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누구 돈으로 '공짜 버스'인가?

2022. 5. 13.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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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세 가지가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감추고 숨겨도 결국 밝혀지니 '비밀'이 없고, 인생은 수학 문제가 아니니 '정답'이 없고, 모든 일에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따르니 '공짜'가 없다는 게 그것이죠.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곳곳에서 '공짜 버스' 공약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르신에게 무료로 시내버스를 탈 수 있게 한다는 겁니다.

인천시장 후보인 민주당 박남춘,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는 어버이날인 지난 8일 어르신 버스비 무료 공약을 내놓았고 국민의힘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와 민주당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 역시 '효도하는 지방정부를 만들겠다.'라며 같은 공약을 내걸었죠. 세종시장 선거에 출마한 어느 후보는 아예 어르신은 물론 어린이 청소년에게도 무료 승차 혜택을 주겠다고,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마을버스를 무료화한 뒤, 곧 시내버스도 무료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들은 버스 무료화가 노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높여주고, 대기의 질이 좋아지며, 고령 운전자의 자가용 운전감소 등 긍정적 효과가 크다고 주장합니다.

문제는 공짜 버스 혜택을 줄 만큼 돈이 있는가 하는 거죠. 대부분 시내버스가 만성적자에 허덕이며 정부 지원으로 간신히 꾸려가고 있는데, 재원 마련이나 지출 규모에 대한 면밀한 검토도 없이 덜컥 공짜 공약부터 내놓으니, 사탕발림으로 노년층 표를 사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밖에요.

게다가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지난해 평균 48.7%. 관련 통계 게시 이후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프랑스 중부 소도시인 샤토루는 전체 시민을 대상으로 한 무료 버스 정책으로 교통체증과 주차난을 해소하고 이동인구가 늘어 경기가 활성화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거긴 재정이 충분했고 또 오랜 기간 정책을 검토하고 검토해서 시행한 겁니다.

'공짜 버스'는 공공성 강화라는 그럴듯한 논리를 내세우지만, '세금'이라는 국민의 희생을 토대로, 정치인들이 '당선'이라는 사익을 추구하는 것이니 사실 정확히는 '세금 버스'가 더 맞지 않을까요.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밀턴 프리드먼이 남긴 명언이 생각나는 저녁입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누구 돈으로 '공짜 버스'인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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