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책꽂이] 용접공 출신 작가 천현우의 '공구 놓고 펜을 들게 한 책 5′
쇳밥 먹던 청년이 인기 칼럼을 연재하더니, 이제는 미디어 스타트업 기자가 됐다. 용접공 출신 칼럼니스트 천현우(32) alookso(얼룩소) 에디터다. 지역 격차와 청년 일자리 문제를 블루칼라 노동자 시선에서 날카롭게 지적해왔다. 전문대를 졸업하고 공장에서 일해온 그는 어떻게 글쟁이가 되었나. 그는 “결핍을 채우기 위해 책을 읽다 보니 글 써서 먹고살게 됐다”고 했다. 최근에는 에세이 ‘일하는 마음과 앓는 마음’(이봄)에 공저자로 참여했다. 여전히 모니터 옆엔 책이 가득 쌓여있다는 그가 펜을 들도록 한 책이 궁금했다. 그는 논픽션만을 택했다.
제목 | 저자 | 출판사 |
---|---|---|
결핍의 경제학 | 센딜 멀레이너선, 엘다 샤퍼 | RHK |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 | 양승훈 | 오월의봄 |
세습 중산층 사회 | 조귀동 | 생각의힘 |
공정하다는 착각 | 마이클 샌델 | 와이즈베리 |
불쉿 잡 | 데이비드 그레이버 | 민음사 |
에세이를 좋아하지 않았다. 모르는 사람들의 말에 치유받을 바에야 차라리 나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내 알아냈다. 내가 힘들었던 건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단지 가난했기 때문임을. ‘결핍의 경제학’은 결핍이 사람 생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소개하고 분석한 책이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꿀벌과 말벌을 예로 든 구절이었다. 꿀벌은 집을 섬세하게 만든다. 집을 만드는 재료인 밀랍이 귀하기 때문이다. 반면 말벌은 집을 엉망으로 지어도 상관없다. 재료가 진흙이기 때문이다. 꿀벌은 부족한 재료를 아껴 쓰느라 신경이 곤두서 있다. 두 번 세 번 생각할 힘 자체를 빼앗겼다. 쉽게 화내고, 우울해지고, 비관적으로 변한다. 스스로가 꿀벌과 같은 입장임을 알았을 때 마침내 자책에서 벗어났다.
/ 천현우 alookso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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