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우리은하 블랙홀 관측 "다음엔 한국 KVN도 참여할 것"

조승한 기자 2022. 5. 13. 19: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유럽, 일본, 남미, 아프리카 등의 연구자로 구성된 ‘사건지평선망원경(EHT·Event Horizon Telescope)’ 국제공동연구팀은 12일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 A 영상을 발표했다. EHT 제공

한국을 포함해 미국, 유럽, 일본, 남미, 아프리카 등의 연구자로 구성된 ‘사건지평선망원경(EHT)’ 국제공동연구팀이 12일 우리 은하 중심부에 있는 궁수자리 A 블랙홀의 모습을 공개했다. 2019년 공개한 M87 블랙홀에 이어 두 번째 관측결과다. 이번 블랙홀 영상 제작에는 전 세계 8곳의 전파망원경이 직접 관측에 참여했고 한국은 관측 자료를 검증하는 역할을 했다. EHT가 관측망을 더욱 늘려 해상도를 높이는 차세대 EHT를 구상중인 가운데 한국도 강원 평창에 건설중인 네 번째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전파망원경을 활용해 EHT에 참여한다는 목표다.

EHT에 참여한 변도영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12일 EHT 연구결과 발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평창에 완공되는 KVN은 EHT 망원경에서 활용한 1.2mm 파장대역을 관측할 수 있다”며 “KVN이 여러 주파수를 동시 관측하면서 대기 보정 성능이 뛰어난 것을 입증하며 올해 8월에 EHT로부터 차세대 EHT 구축 논의를 위해 와 달라는 초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래에 간담회에서 나온 질문과 답변을 정리했다.

- 2019년 포착한 M87 블랙홀과 궁수자리 A 블랙홀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김재영 경북대 천문대기과학과 교수)공통점은 관측 영상이 비슷하다. 빛의 고리 가운데 빛이 없는 구멍이 동그랗게 있다. 천문학계에서 은하 중심에 어떤 천체가 있어야 할까 많은 논의가 있다. 중심부에 빛이 꼭 없어야 할 이유가 없지만 관측에서는 비슷하다. 이는 사건지평선을 넘어 빛이 나올 수 없는 천체라는 게 둘 다 잘 설명된다는 것이다. 두 천체는 질량이 굉장히 다르다. 하지만 나이는 비슷하다. 우주가 나이가 들어가며 블랙홀이 어떻게 자라났는지 두 천체가 다르다. 질량을 늘리려면 기체나 가스, 별을 잡아먹고 커야 한다. 속한 은하가 달라 성장과정이 다르다.”

- 궁수자리 A 블랙홀을 관측 대상으로 선택한 이유는

“(손봉원 천문연 책임연구원)두 블랙홀 이외에도 블랙홀 존재를 아는 것이 꽤 있다. 하지만 EHT 정도로는 다른 블랙홀을 사건지평선을 구분할 수준의 분해능으로 관측할 수 없다. 관측 가능 천체를 늘리려면 주파수를 더 높이기 위해 지구에 더 좋은 망원경을 건설하거나 우주에 망원경을 올려 관측해야 한다.”

- 궁수자리 A 블랙홀은 얼마나 오래 관측했나

“(김재영 교수)총 시간은 10시간 정도 했다. 며칠 나눠서 했는데 각각 영상을 구분하고 합성했다. 10시간을 내내 관측한 것보다는 다양한 각도에서 방향 돌려가면서 움직이면서 천체가 어디 있는지, 자세한 구조 어떻게 되는지를 찾아낸다”

- 천체를 찍은 것인데 주변에 다른 별들은 보이지 않는 이유는

“(손봉원 책임연구원)영상에서 보이는 것은 별빛은 아니고 싱크로트론 복사라고 해서 상대적으로 높은 에너지를 가진 전자가 자기장과 충돌해 내는 빛이다. 전파 파장대에서 잘 보인다. 별빛은 전파에서 잘 보이지 않고 실제로 굉장히 어두워 보인다. 또 블랙홀 관측은 아주 좁은 영역을 보는 것이다. 주변에 비슷한 싱크로트론 복사를 보일 일이 잘 없다.”

- 이번 관측이 우주 진화 연구 측면에선 어떤 의미를 가지나

“(김재영 교수)일반상대성 이론이 중요한 부분 몇 가지가 있다. 중력을 기술하는 이론이라 블랙홀, 중력파, 우주 팽창과 연관된다. 암흑물질이나 암흑에너지를 설명할 때도 일반상대성이론 맞냐 틀리냐가 중요하다. 이론 바꾸면 암흑물질이 없어도 될 수 있다. 만약 일반 상대성이론이 틀리다면 어느 정도 틀리냐도 알아야 한다. 우주에 비해 작은 천체에서 상대성이론 맞다는 것을 보고 넓게 우주 진화 설명하는 엄청난 우주 전체 규모 일반상대성이론도 검증하게 된다.”

- 한국 연구진은 어떤 부분에 기여했나

“(변도영 천문연 책임연구원)천문연에서는 KVN을 이용해 동아시아 전파망원경으로 22.4기가헤르츠(GHz) 주파수 파장 데이터를 받아 관측을 검증했다. EHT를 구축하는 칠레 ‘아타카마 밀리미터 서브밀리미터 전파간섭계(ALMA)’에도 천문연이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하와이 제임스클러크맥스웰망원경(JMCT)에도 참여한다. EHT 관측자료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데도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향후에는 이를 넘어 EHT 관측 대역에 함께하려고 한다. KVN은 130GHz 관측이 가능한데 평창에 230GHz 대역 전파망원경을 짓고 있다. 내년 완공 예정이다. KVN은 여러 주파수를 동시에 관측할 수 있다. 여러 망원경이 동시에 관측할 때의 문제인 대기의 영향을 보정하는 데서 우수한 성능을 입증했다. EHT 다음 프로젝트에서 여러 주파수를 동시 관측하는 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EHT측에서 올해 8월 관련 논의를 위해 천문연을 초청해 강연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차세대 EHT에서 동시다주파관측을 같이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EHT의 다음 관측 목표는

“(손봉원 책임연구원)지금까진 블랙홀 주변에 있는 그림자만 봤다. 망원경 수가 더 늘어나고 영상 감도와 품질, 다양한 구조에 대한 감도가 증가하면 블랙홀이 물질을 빨아들이고 다시 우주로 방출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이는 우주 진화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블랙홀은 빛에 가까운 속도로 물질 방출하는 제트를 보여주는 천체다. 이를 통해 은하나 은하단에 영향을 준다. 향상된 EHT 관측에서는 그러한 연관 관계도 파악할 수 있다. 블랙홀 주변에서 일어나는 많은 현상을 관측할 것으로 기대한다. KVN도 중요한 역할 하도록 준비할 것이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