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10년간 2조5천억 투자

미국 BMS 공장 2천억에 인수
美법인 설립·공장 건설도 계획

롯데가 롯데지주 산하에 자회사 '롯데바이오로직스'를 5월 말 신설하고 바이오 의약품 사업에 향후 10년간 약 2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롯데는 롯데바이오로직스를 2030년까지 세계 10위권에 드는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게 목표다.

롯데지주는 그 일환으로 13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에 위치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ristol-Myers Squibb·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 인수를 의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인수 규모는 1억6000만달러(약 2000억원)로 공장뿐 아니라 장비, 전문가 등 인력, 운영권 전부를 포함한다. 또한 2억2000만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이 포함돼 공장 인수가 완료된 후에도 BMS와 협력 관계를 이어간다.

신동빈 롯데 회장(사진)은 이날 이사회에서 "BMS 시러큐스 공장의 우수한 시설과 풍부한 인적자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지속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롯데와 시너지를 만들어 바이오 CDMO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 4월 미국 출장 중 시러큐스 공장을 직접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시러큐스 공장은 64개국 이상의 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ood Manufacturing Practice) 승인을 받아 대량생산 시스템에서도 의약품 품질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기술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롯데 측은 이를 바탕으로 기술이전, 시험생산, 규제 기관 허가 등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항체 의약품 사업도 빠르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규 제품 수주와 공정 개발 등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 투자도 이어진다.

롯데는 현재 3만5000ℓ의 항체 의약품 원액 생산이 가능한 시러큐스 공장에 항체 의약품 CDMO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추가 설비투자를 진행한다. 또한 시러큐스 공장을 완제 의약품과 세포·유전자 치료제 생산도 가능한 시설로 전환할 예정이다. 롯데는 "시러큐스 공장 운영과 바이오 제약사가 밀집된 북미 지역 판매 영업을 위한 미국법인 설립과 10만ℓ 이상 규모 생산이 가능한 공장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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