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민 여러분"으로 취임사 시작..자유진영 연대 강조
美·日과 적극적인 공조
엔데믹·공급망 재편 등
중추적 역할 나설 가능성
◆ 윤석열의 '자유론' ◆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이색적인 대목 중 하나는 '세계시민 여러분'이다. 통상 대통령의 공식 행사 발언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으로 시작하는데, 윤 대통령은 이 문구 뒤에 '자유를 사랑하는 세계시민 여러분'이라는 부분을 넣었다. 취임사에서 세계라는 단어는 13회나 쓰였다. 시민 15회, 국민 15회 다음으로 많이 쓰였다. 자유가 경제적 풍요와 번영,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하면서, 이를 위해선 다른 나라와의 협력과 연대, 교류가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내세웠다. 대한민국 대통령이지만, 그 메시지는 대한민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 국민들에게도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라는 뜻이 담겨 있다.
이처럼 '세계시민과의 연대'를 강조한 배경엔 코로나19가 있다. 윤 대통령이 정치에 뛰어든 시점은 전 세계가 전염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던 때다. 각국 공조 없이 해결이 불가능한 과제와 곧바로 맞닥뜨리면서 이른바 '글로벌 협력 체제 구축'의 중요성을 더 크게 보게 한 계기가 됐다는 해석이다. 실제 취임사에서도 "지금 전 세계는 팬데믹 위기, 교역 질서의 변화와 공급망 재편, 기후변화, 식량과 에너지 위기, 분쟁의 평화적 해결 후퇴 등 어느 한 나라가 독자적으로 또는 몇몇 나라만 참여해서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들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북한에 신경 쓰다 보니 중국 쪽으로 편향된 전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한 반발도 윤 대통령의 '세계시민'과 '연대' 강조의 배경이 됐다. 전 정권이 북한과의 '평화'에 방점을 찍다 보니 지나치게 중국 편향적인 외교를 펼쳤고, 상대적으로 미국이나 일본과의 관계에는 소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부분에 대해 윤 대통령은 항상 지적해왔다.
윤 대통령은 실제 국제공조에 초반부터 신경을 쓰고 있다. 취임 3일 차에 코로나19 정상회의에 영상으로 참석해 연설을 했고, 다음주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함으로써 대한민국 역사상 취임 후 가장 단시간에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여는 것이다. 중국과는 전 정부에 비해서는 거리감이 있는 편이지만, 윤 대통령은 중국이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국으로서 경제협력을 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다. 그동안 거의 관계가 단절되다시피 했던 일본과는 정권 초기부터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 중이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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