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또 소환된 '이부망천'

강남주 기자 2022. 5. 1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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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이부망천' 발언으로 인천을 깎아내린 사람이 국민의힘 소속 아니었나. 적반하장, 후안무치다."

이 위원장은 그러면서 '이부망천 발언으로 인천을 비하한 쪽은 오히려 국민의힘'이라고 강조했다.

이부망천은 정태옥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지난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천과 부천은 살기 어려운 사람들이 가는 곳'이라는 취지로 한 발언이다.

정 후보는 당시 "스스로를 낮추는 겸양의 의미였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이부망천 미래통합당이 또 인천 비하발언을 했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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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인천비하' 공격에 "이부망천 발언은 국힘이"
선거철, 2년 주기 소환..인천시민 "정치권 자중하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12일 인천시 남동구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2.5.12/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인천=뉴스1) 강남주 기자 = “과거 ‘이부망천’ 발언으로 인천을 깎아내린 사람이 국민의힘 소속 아니었나. 적반하장, 후안무치다.”

13일 인천 정가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과거 자신이 ‘인천을 비하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는 국민의힘 측 공격에 반박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앞선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2014년과 2016년에 트위터에 인천 비하 글을 썼다며 캡처(갈무리)본을 공유했다.

이 위원장은 성남시장 시절인 2014년 11월 한 트위터 이용자가 '인천 쪽에도 출마해달라. 팬이다'라고 말하자 “싫어요”라고 답했다. 2016년에는 성남에서 인천으로 이사를 왔다는 트위터 이용자에게 “어찌 살려고 성남에서 인천으로 이사를…. 빨리 돌아오세요”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2016년 유정복(국민의힘) 인천시장 시절 평가가 엉망인데다 시민 불만이 많은 상황에서 왜 유정복이 있는 인천으로 가나, 성남에 눌러앉으라고 한 게 어떻게 인천 비하 발언이냐”고 해명했다.

이 위원장은 그러면서 ‘이부망천 발언으로 인천을 비하한 쪽은 오히려 국민의힘’이라고 강조했다. 전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이부망천을 소환한 것이다.

이부망천은 정태옥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지난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천과 부천은 살기 어려운 사람들이 가는 곳’이라는 취지로 한 발언이다.

정 전 의원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6일 앞둔 2018년 6월7일 YTN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서울 사람들이 양천구 목동 같은데서 잘 살다가 이혼하거나 하면 부천 정도로 가고,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 이런 쪽으로 간다”고 말했다.

인천과 부천을 두고 서울에서 불행해지거나 생활이 힘들어진 사람들이 가는 곳이라는 뜻이다. ‘이부망천’이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로 정치권의 대표적인 ‘인천 비하 발언’으로 꼽힌다.

후폭풍은 거셌다. 인천시민사회와 정치권은 정 전 의원의 발언이 있었던 날을 ‘인천 치욕일’로 규정하고 정 전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한편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모든 화살은 정 전 의원에게 쏠렸고 정 전 의원은 결국 3일만인 2018년 6월10일 자유한국당을 탈당했다. 2019년 1월21일 복당했으나 21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다.

정 전 의원의 이부망천 발언이 인천시민의 기억에서 차츰 지워지려는 시기인 2020년 인천시민의 속을 뒤집어 놓은 발언이 또 터졌다.

발언의 주인공은 국힘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21대 총선 연수갑에 출마한 정승연 후보였다.

정 후보는 2020년 3월31일 자신의 선거사무소를 방문한 유승민 전 의원에게 “평소 존경하는 유 의원이 인천 촌구석까지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촌구석’은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의 구석진 곳 또는 촌(村)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인구 300만 대도시에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정 후보는 당시 “스스로를 낮추는 겸양의 의미였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이부망천 미래통합당이 또 인천 비하발언을 했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이처럼 이부망천은 선거철, 2년 주기로 소환되고 있다. 정치인 자신·자당의 이익 또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인데, 인천시민들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남동구에 거주하는 A씨(62)는 “선거철만 되면 정치권이 이부망천을 소환하고 있는데 듣기 거북하다”며 “인천은 정치인들의 말처럼 그렇게 낙후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발전 가능성이 풍부한 도시”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인천시민인 게 자랑스럽다. 정치권은 자중해 달라”고 덧붙였다.

inam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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