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출근안해 영화관 못들어가" 코로나로 인력 반토막..관람객 불편 ↑

송상현 기자 2022. 5.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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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해제되자 관람객 폭발..줄어든 인력 충원 안돼
관람객 불편 늘어..3명3교대 하는곳도, 직원 업무과중 '호소'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첫 연휴이자 석가탄신일인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를 찾은 시민들이 티켓을 구입하고 있다. 2020.5.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경기도 부천시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이른 아침에 한 멀티플렉스 극장을 찾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오전 10시 영화를 예매하고 현장에 도착했는데 영화관 문이 열리지 않은 것이다.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직원이 출근을 안 해서 인근 극장에서 다른 직원이 대타로 오고 있다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결국 A씨는 영화관 앞에서 상영관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평일 오전 시간대에 서울 영등포의 한 극장에 방문한 장모씨(45)는 주차안내를 받고 싶어 카운터로 향했지만, 직원이 아무도 없어 5분 넘게 기다려야 했다. 허겁지겁 달려오던 직원에게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된 거냐?"며 따져 물었지만 "죄송합니다"고 연신 고개를 숙이는 직원을 향해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많은 사람이 극장을 찾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행되는 동안 주요 영화관들이 인력을 대폭 줄여놔 불편을 겪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로 인력 반토막…서비스 질 낮아지고, 무인화 빨라져 관람객 불편·위험

실제 국내 극장업계 1위 CJ CGV의 2021년 말 기준, 기간제 근로자를 포함한 전체 임직원 수는 3558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말(7068명) 대비 반토막이 됐다.

지난 주말 극장을 찾은 직장인 김모씨는 "영화가 시작하기 10분 전에 팝콘과 콜라를 시켰는데 수령하는데 15분 정도 걸려 상영시간을 못 맞출 뻔했다"며 "많은 주문을 처리하기에는 직원들이크게 부족한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영화 티켓 가격이 2000~3000원 올랐는데 서비스 질이 되레 떨어졌다는 점에도 불만이 높다. 동작구 주민 정모씨(38)는 "이제 서비스다운 서비스는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말했다.

영화관 인력이 줄어든 사이 티켓구매에 한정됐던 무인화는 훨씬 더 빨라져 매점 주문과 관람권 확인도 기계를 통해 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영화관에서 매점에 들르지 않고 예약된 모바일티켓으로 곧바로 상영관에 들어간다면 직원과 마주할 일이 아예 없다.

그러나 직원의 도움이 필요한 크고 작은 일들이 있는 만큼 무인화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크다. 장씨는 "아직 무인발권기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은 직원의 힘을 빌려야 하는데 카운터가 텅 비어있으면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라며 하소연했다.

김씨는 "극장에 사람은 점점 가득 차는데 직원들은 보이지 않는다"며 "화재나 위급상황이 생기면 제대로 대응이 가능할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영화관 내 취식을 하루 앞둔 4월24일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직원이 팝콘을 만들고 있다. 2022.4.2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3명이 3교대, 물도 못마셔"…사측 "예상보다 많은 관람객 몰려, 충원 빨리 할 것"

최소한의 인력으로 운영되는 현재 상황을 놓고 상영관 직원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CGV 한 직원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직원들이 12시간씩 서서 밥은커녕 물도 못 마시고, 화장실도 못 가고 일한다"며 "코로나 전엔 사이트(지점)당 직원이 6명, 7명 있었고 미소지기(아르바이트생)들도 최소한 20~50명씩 있었는데 지금은 직원 3명이 3교대 근무하고 있다"고 적었다.

CGV뿐만이 아니라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직원들도 "CGV뿐만이 아니라 3사 모두 정말 죽어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이들은 점장 1명과 직원 2명이 돌아가면서 오전 7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3교대로 근무하는 '1+2' 근무 형태가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한 직원은 "새벽 2시에 퇴근해서 자고 오후 늦게 일어나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다음 날 새벽 7시에 출근하는 게 어떻게 휴무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영화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고객이 70% 넘게 급감하면서 운용 효율화, 손실 최소화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다"면서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일부 충원을 했지만, 예상보다 많은 고객이 찾아와 애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 운영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고, 직원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면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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