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에 분주해진 카카오·티맵·타다, 국내외 몸집 불리기 '시동'

박수현 기자 2022. 5.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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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티맵·타다, 안팎 투자·제휴 활발
반려동물 전용·대형 택시 등 차별화 나서
'집 앞에서 해외 이동까지' 韓 여행객 공략도
기사 부족은 과제.. "인센티브 유인 역부족"
카카오모빌리티·티맵모빌리티·타다의 서비스 확대 현황. /그래픽=박수현 기자

모빌리티 업계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을 맞이하면서 본격적인 사업 다각화 작업에 돌입했다. 국내에서는 반려동물 전용 택시, 대형 택시 등을 도입해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해외에서는 현지 업체들과 제휴를 맺어 어디서든 동일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14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4월 4~17일 카카오T 택시의 일 평균 호출 건수(전국 기준)는 약 323만건에 달했다. 이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국면이 이어졌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9% 증가한 수치다. 거리두기 시행 직후인 2020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3% 늘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4월 4일 거리두기 단계 조정 때부터 사실상 엔데믹 기조로 접어들었다는 사회적 심리가 작용하며 이동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엔데믹 도래를 염두에 두고 행동에 나선 건 이용자뿐만이 아니었다. 카카오모빌리티·티맵모밀리티·타다 등 국내 모빌리티 3사는 잇따라 신규 서비스를 쏟아내고, 집 앞→공항→해외 여행지로 이어지는 이동의 모든 단계를 아우르겠다며 ‘슈퍼앱’으로의 확장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부터 반려동물 이동 서비스 ‘카카오T 펫’ 베타 서비스를 출시하고 서울과 인천, 경기도 전 지역에서 운행을 시작했다. 이용자들이 반려동물과 이동시 경험하는 불편을 해소하는 한편 모빌리티 영역 확장을 통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에서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펫 서비스를 통해 원하는 시간만큼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 대절 서비스도 제공한다. 동물병원 방문 등의 목적으로 왕복 운행을 필요로 할 경우를 고려한 서비스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는 19일부터 ‘모빌리티 로밍’ 서비스도 동남아시아 6개국에서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모빌리티 로밍 서비스는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세단·오토바이 등 해외 현지의 다양한 이동수단을 호출하는 서비스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8년 일본에서 최초로 이 서비스를 출시한 후, 이듬해 영국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사인 스플리트와 손잡고 베트남에 진출한 바 있다. 이번에 추가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는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다.

지난해 우버와 합작해 우티를 설립한 티맵모빌리티는 우티와 우버의 앱을 연동했다. 한국인 이용자들은 우티 앱을 통해 해외에서 우버 서비스를, 외국인 이용자들은 우버 앱을 활용해 한국에서 우티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한 것이다. 지난 3월에는 약 2000억원을 투자해 서울리무진과 공항리무진도 인수했다. 공항으로 이동하는 수요까지 잡겠다는 전략에서였다. 서울리무진과 공항리무진은 합쳐서 350여대의 공항버스를 운행한다.

티맵모빌리티는 내비게이션 앱 티맵에 ‘공항버스 좌석 예약’ 서비스도 선보였다. 이를 통해 항공기 이·착륙 일정에 따른 공항버스 출·도착 시간 변경, 우티 택시와 결합한 환승 할인 등을 제공한다. 우티 관계자는 “현재 국내 모빌리티 업계 1위는 카카오모빌리티지만, 우버와 티맵모빌리티가 우티를 출범한 건 그만큼 시장 장악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라며 “계속해서 여러가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는 이 밖에도 공유 킥보드, 렌터카, 항공권 예약, 차량 정비 서비스 등을 지원한다.

타다는 지난달 7~9인승 승합차를 기반으로 하는 ‘타다 넥스트’의 정식 출시를 알리고 연내 1500대까지 공급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에는 총 3000대까지 공급량을 늘리기로 했다. 타다 넥스트는 최소 5년 이상 무사고 경력의 고급택시 면허를 보유한 기사가 운행한다. 반려동물과의 탑승은 물론, 가족 단위 이용자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각종 전자기기 충전 잭 및 차내 와이파이 지원으로 움직이는 업무 공간도 제공한다. 타다는 같은 달 공항 이동 서비스 ‘타다 에어’의 인천공항 이동 예약도 재개했다.

12일 밤 강남역 인근 임시 승차대에서 택시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모빌리티 3사는 먼저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최근 택시 대란의 원인으로 지목된 기사 이탈 현상이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서울 택시 운전자 수는 지난 2월 6만9871명으로 2019년 2월(8만161명) 대비 12.8%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수익이 악화하자 기사들이 시급이 높은 배달·택배업계 등으로 떠난 것이다.

서울시는 심야 시간대 택시를 3000대 추가 공급하고, ‘심야할증’ 시작 시간을 2시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택시업계는 기사들의 복귀를 이끌어내려면 기본요금 인상과 같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현행 3800원에서 7000원까지 대폭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모빌리티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기간 이른 퇴근에 익숙해진 기사들에게 야간 근무를 강요할 순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한다. 한 관계자는 “플랫폼 입장에서는 늦은 시간에 운행하는 기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게 최선이다”라며 “하지만 이 또한 기사들이 ‘안 받고 일 안 하겠다’고 하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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