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성별 나이와 비교해 키가 3% 미만이면 저신장

조민규 기자 2022. 5. 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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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격계 이상 등 나타나면 터너·프라더-윌리·누난 증후군 등 희귀질환 의심

(지디넷코리아=조민규 기자)우리 아이들의 키(신장) 문제는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다. 특히 또래보다 작고 왜소한 경우라면 걱정이 큰데 불과 몇 ㎝ 차이로 희비가 엇갈리기도 한다.

더 큰 문제는 저신장이 단순한 성장 문제가 아니라 희귀질환의 하나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김신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희귀질환 중에는 특별한 외형적 이상 없이 저성장만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증상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저신장의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고 경고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신희 교수

■저신장과 함께 골격계 이상 등 나타나면 동반 희귀질환 의심

의학에서 정의하는 저신장은 동일 성별이나 나이의 또래와 비교했을 때 키가 3% 미만인 경우를 뜻한다. 즉 건강검진에서 100명 중 작은 쪽에서 3번째 이내로 나타나면 저신장으로 정의할 수 있다.

문제는 저신장과 함께 골격계 이상, 이형적 외모, 지능 장애, 소두증, 키 표준편차가 –3 S.D. 이하 등 다른 증상이 동반하는 경우다. 이때는 저신장을 동반한 희귀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저신장을 동반하는 희귀질환은 성염색체 이상으로 발생하는 ‘터너증후군’, 고도비만을 동반하는 ‘프라더-윌리 증후군’, 다양한 신체 기형이 나타나는 ‘누난 증후군’이 대표적이다.

터너증후군(Turner's syndrome)은 여성에서 발생하는 염색체 이상 질환이다. 저신장, 조기 난소 부전, 이차 성징 발현 이상, 골격계 기형, 심장 기형, 신장 기형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일단 여아가 의학적 저신장으로 병원을 찾게 되면 다른 증상 여부와 상관없이 반드시 염색체 이상을 확인해야 한다. 여아 2천명에서 2천5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고도비만을 동반한 저신장을 보인다면 프라더-윌리 증후군(Prader-Willi syndrome)을 의심할 수 있다. 프라더-윌리 증후군은 15번 염색체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유전질환으로 성장 장애를 동반한다. 출생아 1만~1만5천명 중 1명꼴로 발생하고 남녀 비율은 비슷한 편이다. 주요 증상은 작은 키와 비만, 과도한 식욕, 근육긴장 저하, 성선기능 저하증, 지적장애 등이 있는데, 연령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누난 증후군(Noonan syndrome)은 다양한 신체 기형이 보이는 희귀 유전질환으로 저신장과 특이한 얼굴 모양, 선천성 심질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태어날 때부터 증상이 뚜렷한 선천성 질환이다. 출생아 1000~2500명 중 1명꼴로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남녀 비율은 비슷한 편이다. 사춘기 전 성장 속도는 정상이지만 사춘기 이후 나타나는 성장급증이 나타나지 않거나 짧은 특징이 있다.

김신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저신장으로 병원을 찾게 되면 희귀질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백혈구 수치나 전해질, 간 수치 등을 검사할 수 있는 기본적인 혈액검사와 함께 필요에 따라 염색체 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며 “골연령이나 방사선학적 골격조사를 비롯한 내분비적 검사와 성장호르몬 자극 검사 등 다양한 검사가 시행되고, 염색체와 유전자 검사를 함께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터너증후군 등 성장호르몬 치료 산정특례 적용

터너증후군은 성장 부전 또는 사춘기 지연을 보이는 여아에서 염색체 분석을 통해 진단 후 장기간 치료를 할 경우 예측 키보다 8㎝ 이상 자라는 치료 효과를 보인다. 프라더-윌리 증후군은 신생아 시기 늘어나는 영아증후군에서 유전분석을 통해 진단하고, 이후 진행하는 심한 비만, 다양한 발달지연 등을 성장 치료를 통해 체지방량 감소와 근력 호전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누난 증후군의 경우 성장호르몬 치료 기간이 길 경우 9~13㎝ 정도의 성장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희귀질환은 조기 진단과 치료는 물론,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터너증후군은 성장 장애, 비만, 골다공증, 당뇨, 고혈압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올바른 식습관과 운동 습관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중이염이 잘 발생하는데 이유 없이 열이 나거나 귀가 아프면 반드시 검사를 받도록 한다. 신경성 난청도 생기기 쉽다. 정기적인 난청 검사가 필요하다.

프라더-윌리 증후군은 체중 감량을 위한 식사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냉장고 등에 자물쇠를 채우는 등 아이들이 쉽게 음식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 기본적인 운동과 비타민 D 섭취가 추천된다.

김신희 교수는 “터너증후군, 프라더-윌리 증후군, 누난 증후군은 성장호르몬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또 본인부담률을 경감해주는 산정특례 대상이다”며 “저신장을 동반하는 희귀질환은 대부분 조기에 진단할수록 예후가 좋은 만큼 아이들의 성장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민규 기자(kioo@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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