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인권 기획 8편] "예방·관리 중심으로 패러다임 전환"..소아 건강 회복하려면?

서진석 기자 2022. 5. 13. 20:1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BS 뉴스]

금창호 기자 

대한소아청년과학회 김지홍 이사장님 모시고, 소아·청소년 질환과 의료 인프라 문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사장님 안녕하세요?


이사장님, 저희가 소아·청소년의 발달 장애, 비만 등 다양한 질환이 급증했다는 보도를 해왔습니다. 


최근 소아·청소년의 질환 양상, 예전과는 또 다르죠?


김지홍 이사장 /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최근 만성 질환의 증가 경향이 뚜렷합니다. 알레르기 질환 특히 아토피피부염과 알레르기 비염은 2배 정도 증가하였습니다. 


비만의 경우 초중고 학생의 7명 중 1명꼴로 증가하고 있어 사전관리가 필요합니다. 


또한 진단기술의 발달과 다국적 인구의 유입으로 매우 생소한 유전질환, 면역질환이 새롭게 진단되고 있습니다. 


또한 산모 나이 증가와 인공임신으로 미숙아가 비율이 8.5%로 출생하여 10년간 1.5배 증가한 것도 최근 추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금창호 기자  

각종 만성 질환이 증가하는 문제도 있겠지만, 최근에는 코로나 팬데믹이 소아·청소년 질환에 미친 영향도 빼놓을 수 없을 텐데요.


김지홍 이사장 /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네, 점차 세균성 질환은 줄어들고 집단 관리가 필요한 바이러스 대규모 감염 증가로 아이들의 정상적인 활동과 교육이 위협받고 있는데요, 오히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독감의 유행과 볼거리 수두와 같은 다른 바이러스 질환 패턴은 감소 되어 질환 패턴의 변화가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신규 백신의 도입으로 인한 부모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어 어느 때보다도 신속하고 신뢰할 수 있는 올바른 건강 정보 전달이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금창호 기자 

네, 그런 것에 더해 정서적인 면에서도 예전과는 다른 점들이 발견되고 있다고요?


김지홍 이사장 /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그렇습니다. 대면 활동이 2년 동안 상당히 위축되면서 각종 정서 질환이나 장애가 급증했는데요. 


사회성 문제뿐 아니라 학습 장애를 겪는 아이들이 10% 가까이 늘었고, 우울증이나 불안 등 마음 건강 문제도 20% 정도 늘어나 대책이 필요합니다. 


이런 문제는 코로나 시기가 끝나고도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어 소아청소년의 정신 건강과 학습부진의 측면에서 앞으로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국가 차원에서 발달, 정서, 학습에 있어서 뒤처진 상황과 정신 건강 문제들을 정상으로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선별검사 및 상담 진료 강화와 같은 후속 대책이 필요합니다. 


금창호 기자 

코로나 상황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어린이들 건강 회복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많아 보입니다. 


특히, 의료 체계부터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큰데요.


김지홍 이사장 /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네, 지금까지 처방 중심의 소아청소년 1차 진료에서 상담과 예방 관리 중심으로의 진료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비만, 아토피 등 소아청소년기의 만성질환들은 결국 성인기로 연결되어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질환 초기 주치의 상담과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소아청소년 검진체계도 질환의 발견이나 검체 검사 위주에서 벗어나 성장, 육아, 훈육, 마음 건강까지 관리가 함께 될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 71개월까지 진행되는 영유아검진을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확장하고, 학교검진은 청소년검진으로 영유아검진 체계와 일원화하여 연속성있는 생애주기 건강관리가 필요합니다.


금창호 기자 

네, 사실 이렇게 어린이들에게 촘촘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인프라, 즉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정말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현장에선 인력이 부족하다 못해 아예 없는 지역도 많다고요?


김지홍 이사장 /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소청과 전공의 지원율이 작년에 38%에 이어 올해 27%로 수년째 급감하였고, 현재 전국의 전공의 전체 정원의 50%만 근무하고 있어, 전국에서 24시간 응급실을 정상운영할 수 있는 곳이 38%에 불과합니다. 지방은 더욱 심각한데요. 


한 지방대는 결국 소아응급센터를 폐쇄하기로 하였고, 수도권에서도 응급실을 닫는 병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증환자 치료가 필요한 3차 병원의 입원실과 중환자실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재 전국 수련병원에서 외래진료와 교육을 담당해야 하는 대학교수가 인력 부족으로 매주 당직을 서는 곳은 전체에 20%에 달하고 있습니다. 


지방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진료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어 아이와 부모님들 불편과 피해가 염려되고 있습니다.


금창호 기자 

지역에서는 소아 응급 환자가 생겨도 갈 수 있는 병원이 없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지홍 이사장 /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현재는 병상 부족보다는 아닌 운영인력의 인프라 위기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소청과 전공의 지원의 급감은 초저출산과 코로나로 인한 급격한 변화가 가속화 시켰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다른 임상과에 비하여 힘든 노력이 필요한 생명을 다루는 필수 진료과에 대한 무관심과 저수가체계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비슷한 보험제도 하의 유럽과 일본에서 10년 전에 이미 나타났던 문제이며, 국가에서 필수 의료에 대한 전폭적인 수가 지원강화로 인력자원의 유입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우선 현재 상황의 빠른 해결을 위해서, 즉 환자 안전을 위하여 응급실, 중환자실, 중환병동의 운영을 전담전문의 중심으로 전환하도록 국가에서 전담전문의와 보조 인력의 고용지원을 신속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특히 지방 거점 3차 병원은 응급, 고난이도 진료 유지가 어려워 전문의 중심진료 전환에 가중 지원이 더욱 필요합니다.  


금창호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소아청소년과 의료 인력을 늘리는 것부터 정말 정부 차원에서 대책이 시급해 보이는데요.


정부가 어떻게 이 문제에 접근을 하면 좋을까요?


김지홍 이사장 /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복잡한 건강 이슈들이 급변하고 있고, 맞벌이 부부와 조부모 대리 양육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소아청소년 건강관리에서 주치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지역사회 1차 진료 전문가 상담과 관리에 집중하는 변화가 필요하고 국가가 필수 의료에 대한 제도적인 지원을 하루속히 강화해야 합니다. 


성장 과정에 맞춘 건강 검진 시스템을 개선해서 부모와 주치의와 국가가 함께 참여하는 '소아청소년 건강 국가책임제'가 빨리 실현되어야 건강 증진뿐만 아니라 초저출산으로부터의 탈출도 가능질 것 같습니다.


금창호 기자 

우리 아이들의 건강,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부모에게만 맡겨두지 않고, 나라가 나선다면, 믿고 아이도 낳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사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