생했던 곳이 삼성디스플레이다. 오래전 얘기가 아닌 지난해 2021년도 임금협상 때 얘기다.
당시 노조는 기본인상률 6.8% 등을 요구했으나 회사는 기존 노사협의회와 합의한 기준인상률 4.5% 이상으로 임금을 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노조는 사측이 협상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인다며 간부 중심의 파업을 벌였다. 결국 협상은 파업이 2주간 이어진 끝에 노조가 기본인상률 등 요구를 철회하면서 최종합의에 이르렀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사측은 노조와의 협상을 통해서 임복리(임금복리후생)를 발표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최종 제시안이 나왔던 지난 9일 노조에 협상 진행을 요청해 실무교섭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회사는 노조에 '노사협의회와는 어떠한 협상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룹사 최초로 제도변경을 통해 노조만을 위한 안건을 제시하고 합의했다고 한다.
다만 협상이 마냥 원만하게 이뤄졌던 것은 아니다. 본격적인 협상이 뒤늦게 이뤄진 것이나 임금인상률을 두고는 의견교환이 원활하지 못했던 점 등은 아쉬운 부분으로 언급된다. 매년 삼성 계열사들이 '맏형'인 삼성전자의 당해 임금협상 결과를 토대로 인금인상률 등을 결정하는 일종의 관례에 따른 한계다.
통상 삼성의 전자 계열사들은 삼성전자의 당해 임금협상 결과를 가이드라인으로 쓴다. 지난해에도 삼성전자가 7.5% 수준의 임금인상을 결정한 이후에야 전자계열사들이 본격적인 임금협상을 시작, 잇달아 7%대 임금인상을 정했다.
사측과의 입금협상에 참여했던 한 노조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협상을 시작했지만 사측에서는 삼성전자 임금인상률이 결정되기 전까지 회사안을 제시하지 않고 시간을 끌었다"면서 "경쟁사 임금 상승률을 핑계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설명만 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회사안이 제출되지 않자 사측에 '계속해서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으면 투쟁 모드로 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까지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지난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파업까지 벌였으나 결국 제시했던 요구안을 관철시키지 못했다. 여기에 집행부의 독단, 협의회 비용문제로 인한 내부 갈등이 발생하면서 임직원 비판 여론이 높아졌다. 이에 조합원 상당수가 노조를 탈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한 직원은 "(파업·내부 갈등 영향으로)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간부 대다수가 교체됐다"면서 "노조가 요구를 강력하게 주장하거나 회사와 갈등 국면으로 나아가기엔 부담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조는 회사가 제안한 인상률을 수용한 것과 관련해 "삼성전자의 눈치를 보는지 전혀 변화할 의지가 없었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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