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경제, 예측 불가능·이질적..중층적 접근해야"

13일 '배달 플랫폼 사회적 대화의 성과와 과제' 토론회 개최

(지디넷코리아=김성현 기자)플랫폼 경제는 예측이 불가능하고 이질적이기 때문에, 모든 이해 관계자 요구를 충족할 만한 정책을 내놓기 위해서는 다각도로 접근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재작년 출범한 ‘플랫폼 노동대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대화 포럼’의 1기 활동이 마무리됐다. 포럼은 배달 산업의 바람직한 생태계 구축을 위해 기업과 노동조합, 공익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자율적 협의체다. 13일 그간 행보를 논의한 장에선 노사 간 소통, 추후 협약 이행 필요성 등 의견이 오갔다.

이날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배달 플랫폼 사회적 대화의 성과와 과제’ 토론회엔 포럼 1기 위원장인 이병훈 중앙대 교수,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이현재 우아한형제들 대외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토론은 권현지 서울대 교수의 포럼 성과 발표를 토대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전국서비스산업노조연맹 이희종 정책실장과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사무국장, 장웅선 코스포 정책실장, 박은정 인제대 교수가 목소리를 냈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 (사진=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플랫폼 경제, 중층적으로 접근해야"

근 2년 동안 포럼은 플랫폼 노동 협약인 ‘배달서비스업종협약’ 체결을 비롯 ‘생활물류서비스법 시행과 배달 기사 고용보험 적용 관련 공동 입장’과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 공동 결의·선언’ 등 성과를 냈다.

배달 플랫폼 선두 사업자인 배달의민족(배민)과 노조(라이더유니온·민주노총), 학계(이병훈·권현지·박은정 교수)에서 급속도로 성장한 배달 시장 내 노동문제 등 다양한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틀을 다져온 것.

권 교수는 “플랫폼 사업자가 노동자 책임을 공유하고 단체 행동권을 공식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단 점에서, 포럼은 한국형 플랫폼 노동을 둘러싼 노사관계를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또 상설협의기구 설치와 운영에 대한 합의도, 노사 간 사회적 대화를 완성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봤다.

단 “예측 불가능하며 이질적인 것이 플랫폼 경제 특징”이라며 “모든 이해 관계자 요구를 충족할 만한 정책을 내놓는 건 어려운 일이고, 따라서 중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권 교수는 부연했다.

배달 노조 "라이더의 노동자성 인정 등 숙제 산적"

노조에선 포럼이 후속 과제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희종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실무주체가 교체되고 교섭이 포럼을 대체하면서, 차기 과제에 대한 토의나 시행 없이 1기 활동을 종료하게 됐다”며 “라이더 안전 교육과 보험 문제 등 현안 구체화를 위한 대화 채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사무국장은 “노동협약 체결로 일정 합의에 도달한 건 유의미한 일”이라면서도 “합의 관련 논의와 점검 부재로, 현장 변화를 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라이더의 노동자성 인정, 안전배달료, 배달 알고리즘 등 아직 포럼이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하단 얘기다.

업계가 포럼에 적극 나서야 한단 견해도 나왔다. 포럼 지속성과 협약의 제도적 성과를 위해선 정부 관심이 요구되며, 배민 외 쿠팡이츠, 요기요 등 업체들도 시장 발전과 배달 종사자 보호를 위한 대화의 장을 형성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단 얘기다.

"라이더 사각지대 해소 위해 노력해야"

장웅선 코스포 정책실장은 “라이더가 좋은 일자리로 인정받도록 해야 한다”면서 산재보험, 유상운송보험, 공제조합 등 배달원 처우 개선을 위한 업계 뒷받침을 요구했다. 산재보험의 경우 전속성 폐지를 골자로 한 개정안이 최근 국회 환경노동노동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장 실장은 정치권의 이런 움직임과 함께, 포럼과 업계가 라이더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은정 인제대 교수는 “포럼 내 공익위원 역할이 적절했는지도 평가 대상”이라며 “노사 주체를 확대해, 참여한 (노사) 대표가 협약에 책임감을 느끼게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재 우아한형제들 대외정책실장은 “라이더 등 업계 종사자들은 단건 배달이라든지, 급변하는 배달 시장 환경 변화에 직면했다”면서 “포럼에서 여러 목소리를 경청하려 했지만,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있었다”고 했다. 이어 “언제든 (업계 종사자들이) 의견을 전하며, 우리와 머리를 맞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성현 기자(sh0416@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