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 밑창 운동화'를 넘어 문화가 된 스니커즈..새 역사의 시작은 마이클 조던[이미지로 여는 책]
[경향신문]

올해의 스니커즈
콤플렉스 지음·오욱석, 김홍식, 김용식 옮김
워크룸프레스 | 344쪽 | 2만7000원
스니커즈. 과거에는 밑창이 고무로 된 운동화를 지칭하는 말이었지만, 현재는 패션 운동화 및 캐주얼한 구두 전반을 통칭해서 말한다. 과거 10대 등 젊은층 일부에 국한되던 스니커즈에 대한 관심은 패션 시장의 성장과 함께 세대·계층 전반으로 확산됐다. 구두가 아닌 스니커즈에 양복을 입은 모습은 자유로움을 상징하기도 한다.
유명 인사 등과 협업해 만든 한정판 스니커즈는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책에 따르면, 전 세계 스니커즈 리셀 시장만 따져도 2019년 기준 20억달러(약 2조3896억원)에 이를 정도로 거대하다. 스니커즈는 왜, 어떤 과정을 통해 주류 문화의 핵심으로 파고들었을까. 책은 그 과정을 시대를 풍미한 브랜드를 통해 짚어본다.

시작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있었다. 1985년 나이키가 내놓은 ‘에어 조던1’이 스니커즈의 역사를 바꿨다. 책에 따르면 에어 조던은 “현대 스니커즈 문화의 개막”을 알린 기념비적 작품이다. 이 모델은 아디다스와 리복을 제치고 나이키가 스포츠 제품의 일인자로 올라서게 하는 계기가 됐다.
에어 조던의 선풍적 인기는 슈퍼스타에 기반한 스니커즈가 스포츠 팬들을 넘어 일반인들에게도 관심과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업계에 상기시켰다.
책은 조던이 1984년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시카고 불스의 지명을 받은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신발을 넘어 그 신발이 탄생한 역사를 훑어보는 과정이다. 1986년 농구선수 매직 존슨이 광고해 유명해진 컨버스 웨폰에 대해 설명할 때도 그가 라이벌이었던 래리 버드와 해당 광고를 찍고 싶어 하지 않았다는 점을 먼저 얘기한다. 당시 NBA 농구단의 분위기, 두 사람이 출연한 광고가 스포츠계에서 어떤 의미였는지 등을 설명한다.
에어 조던의 기념비적인 성공 이후 나이키가 스니커즈 시장의 상당수를 가져간 것이 사실이라, 책의 이야기도 대부분 나이키 제품에 쏠려 있다. 다만 2010년대에는 다른 흐름도 나타났다. 스포츠 업계가 주도하던 스니커즈 시장에 새로 등장한 발렌시아가의 트리플S 덕분이다. 어글리슈즈의 아이콘인 이 모델에 대한 당시 패션 잡지의 평가는 냉혹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책은 트리플S의 인기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에 대한 기대가 있던 당시 경제 상황, 인스타그램의 등장과 연결지어 설명한다. 스니커즈의 역사를 패션을 넘어 사회문화 현상과 엮어내려는 시도가 의미 있는 책이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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