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M 아트로드' 부산..김둥지·김희수 MZ세대 '완판작가' 누구?

김보라 2022. 5. 1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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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개막한 제 11회 아트부산 이틀째
80·90년대생 화가들의 반란
온라인 사전예약 이어 '오픈런' 매진
대형 갤러리 속 개성있는 소형·해외 갤러리 '북적'
'포스트 박수근' 84년생 김희수 , 121점 완판
장기하 등 책 표지로 이름난 85년생 엄유정도 주목

MZ세대 작가 소속된 갤러리 스탠, 기체, 실린더
두아르테 세케이라 등 해외 갤러리들도 약진
Heesoo KIM, Untitled, Acrylic on canvas, 167 x 136cm, 2021

지난 12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 제 1전시장. 제 11회 '아트부산' 개막을 하루 앞두고 VVIP 사전 관람을 시작하자마자 사람들은 전시장 출입구 가장 끝을 향해 바삐 걸었다.

이 부스는 '포스트 박수근'으로 불리는 84년생 작가 김희수의 작품을 판매하는 갤러리 애프터눈. 2시간 여 만에 드로잉 100점, 캔버스 21점 등 121점이 완판돼 발길을 돌려야 하는 이들이 한숨을 잇따라 내쉬었다.

김아미 갤러리 애프터눈 대표는 "사전 예약을 포함해 대부분 40대 이하 컬렉터들이 문을 열자마자 모두 사갔다"며 "이렇게 빨리 다 팔릴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MZ세대 작가들을 내세운 갤러리 스탠의 전시 부스 모습.

 ○미술시장 새 판 짜는 MZ세대 작가와 컬렉터

초현실주의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81년생 작가 수레아.

21개국 133개 갤러리(국내 101개, 해외 32개)가 참여한 올해 아트부산은 하반기 열릴 KIAF·프리즈 아트페어를 앞두고 시장을 점칠 수 있는 행사로 불렸다. 당초 피카소의 51억원짜리 작품과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작품 등이 화제를 모았다. 국내 대형 갤러리들도 대거 참가했다. 

개막 이틀째까지 관람객과 컬렉터들로 붐비는 곳은 전시장 중앙의 대형 갤러리가 아닌 외벽을 둘러싼 소형 독립 갤러리와 이번에 첫 참가한 해외 갤러리들이었다. 작품 1점당400~500만원에서 2000만원 사이를 오가는 작품들은 VVIP와 VIP 오픈 때 이미 솔드아웃됐다.

MZ세대 작가들을 위주로 작품을 구성한 스페이스 윌링앤달링 김인선 디렉터는 "남진우, 엄유정 작가 등 80년대생 작가들의 작품의 소장 문의가 유난히 많았다"며 "지난해와 달리 젊은 작가들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했다. 

클램프갤러리 역시 초현실주의 작품을 재기 넘치고 화려하게 표한한 작가 수레아(SURREA)작가의 작품들이 불티나게 팔렸다. 작품 속 야요이 쿠사마, 백남준 등을 숨겨놓아 보는 이들에게 찾는 재미를 선사해 인기를 끌었다. 

RM이 찜한 작가 누구길래 

김희수 작가는 미술 애호가로 잘 알려진 방탄소년단(BTS)의 RM이 점 찍은 작가다. 김희수 외에도 엄유정(85년생), 김둥지(92년생) 등 'RM이 좋아하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은 일찌감치 판매가 끝났다. 지난해에도 "국내 미술관은 RM이 다녀간 곳과 다녀가지 않은 곳으로 나뉜다"이야기가 떠돌 만큼 RM은 미술 애호가로 유명하다. 

김희수는 광고영상디자인 일을 하다 30대부터 전업작가가 된 케이스다. 굵은 선으로 초상화를 그리는데 둔탁해 보이면서도 간결하고 섬세한 선으로 대상을 표현한다. RM은 김희수 작가를 2019년 전시 때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엄유정은 가수 장기하, 소설가 김영하 등의 책 표지 디자인으로도 유명한 작가. 자연에서 다양한 존재를 포착해 식물의 다채로운 형태와 선, 부서지듯 유연한 움직임과 리듬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지난해 2월 엄 작가의 개인전에 RM이 다녀가면서 더 유명세를 탔다. 

김둥지는 작가의 이름이 은유하듯 '잠시 머물렀다 금세 날아가 버리는 것들', 새와 고양이 등을 작품의 소재로 삼는다. 동양화, 수묵화의 느낌이 강하다. RM이 컬렉팅한 작품으로 알려지며 MZ세대 컬렉터들에게 큰 관심을 끌었다. 

이들 작품은 일반 관람객 전시일을 앞두고 모두 솔드아웃 되면서 현장을 찾은 컬렉터들은 발길을 그냥 돌려야 했다. 

MZ세대 작가군단 이끌고 온 해외갤러리들

올해 아트부산에는 해외 갤러리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 18곳에서 올해 32곳이 됐다. 이 중에는 올해 중 국내 갤러리 오픈을 앞두고 있는 미국 투팜스, 포르투갈 두아르테세케이라 등과 이미 한국에 진출한 타데우스로팍, 페레스프로젝트(독일) 등도 있었다.

싱가포르 야부즈갤러리가 전시한 Yeo Kaa의 작품들.

줄리언 오피 등 대형 작가들을 소속 작가로 두고 있는 두아르테세케이라는 릴리 켐프(97년생, 영국), 톰 하우스(88년생, 영국), 샤이나 맥코이(93년생, 미국), 마르셀라 플로리도(88년생, 브라질), 에디 피크(81년생, 영국) 등 MZ세대 작가들을 대거 이끌고 한국을 찾았다.

이 갤러리의 윤한경 이사는 "올해 안에 서울에 갤러리를 낼 예정인데, 온라인 선공개를 통해 예약 판매된 작품이 많았다"며 "작가 라인업을 보고 대기 리스트를 올리고 간 사람들이 첫날부터 몰렸다"고 했다. 

싱가포르 야부즈갤러리는 필리핀 여성 아티스트 여오 카(Yeo Kaa, 89년생)의 작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스스로를 캐릭터로 만들어 집에서의 일상 풍경을 키치하게 표현한 작품들로 관람객들이 북적였다.

야부즈의 카릭 쿠엑은 "캔버스를 비정형으로 자르고, 어울리지 않을 것같은 색으로 표현한 조각과 회화 작품은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한 작가의 의도"라고 말했다. 

 ○실험적 갤러리들 많아진 아트부산 

아트부산은 MZ세대 컬렉터 부상에 발맞춰 실험적인 작품을 소개하는 갤러리들을 대거 참여시켰다. 샘바이펜 (사진) 등 대부분의 소속 작가가 90년대생인 갤러리 스탠은 첫날 90% 이상의 작품이 모두 팔려나가기도 했다.

송인지 갤러리스탠 대표는 "NFT 작품을 함께 전시하고, 김둥지, 서부원, 김준용 등 90년대생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였다"며 "스탠의 아트부산 부스 소식을 듣고 사전예약과 현장 판매를 통해 첫날 약 90%의 작품이 솔드아웃됐다"고 말했다. 


 '젊은 작가들의 끝과 시작을 함께 한다'는 취지로 1년 반 전 만들어진 갤러리 실린더는 1980~199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을 재해석해 여성 서사를 표현하는 김민희 작가를 내세워 부스를 채웠다.

노두용 대표는 "개성있는 젊은 작가들이 해외에 함께 진출하고, 해외 작가를 국내 소개하기 위해 만든 갤러리"라며 "혼종의 공간이자 플랫폼으로서 아트부산에서 첫 선을 보였는데, 예상보다 많은 작품들이 일찌감치 모두 판매됐다"고 했다.  

이밖에 아트페어를 비엔날레 전시장처럼 보이게 한 특별관도 80년대생 작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오스틴 리(83년생)는 아이패드 스케치 작품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게 만든 부스로, 세계적 미디어 아티스트 강이연(82년생)은 '인피니티(사진 아래) '라는 주제로 미디어 아트를 선보였다.

국제갤러리가 단독 부스로 선보인 이희준 작가(88년생)의 작품은 크고 작은 회화 7점이 하루 만에 30~40대 컬렉터들에게 돌아갔다. 300만원짜리 작은 그림부터 4000만원짜리 대형회화까지 모두 팔렸다.

아트부산은 15일까지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계속된다.

부산=김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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