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 이후 16년만에 'NBA 눈앞' 이현중, 韓 농구사 새로쓸까[스한 위클리]

이재호 기자 2022. 5.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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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스타출신 성정아 아들..아버지 이윤환은 고교 농구감독
미국 데이비드슨대에서 활약..6월 NBA 드래프트에서 거취 결정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농구 대표팀의 '신성' 이현중(22·데이비드슨대)이 세계 농구 최고 무대인 NBA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오는 6월 열리는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과연 이현중의 이름이 호명될지, 호명된다면 몇순위가 될지 관심을 모을 수 밖에 없다.

지난 2004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46순위로 지명된 후 총 NBA에서는 두시즌, 미국 무대에서는 4년을 뛴 하승진(37·은퇴) 이후 16년간 그 어떤 한국인도 밟지 못한 꿈의 무대에 도전하는 이현중.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서, 박세리가 LPGA에서, 그리고 박지성이 EPL에서 큰 붐을 일으키며 국민적 인기를 끌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현중이 NBA에 진출한다면 침체된 농구 인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농구사의 중대한 도전이다.

하승진(오른쪽) 이후 16년만에 NBA에 도전하는 한국선수 이현중. ⓒ이현중 SNS, AFPBBNews = News1

▶'성정아 딸' 이현중의 공식 도전… 2라운드 언급도

이현중의 이름이 낯설다면 그의 어머니 성정아(57)는 익숙할까. '농구 좋아하는 아재'들은 모두 안다는 그 유명한 성정아다. 만 16세에 국가대표가 돼 1984 LA올림픽에서 한국 구기종목 역사상 첫 메달(은메달)을 따내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올림픽 메달리스트다. 1988 서울 올림픽에서는 리바운드 전체 2위였고 1989 농구대잔치 MVP, 1990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따낸 여자농구의 전설이다.

아버지는 하승진을 NBA에 진출시켰던 삼일상고의 이윤환 감독. 농구를 잘할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 이현중은 '스테판 커리'의 모교인 데이비슨대에서 매해 성장하고 있다.

ⓒ어머니 1988 서울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성정아와 이현중, 아버지 삼일상고 이윤환 감독

이현중의 NCAA(미국대학스포츠협회) 기록

1학년(2019~2020) : 평균 20.9분 8.4득점 3.1리바운드 0.8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37.7%
2학년(2020~2021) : 평균 29.9분 13.5득점 4리바운드 2.5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44.2%
3학년(2021~2022) : 평균 32.1분 15.8득점 6리바운드 1.9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38.1%

엄청난 수준의 NCAA에서 갈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 이현중은 그리 강하지 않은 데이비슨대를 '3월의 광란(NCAA 토너먼트)'까지 진출시켰고 비록 첫 경기만에 떨어졌지만 데뷔전 11득점으로 분전했다. 루키 시즌  '루키 베스트5'에 들었던 이현중은 3학년, 리그 베스트5까지 들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이현중은 지난달 27일 공식 SNS를 통해 NBA 도전을 공식화했다. 지난 11일에는 NBA 도전을 도울 공식 에이전시 선임까지 완료했다. 4학년을 마치고 가면 가치도 떨어지고 조금이라도 어릴 때 NBA 도전하겠다는 생각이다. 미국에서도 201cm의 큰 키를 가진 슈터가 많지 않기에 분명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현중 SNS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하승진 이후의 도전들

이충희, 허재, 서장훈 등 한국을 대표하는 농구 전설들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환경도, 실력도 세계 최고라는 NBA에 도전하긴 쉽지 않았다.

하지만 221cm의 국내 최장신 하승진이 등장하면서 판도가 달라졌다. 꿈의 무대가 마냥 꿈이 아니게 됐다. 결국 하승진이 연세대 1학년을 마치고 NBA 드래프트에 신청했고 2004년 NBA 드래프트에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로부터 전체 46순위, 2라운드 17순위에 호명됐다.

물론 하승진이 NBA에서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했다. '키'가 중요한 농구에서 하승진의 221cm의 키는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보기 드문 사이즈였다. 하지만 압도적인 신장의 유리함에 비해 운동능력과 BQ(바스켓볼 아이큐)가 부족한 아쉬움이 있었다.

하승진의 NBA 기록

2004~2005시즌 : 평균 5.5분 1.4득점 0.9리바운드 0.3블록
2005~2006시즌 : 평균 7.9분 1.6득점 1.8리바운드 0.3블록

하승진의 NBA 입단모습. ⓒ연합뉴스

가비지 타임(승패 확정후 남는시간) 위주로 뛰는 팀의 백업 센터였던 하승진의 NBA 생활은 2년만에 막 내렸고 이후 D-리그(마이너리그 개념)에서 도전을 이어갔지만 여의치 않자 2008년 전주 KCC를 통해 국내로 돌아왔다. 이후 변성윤, 이대성 등이 D-리그에 있었지만 NBA 승격에는 실패했다. 그렇게 16년의 세월이 흘렀고 드디어 이현중이 나타난 것이다.

▶쇼케이스가 눈앞… 보완점은?

당장 중요한 건 '쇼케이스'다. 16일부터 일주일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신인 선수들의 테스트 무대인 드래프트 콤바인 행사가 진행되는데, 여기에 초청받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야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현지 매체에서는 이현중을 드래프트 되는 60명 안에 뽑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다. 어머니 성정아는 한 매체를 통해 "NBA 사무국에서 2라운드에 뽑힐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현중의 데이비슨대 1학년부터 3학년까지의 모습 변화 ⓒ데이비슨대 홈페이지

하승진과 NCAA에서 유의미한 활약을 했던 전태풍은 유튜브를 통해 "이현중의 장점은 201cm 큰키의 슈터라는 점, 빠른 슛 타이밍, 좋은 BQ"라고 언급했다. 반면 보완점에 대해 "운동능력과 피지컬"로 언급했다. 하지만 피지컬의 경우 프로에서 뛰다보면 자연스레 몸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수비력 역시 보완과제로 뽑힌다.

이현중이 1학년 데이비슨대 입학 당시만해도 '저정도로는 NBA에 안된다'는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3학년을 마친 지금, 이제 NBA 드래프트 가능 선수로 분류되고 있다. 2년전 이맘 때쯤 만났던 이현중의 마지막 말이 아직도 귀에 맴돈다.

"많은 분들이 'NBA는 쉽지 않다'고 하시지만 1년 후, 그리고 대학 졸업즈음에 제가 어떤 위치에 있을지는 아무도 몰라요. 전 그저 노력할 뿐이죠. 어머니가 올림픽 은메달을 따셨던 것처럼 저도 NBA도 가고 한국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올림픽 무대를 밟아보는 꿈을 꾸고 있어요. 노력하다보면 꿈이 일상이 될거라 믿어요." <2020년 5월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이현중 SNS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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