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투자 위탁운용 확대'가 국민연금 회의서 질타받은 이유

조해영 2022. 5. 1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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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대체투자의 위탁운용 허용 범위 상단을 기존 95%에서 99%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 위원들이 다수 비판을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민연금의 '2022년도 제1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 2월 열린 기금위 회의에선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위탁운용 범위를 확대하는 안건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노동계를 중심으로 공적연금이 사회적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정부 위원도 '쓴소리'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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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대체투자 위탁운용 범위 확대
노동계 "국내 투자 여지 줄어든다" 우려
이미 한도 넘어선 상황에서 안건 올라와
"넘었으니 늘려달라는 방식 이해 안 돼"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국민연금이 대체투자의 위탁운용 허용 범위 상단을 기존 95%에서 99%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 위원들이 다수 비판을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투자 축소 우려와 함께 국민연금이 위탁운용 한도에 다다르자 확대 안건을 올린 것은 안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2월 25일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2년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 앞서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등 노동시민단체 회원들이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피케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국민연금의 ‘2022년도 제1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 2월 열린 기금위 회의에선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위탁운용 범위를 확대하는 안건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노동계를 중심으로 공적연금이 사회적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정부 위원도 ‘쓴소리’를 내놨다.

문제가 된 안건은 국민연금이 대체투자를 할 때 직접운용이 아닌 위탁운용으로 굴릴 수 있는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이다. 기존에는 65%에서 95%까지 위탁운용이 가능했는데 범위 상한선을 99%까지 늘리는 방안이 기금위 논의를 통과했고 현재 시행 중이다.

회의 과정에서 일부 위원은 위탁운용 상한선을 늘려달라는 요구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우선은 위탁운용 허용 범위가 늘어나게 되면 국민연금이 국내 대체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대체투자 특성상 해외 투자는 위탁운용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는데, 이 때문에 위탁운용 범위의 확대가 국내 투자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왔다.

회의록에 따르면 윤택근 위원(민주노총)은 “공적연금으로서 국내투자와 관련해 사회적 가치가 중요하다”고 말했고, 류기섭 위원(공공노조연맹)도 “국내투자가 위축될 우려가 있고 기금운용본부에 대체투자 전문인력이 없다면 그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사진=국민연금 홈페이지)
노동계 대표가 아닌 위원들도 안건이 상정된 배경에 쓴소리를 했다. 안건이 논의되던 당시에 이미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위탁운용 범위가 한도에 다다른 상태여서, 기금위에서 안건이 의결되지 않으면 운용지침을 어기게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안건 상정 과정이 다소 안일했다는 평가다.

게다가 초반 안건은 위탁운용 제한 범위 자체를 없애는 안이어서 이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투자정책전문위원회는 위탁운용 제한 범위를 없애는 쪽을 제안했으나, 실무평가위원회에서 삭제보다는 99%로 제한을 남겨둘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와 수정안이 함께 제시됐고 기금위에서는 수정안을 채택했다.

이태수 위원(보건사회연구원)은 “처음부터 95%를 넘길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체크하고 보수적인 여지를 가지고 있어야지 넘겼으니까 수정결정 해줘야 한다는 방식은 좀 이해가 안 된다”며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수정안을 채택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경영계 이태희 위원(중기중앙회)도 “위탁운용 범위를 일시적으로 초과했다고 이를 삭제한다는 것은 상식에 안 맞다”며 “이왕 두기로 한 범위 자체는 두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안효준 기금운용본부장은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조인트벤처 설립, 운용사에 직원 파견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고, 김용진 당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위원들이) 국내투자 위축을 우려했는데 위탁을 통한 국내투자를 굉장히 많이 하고 있으므로 본질적인 걱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해영 (hych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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