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인플레 억제 위한 고통 따를 것"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2022. 5. 13.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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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 연준 의장 인준안 통과 ‘4년 더’
“경제 연착륙, 통제 밖 요인에 달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이 12일(현지시간) 연임을 위한 관문인 연방 상원의 인준투표를 통과했다. 파월 의장은 앞으로 4년 더 미국의 통화 및 금리, 금융 규제 정책을 지휘하게 됐다.

미국이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가운데 연임에 성공한 파월 의장은 물가가 오르는 것을 억제하기 위한 금리 인상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미국 경제 연착륙 여부는 통제 밖 요인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미 상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어 파월 의장 인준안을 찬성 80 대 반대 19의 큰 표차로 통과시켰다.

대체로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졌으나 민주당 소속 로버트 메넨데스 상원의원은 연준에 라틴계 인사 비중이 낮은 것을 문제 삼으며 반대했고,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그가 은행 규제에 실패했다면서 반대표를 던졌다.

로이터통신은 파월 의장에 대한 초당적 재신임은 2020년 봄 불어닥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위기에 그가 잘 대처했다는 점과 1980년대 이후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대처 능력에 신뢰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파월 의장을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했으며 무난히 상원 인준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인준안 통과에 대해 “상원이 연준에 대한 나의 지명을 인준함으로써 인플레를 통제하려는 나의 의제와 관련해 한발 더 앞으로 나간 데 대해 기쁘다”고 환영했다.

파월 의장의 당면 과제는 인플레 억제다. 연준은 물가상승률을 2%로 억제하는 것을 정책적 목표로 삼고 있지만 지난 3월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년 전에 비해 8.5% 상승했고, 지난달에는 8.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40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공개된 팟캐스트 ‘마켓플레이스’와의 인터뷰에서 물가를 연준 목표인 2%로 억제하려면 “약간의 고통이 있을 것”이라며 경기를 침체시키지 않고 물가를 안정시키는 연착륙이 꽤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우리가 연착륙을 할 수 있느냐가 문제인데 이는 사실상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에 달려 있을 수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지정학적 사건과 공급망 병목 등을 거론했다.

파월 의장은 “경제가 예상대로 움직이면 향후 두 번의 통화정책회의에서 0.5%포인트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상황이 우리 기대보다 더 좋으면 기준금리를 덜 올리고, 상황이 기대보다 더 나쁘면 기준금리를 더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밝힌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상황에 따라 평소 금리 인상 수준의 3배를 한 번에 인상하는 이른바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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