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심, 탬베리를 넘은 우상혁, 한국 육상 선수 첫 다이아몬드리그 우승
[경향신문]
한국 남자 높이뛰기의 자존심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세계 최강자들과 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두며 한국 육상선수 최초로 다이아몬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우상혁은 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3을 넘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특히 이날 경기에는 도쿄올림픽 공동 금메달리스트인 무타즈 에사 바심(31·카타르), 장마르코 탬베리(30·이탈리아) 등 세계 최정상급 강자들이 모두 참여했는데, 이들을 모두 꺾고 차지한 우승이라 더욱 뜻깊다. 2위 바심의 기록은 2m30이었다.
이날 우상혁이 기록한 2m33은 자신이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세운 실외 한국기록(2m35)과 올해 작성한 실내 한국기록(2m36)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올해 나온 세계 실외 최고 기록이다. 이로써 우상혁은 올해 실내와 실외 모두 최고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이날 도하에는 남자 장대높이뛰기 경기가 취소될 정도로 바람이 심하게 불어 높이뛰기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도 모두 악전고투했다. 경기도 예정보다 20분이나 늦게 시작됐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우상혁은 2m20을 1차 시기에서 가볍게 성공하며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2m24에서 1~2차 시기를 모두 실패해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특유의 강심장답게 3차 시기에서 넘어선 뒤 크게 포효하며 웃었다. 반면 우상혁과 경쟁하던 탬베리는 2m24를 끝내 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2m27 1차 시기에서도 종아리에 바가 갈려 실패한 우상혁은 2차 시기에서 무난하게 넘은 뒤 중계 카메라를 내려다보며 자신감있는 표정을 지었다. 이어 2m30을 1차 시기에 넘은 우상혁은 2m33마저 1차 시기에 통과했다. 반면 바심은 2m33 1차 시기를 실패한 뒤 곧바로 바를 2m35로 올려 역전을 시도했지만 연거푸 실패했다. 바심이 실패하며 우승을 확정한 우상혁은 2m35에 두 번 도전해 실패한 뒤 2m37로 바를 올려 한국 신기록에 도전했지만 바를 건드리며 실패했다.
하지만 세계적인 선수들만 참가하는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을 모조리 꺾고 우승을 차지한 것만으로도 충분한 성과였다.
다이아몬드리그에 우상혁보다 먼저 출전한 한국 선수로는 2014년 도하 대회 때 남자 100m의 여호수아와 400m의 임찬호가 있다. 하지만 당시 도하 대회는 아시아 선수들의 참가를 독려하기 위해 출전 제한을 다소 낮춘 대회였다. 반면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2m35의 한국 기록을 세우며 한국 육상 트랙&필드 사상 최고인 4위에 오른 우상혁은 올해 3월 열린 2022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세계선수권(2m34)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자신의 실력으로 당당히 다이아몬드리그 출전권을 땄다.
이제 우상혁은 21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리는 다이아몬드리그에 출전해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한다. 이 대회에는 바심과 탬베리가 출전하지 않을 예정이어서 우상혁의 우승 가능성은 높다. 이제 우상혁의 시대가 열렸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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