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현미경] "외국인 최애株"..쾌속질주 '기아', 더 달릴까
1분기 이익 40%↑, 2분기도 훈풍 전망.."역사적 저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1분기 시장 예상을 웃돈 호실적을 낸 기아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종식으로 자동차 수요가 늘고 있고 환율 급등으로 이익 규모가 개선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은 이달 국내 증시를 외면하면서도 기아는 가장 많이 사들였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기아는 10.7% 상승했다. 같은기간 코스피지수가 4% 넘게 하락했지만 상승세를 유지했다.
기아 주가는 지난 3월15일 저점(6만8100원) 대비 26.7% 올랐다. 같은기간 14% 오른 현대차보다 두 배 가까이 상승 폭이 컸다.
◇ 재고관리·SUV 위주·환율 효과 3박자
외국인들은 이달에만 기아를 2362억원치 사들였다. 국내 주식 중 가장 많은 순매수 규모다. 같은기간 1조원 넘게 국내 주식을 내다 판 걸 고려하면 '최선호주'인 셈이다.
기아는 지난 1분기 반도체 공급난에도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1대당 평균 판매가격(ASP)과 영업이익률 개선에 힘입어 지난 1분기 매출 18조3572억원, 영업이익 1조606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각각 10.7%, 49.2% 늘었다.
정 연구원은 "1분기 영업이익률 8.8%는 2011~2012년 차화정 당시의 수익성"이라고 설명했다. 차화정이란 '자동차·화학·정유'의 줄임말로 당시 국내 증시를 주도했던 업종들이다.
동종업계 최저 수준의 재고 관리와 수익성 높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위주의 포트폴리오, 높은 환율 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동종업계 최저 수준의 재고 관리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완성차 업체는 재고 관리가 실적으로 직결되는데 이를 최소화해 비용 부담을 떨쳐냈다는 얘기다. 재고가 쌓인다는 건 판매가 부진하다는 뜻이고 그만큼 생산실적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거의 모든 브랜드의 판매 가능 재고가 70~80일은 하회하는데 기아는 가장 낮은 19일"이라며 "재고 리스토킹(재축적) 국면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비용 부담도 1300원에 육박하는 환율로 상쇄 가능하다는 평가다. 지난 12일 장중 달러·원 환율은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129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기아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총 매출에서 북중미와 유럽 등 해외 비중은 42% 수준이다. 달러 강세(원화약세)가 이어질수록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이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100원 원화 약세 시 연간 1조2000억원의 추가적인 손익 개선이 가능하다는 게 기아 측의 설명이다. 환율 리스크에 노출된 200억달러(한화 25조7000억원) 대부분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얘기다.
기아는 전기차 EV6 출시와 판매 확대 등으로 올해 1분기 60% 수준이던 SUV 비중을 연내 65%까지 높일 계획이다.
◇ 신차수요 늘고 반도체난 해소
장기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코로나19 종식에 따라 그동안 신차 구입을 미뤄왔던 수요가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2020~2021년 2년간 전세계적으로 3300만대의 신차 판매가 줄었다. 연간 차량 수요의 삼분의 일에 수준이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도 점진적으로 해소되는 추세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4~5월에는 차량용 반도체 숏티지 중 일부 품목(ADAS·주행보조시스템)의 공급 개선이 확인되고 하반기에는 파워트레인용 범용 반도체 공급 확대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도 눈높이를 올려잡고 있다. 이달에만 DB금융(12만원)과 케이프투자증권(11만원)이 목표가를 새로 제시했다. 20개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 평균은 11만3750원으로 이날 종가보다 31% 상승 여력이 있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식 변경에 맞춰 신차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ASP는 9%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올해 PER(주가수익비율) 5.7배는 역사적 저점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PER은 주가가 그 회사 1주당 수익의 몇 배가 되는지를 나타낸 지표로 높을수록 낮을수록 주가가 저평가돼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기준 기아의 PER(7.34배)과 올해 이익 개선세를 고려하면 5.7배는 상대적으로 낮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현대차의 PER은 10.42배였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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