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안전의 날, 식품안전은 늘 초심~

2022. 5. 1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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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 밥 조금이던데 고걸 남겼어? 우리 때는 없어서 못 먹었는데.” 아이들 밥그릇을 본 친척 어르신이 말했다. “너무 배불러요. 아까 빵 먹어서.” 몸무게에 민감한 아이는 간식을 핑계 삼는다. 요즘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가까이 사는 친척 어르신이 종종 집에 오신다. 때론 음식을 만들었다고 싸오시는데, 늘 푸짐하다. 

“얼른 와봐, 맛있는 거 많다. 먹자.” 아이들은 쓱 왔다가 제 취향이 아닌 음식을 보고는 쭈뼛거린다. “아, 그런데 아직 배가 안 고픈데… 나중에 먹을게요!” 하고는 방으로 사라진다. 그렇다. 이 음식들은 아이들에게 아직 향수를 주진 못한다. 어르신이 푼 짐에는 고구마를 쪄서 말린 고구마 말랭이나 쌀 뻥튀기, 어르신 말씀으로 배 터지게 먹어도 살 안 찐다는 옥수수가 가득했다. “난 도통 쟤들 입맛을 모르겠어” 하시는 말씀에 “크면 달라지겠죠”라고 얼버무리는 내 답변이 늘 대화 패턴이다. 

이날은 얼마 전 어르신네 냉장고가 고장났다는 게 주된 이야기였다. 냉장고 속 음식을 버리기 아까워 놔뒀다고 하길래, 상했을 거 같아 꼭 버리시라고 말씀드렸다. 요즘 같이 더위가 찾아올 때는 더더욱 안전한 식품이 우선이니까.

5월 13일 열린 식품안전의 날 기념식 실시간 생중계 모습.

5월 14일은 식품안전의 날이다. ‘식품안전의 날’은 식품안전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제정됐다. 또 이날 전후로 약 2주간(5월 7~23일)을 식품안전주간으로 지정해 행사를 펼친다. 

특히 올해는 식품위생법이 60년을 맞아 더 깊게 느껴진다. 누구든 환갑 동안 지나온 이야기는 참 다양하다. 솔직히 법이 재밌는 건 드문데도 식품위생법은 재밌다. 국수처럼 후루룩 읽힌다. 더욱이 어르신이 들려주거나, 내가 직접 겪었던 일도 있어 더 생생하다. 

식품위생법은 1962년에 제정됐다. 생각해보자. 식품위생이란 개념이 국가 정책에 들어간 건, 불과 60여 년 전이다. 난 그 이야기부터 흥미롭다. 자세한 건, 식약처 누리집이나 식품안전의 날 누리집에 나와 있으니 참조하자. 

1960년대 

늘 비상으로 준비하는 라면. 이제는 전 국민이 좋아하는 서민 음식이다.

늘 어른들에게 듣던 이야기라 그럴까. 1960년대는 내가 태어나지 않았지만, 별로 낯설지 않다. 이 시기에 크림빵과 식용유가 나왔다. 무엇보다 여전히 날 떨리게 하는 라면이 처음 등장했다. 세상에 그런 라면이 초반에는 판매가 부진했단다. 고급 음식이라는 느낌이 강했단다. 그런 라면에 활기를 불어넣은 건, 정부의 ‘혼·분식 장려운동’이었다. 

62년 식품위생법이 제정됐으니, 이때 첫 위반 사례도 나왔다. 바로 ‘폐용기 통조림 제조사건’이다. 미군 부대에서 나온 빈 깡통을 그대로 사용해 꽁치 통조림을 만든 6개 업소가 적발됐다. 또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식중독을 처음으로 역학조사해 그 원인을 규명했다. 6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 환자가 생긴 이유는, 생선을 조리하다 물김치를 담그면서 오염됐기 때문이었다고.

1970년대 

커피믹스는 세계 최초의 우리나라 발명품.

1970년대는 어르신 말씀처럼 쌀이 풍족하지 않았다. 국가가 주도해 혼·분식 장려운동을 벌였다. 이 시기에는 또 하나 주목할 게 있다. 어릴 적 소풍의 가장 중요한 이유였던 간식이 등장했다. 

국민 간식이라는 새우깡, 바나나우유 등이 이 때 탄생했다. 알고 있을까. 이 시기 한동안 우리나라 직장인의 오후를 책임져 줄 획기적 제품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인스턴트 커피다. 놀랍게도 커피믹스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만든 발명품이다. 뭐 시중에서야 커피콩 원산지와 블렌딩을 따진다지만, 어르신은 얼음 둥둥 넣은 커피믹스의 달달함이 최고란다. 가끔 나도 그렇다.

1980년대 

컵라면은 시간 없는 우리들에게 허기를 달래주기 좋았다.

1980년대 우린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을 치뤘다. 이로써 많은 게 달라졌는데 식품위생법도 그 여파를 받았다, 식품위생법이 대대적으로 개정됐고 식품접객업소의 위생등급제가 생겼다. 

해외에서 선수들과 관광객들이 몰려왔다. 김치와 사발면이 인기였다. 뉴스에서 선수들이 먹는 컵라면 사진을 보고 왠지 모르게 감격했던 기억도 난다. 그와 별개로 이 자리를 빌어 컵라면에게 감사를 보낸다. 덕분에 야자(야간자율학습)를 하며, 우리는 재빨리 라면을 즐길 수 있었으니!

1990년대

문득 옆에 있는 껌을 보니 여기에도 HACCP 마크가 있었다.

WTO(세계무역기구)가 출범하고, 우리나라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했다. 식품의약품안전본부가 격상돼, 식약청(현 식약처)이 탄생했다. 또 자주 듣는 HACCP도 생겼다. 여전히 화두에 있는 HACCP은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이다. 

최첨단 HACCP 공정을 통해 데워 먹는 간편한 햇반이 생겼다. 솔직히 햇반이 아니었다면, 수많은 여행과 무수한 날들 견디기 참 어려웠을 테다. 이전, MT를 가면 밥을 해 먹다가, 결국 라면으로 마무리하던 일도 생각난다.

2000년대

햇반이 나오고 편리해졌다.

2002년은 월드컵 개최만이 아니다. ‘식품안전의 날’이 지정됐다. 또한 식품안전기본법도 제정돼, 좀 더 안전한 식품을 누리게 됐다. 국민소득 수준이 향상되면서 식품안전에 국민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 식품안전 정책이 영업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됐다.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이 재정된 것도 2008년이다. 이 시기 우리 곁엔 웰빙 열풍이 불었다. 건강과 친환경 관심도 커졌다. 무엇보다 가정간편식이 출시됐다. 살았다.

2010년대

2010년은 식품도 더 심오해졌달까. 웰빙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를 아우른다. 지구온난화와 4차 산업혁명,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대비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가구의 변화에 따라 혼밥, 혼술이 늘어났다. 유명 맛집과 협업을 했고, 반조리 식품인 밀키트가 각광받았다. 외국에서나 보고 듣던 푸드트럭이 허용된 시기도 2014년이다. 종종 사 먹던 푸드트럭이 생각보다 오랜 세월이 아니었다는 게 새삼스럽다.

이어 2020년부터는 코로나19 인해 많은 것이 달라지고 있다. 음식점 옥외영업이나 공유주방이 허용됐다. 남은 2020년대는 또 어떤 기록을 쓰게 될까. 

식품안전처 식품안전의 날 사이트 첫 화면.(출처=식약처)

식약처는 제21회 식품안전의 날 사이트를 만들고, 식품안전주간 동안 식중독 예방,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제도를 홍보할 예정이며 다양한 이벤트가 부처, 지자체 등을 통해 진행된다.  

갑자기 더워졌다. 식품위생이 중요한 지금, 우리는 식품안전의 주간에 있다. 찰진 옥수수를 즐기는 어르신과 이탈리안 셰프를 꿈꾸는 아이의 입맛은 전혀 다르지만, 식품안전의 중요성은 같다. 

식품안전의 날 기념 사이트 : http://www.foodsafetyday.com/2022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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