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개방에 종로 웃는데..용산 주민들 집회로 '울상'

이하린,안채린 2022. 5. 1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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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집무실 이전 이후 청와대가 개방되면서 종로 상인의 표정이 밝아지고 있다.

청와대 관람 이후 서촌이나 삼청동, 인사동 등 종로 일대를 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져서다. 상인들은 앞으로 집회, 시위가 줄어드는 반면 유동인구는 많아져 매출이 늘어날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13일 오전 10시께 들러본 청와대 주변은 개방 이전보다 확실히 활기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식당 주인들의 표정도 대부분 밝았다.

청와대 인근에서 돈까스집을 운영하는 A씨는 "청와대 관람 시간인 2시간 주기로 손님이 빠졌다 줄었다 하는 게 눈에 보인다"면서 "청와대 개방 이후 매출이 10~20%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점심시간과 오후 7시 이후에는 무척 바빠진다. 코로나19 이후 장사가 안 돼서 힘들었는데 (청와대 개방이) 매출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로 가는 버스 정류장 인근 편의점 직원 B씨도 "아직 (청와대가 개방된지) 며칠 되지 않아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지만 이전보다 손님이 많아진 것은 맞다"고 말했다. B씨는 "더운 날씨 탓에 물과 음료를 찾는 손님이 가장 많다"면서 "수요에 맞춰 발주량을 늘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삼청동 부근도 청와대 관람을 마치고 나온 사람으로 북적였다. 일명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은 옆건물 입구를 완전히 가릴 정도로 줄이 늘어서 있기도 했다.

삼청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C씨는 "매출이 10% 정도는 확실히 증가한 것 같다"면서 "원래는 평일 낮에 사람이 많은 동네가 아닌데 요일과 상관 없이 돌아다니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과 달리 시위나 집회가 줄어들 것으로도 예상돼 주변 자영업자 모두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13일 청와대 앞에서 입장권을 확인하는 모습. [안채린 인턴기자]
그런가 하면 대통령 집무실이 옮겨간 용산 주민과 자영업자는 정반대의 목소리를 낸다. 본래 종로에서 주로 열리던 시위, 집회가 용산으로 옮겨오면서 불편을 겪을 것이 우려돼서다.

이날 용산에서 만난 주민 D씨는 "당장 이번주부터 시위대가 온동네를 쏘다니며 행진할까봐 걱정된다"면서 "개발 호재와 별개로 하루종일 시위대로 들끓을 것 같아 벌써부터 힘들다"고 말했다.

지역 커뮤니티나 부동산 커뮤니티 등 온라인 상에서도 우려 섞인 반응이 쏟아진다. 용산구의 한 아파트 주민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는 "집회와 시위로 주거 환경이 영향을 받을까 걱정이다. 주거 평온이 위협받지 않도록 인근 공원의 공터를 줄이고 나무가 빽빽한 수목형으로 조성해달라" 등의 성원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 안채린 매경닷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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