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고 싶었던 콘테, 달리고 싶었던 손흥민..마지막은 해피 엔딩

[스포츠경향]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왼쪽)이 13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교체된 손흥민을 다독이고 있다. 런던 | 로이터연합뉴스

득점포를 가동하고도 교체되어 나오는 손흥민(30·토트넘)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이를 본 감독은 사정을 설명하며 이해시키려 노력했고, 경기 후 감독과 진한 포옹을 나눈 손흥민은 그제서야 환한 미소를 되찾았다.

손흥민은 13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2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팀이 2-0으로 앞선 후반 2분 쐐기골을 터뜨렸다. 이번 시즌 리그 21호골로, 선두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22골)를 1골차로 추격했다.

이날 토트넘이 터뜨린 3골에 모두 관여한 손흥민은 후반 27분 스테번 베르흐베인과 교체됐다. 그런데 그라운드를 빠져나오는 손흥민의 표정은 불만족스러워보였다. 살라흐가 눈 앞에 보이는 상황에서 더 뛰면서 골을 노리고 싶은데, 이를 허락치 않았기 때문이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이 이런 손흥민의 마음을 모를리 없다. 그럼에도 교체를 단행한 이유는 이틀 후인 15일 열리는 번리전 때문이다.

5위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승점 65가 돼 4위 아스널(승점 66)을 1점차로 뒤쫓았다. EPL은 4위까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간다. 자력 진출이 안되는 토트넘은 번리전을 포함해 남은 리그 2경기를 전부 이긴 뒤 아스널의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번리전 승리가 절실한 상황에서, 콘테 감독은 ‘에이스’인 손흥민의 컨디션을 최대한 좋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

뛰고 싶은 손흥민과 아끼고 싶은 콘테 감독 사이에서 일어난 작은 해프닝은 경기 후 서로 환하게 웃으며 포옹하는 것으로 끝났다. 콘테 감독은 “손흥민이 더 뛰고 싶어했다는 걸 알지만, 이날 경기뿐 아니라 선수들의 체력 회복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며 “선수들이 많은 에너지를 사용했기 때문에 약간의 휴식을 주려고 했던 것이다. 손흥민은 일요일에 골을 넣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손흥민 또한 “감독님의 결정을 받아들여야 한다. 감독님은 일요일에도 중요한 경기가 있다고 했다. 이제 회복을 잘해서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