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수다쟁이 되어야" 오은영, 주시 불안 쌍둥이 맞춤 솔루션(금쪽)[어제TV]

서유나 2022. 5. 14.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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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서유나 기자]

오은영이 주시 불안이 심한 쌍둥이를 위해 부모가 수다쟁이가 되라는 맞춤 솔루션을 제시했다.

5월 13일 방송된 채널A 예능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이하 '금쪽같은 내새끼') 98회에서는 낯을 심하게 가려 고민인 6살 이란성 쌍둥이 자매의 사연이 공개됐다.

이날 쌍둥이 엄마는 쌍둥이들이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진짜 무서워하는 것 같다. 엘리베이터에서 보는 이웃에게도 낯을 가리고 놀이터 가면 친구들과도 못 어울리고. 이제 곧 초등학교를 가야해 걱정"이라고 고민을 말했다.

실제 영상에서 쌍둥이는 익숙한 친구들과 함께인 등원길에서조차 엄마의 손을 꼭 잡고 품에 고개를 푹 박고 있었다. 키즈 카페에서는 "무섭다", "부끄럽다", "못 참겠다"며 엄마와 떨어지기를 거부했고, 집에 손님이 찾아오면 화장실 욕조 안에 들어가 숨었다. 엄마는 여기에 추가로 쌍둥이가 유치원에 친구가 없는 것은 물론, 화장실 가고싶다고 선생님에게 말을 못해 실수한 적도 있다고 밝히며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함을 전했다.

오은영 박사는 일반적 낯가림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아이들에게 어느 정도의 낯가림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나 2년이나 본 선생님을 편안하게 여기지 못한다는 건 다른 각도의 문제점도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

진짜 원인을 찾아 추가로 살펴본 영상에서 쌍둥이는 집에 찾아온 할머니 할아버지를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할머니 할아버지는 맞벌이인 의뢰인 부부를 위해 작년까지 쌍둥이를 봐준 주양육자였다.

여기서 해답을 얻은 오은영 박사는 "영상을 보니 낯가림이라고 표현하는 수많은 상황에서 아이들이 특징이 있다. 낯을 가리는 건 맞는데 숨는다. 그러면 다른 사람의 얼굴, 흔히 말하는 낯을 익힐 수가 없다. 거기에 더해 세상을 관찰할 수가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낯가림이 절대 아니라곤 할 수 없다. 좀 더 큰 범주로 이해해야 하는데 이 현상에서 아이들 특징이 '주시 불안'(응시 불안)이 굉장히 심한 것 같다. 누군가와 눈을 마주치고 응시하는 것에 대한 불안이 높으면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주시 불안이 높은 사람은 누가 날 보면 '날 공격할 것 같다'고 느낀다. 안전하고 중립적 상대와 있는 순간에도 눈만 마주쳐도 공포와 긴장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또 오은영 박사는 쌍둥이가 엄마가 잠시 집을 비워 할머니 할아버지와 남게 되자 할아버지를 꼬집고 할퀴는 것을 보고 "마치 사파리에 있는 동물들 같다. 분명 의도는 놀자고 다가간건데 그 방식이 어떻게 보면 너무 원시적이고 원초적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리곤 쌍둥이에게 '놀아줘'라고 말로 표현하는 걸 가르치는 건 물론, 해선 안 되는 행동을 직접 훈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때 절대 소리지르거나 하면 안된다"는 충고도 뒤따랐다. 이는 쌍둥이들이 소리치는 방식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이었다.

이어진 관찰 영상에서 쌍둥이는 추가적인 문제 행동을 보였다. 첫째는 자신을 씻겨주는 아빠에게 명령조로 "오늘 18번 다시 씻겨줘"라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했고, 둘째는 막무가내로 아빠를 찾고 끝없이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며 투정부렸다. 그럼에도 아빠는 화 한 번 내지 않고 모든 걸 받아줬다.

이에 대해 오은영 박사는 "부모에게 함부로 하는 모습이라기보단 타인을 과도하게 통제하는 모습이다. 인간이 타인을 내지는 상황, 개인을 통제할 때 가장 대표적으로 생각해 볼 원인이 불안을 낮추는 거다. 아까 첫째가 샤워하는 장면을 보면 첫째는 씻는 게 뭔가 불편한 거다. 그럼 이 상황에 자기 방식을 제안해 따르라고, 그러면서 진정하는 거다. 둘째는 먹는 거에 불편해 통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첫째가 무작정 말하는 18번의 비밀도 밝혀졌다. 오은영 박사가 "통제하는 사람은 눈에 확실히 보이는 숫자를 통해 불안이 낮아진다. 이 숫자 중 왜 18인지는 모르겠다"고 하자, 아빠가 자신이 과거 첫째가 애착 인형의 나이를 물어보길래 대충 18살로 둘러댔다고 고백해온 것.

이 18번에 대한 집착은 첫째의 방에 대한 집착으로도 이어졌다. 첫째는 엄마, 아빠가 샤워를 18번 하지 않으면 자신의 방에 청소를 하러도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심할 때 첫째는 자신의 방 앞 화장실도 못 가게 통제했고, 들어간다면 "청소해달라"며 대성통곡했다. 엄마는 "여긴 네 방 아니야"라고 타박했지만 첫째는 "내 방 앞이니까 안돼. 18번 청소해"라고 막무가내로 우겼다. 이 역시 모두 강박에 의한 증상이었다.

오은영 박사는 "생존에 대한 불안은 크면서 대체로 낮아지는 편인데 얘네들은 점점 심해진다. 여기엔 분명 또다른 이유가 있다"면서 "일상생활 영상을 보니 두 분이 지나치게 허용적이시다. 지나치게 허용적이라는 건 스스로 해내는 걸 못배운다. 좌절에 취약하고 작은 위기에도 불안하고 화가 난다"고 밝혔다.

이에 아빠가 자신 역시 힘들어지면 거절하고 '네가 하라'고 하는 편이라 해명했다. 하지만 오은영 박사는 "아이들에게 스스로 치우라고 말하는 건 아이의 어떤 면을 성장시키기 위한 교육이다. 들어줄 수 있는 데까지 들어주다가 지칠 때 '네가 해'라고 하면 아이는 '사랑을 거절하는 거야'라고 여겨 대치상황이 된다. 애가 난리칠 때 화를 내기도 하면 '드디어 날 미워한다'고 여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후 오은영 박사는 두려움과 이별할 금쪽 처방으로 '프롤로그 솔루션'을 내렸다. 아침마다 상황을 잘 알아차릴 수 있도록 육하원칙으로 미리 얘기해주고, 왜 이런 행동을 해야 하는지 이유까지 말해주며 불안을 낮추는 방식이었다. 오은영 박사는 "엄마 아빠가 수다쟁이가 되어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또 주시 불안을 치료하기 위해 가족끼리 얼굴에 스티커를 붙이거나 페이스 페인팅을 하는 식으로 가장 가까운 사이인 부모님 얼굴을 잘 쳐다볼 기회를 만들었다. 그뒤 금쪽이네 가족은 매일매일 눈 맞춤 시간을 가졌다.

자신의 방에 들어오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첫째를 위해선 약속의 선이 그러졌다. 첫째가 가족들이 들어와도 된다고 허용한 약속의 선은 점점 범위가 넓어졌다. 그 사이 쌍둥이들은 더이상 친구를 피하지 않고, 부끄러움 타면서도 먼저 선물을 전달하고 같이 어울려 놀기도 해 뭉클함을 안겼다. 쌍둥이는 자신만의 속도로 점점 벽을 허물어가며 사람 많은 곳에서도 잘 놀기 시작했고, 첫째의 방은 가족들의 놀이방이 됐다. 오은영 박사의 맞춤 솔루션은 이번에도 대성공으로 막을 내렸다. (사진=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 캡처)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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