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주남마을 뒷산, 반드시 42년 전 행불자 있을 것"

이영주 2022. 5. 1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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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마을을 둘러싸고 이상한 냄새가 났지요. 원인을 찾으러 마을 어르신들과 뒷산을 둘러봤는데, 바로 이 곳이었습니다."

그는 "42년 전 마을에 돌던 암매장 소문은 과장이 아닐 것이다. 인근에서 벌어진 총격 사례만큼 많은 사상자가 나왔을 것이고, 헬기가 뜨고 내리며 이들을 옮겼을 가능성도 있다"며 "공수부대가 주남마을 뒷산에 주둔하고 있던 내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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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주남마을서 암매장자 발견한 주민 임희주(60)씨
88년 광주 청문회 당시도 진술…"행불자 찾아야"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5·18민주화운동 42주년을 닷새 앞둔 13일 오전 광주 동구 소태동 주남마을 암매장자 위령비 앞에서 마을 주민 임희주(60)씨가 기도하고 있다. 2022.05.13.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언제부턴가 마을을 둘러싸고 이상한 냄새가 났지요. 원인을 찾으러 마을 어르신들과 뒷산을 둘러봤는데, 바로 이 곳이었습니다."

42년 전 주남마을에 암매장된 고(故) 채수길 열사와 양민석 열사를 발견했던 임희주(60)씨는 13일 주남마을 암매장자 위령비 앞에서 "말도 못할 정도로 참담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60년째 주남마을 토박이인 그는 지난 1988년 광주 청문회 당시에도 출석해 채 열사와 양 열사의 발견 경위를 진술하기도 했다. 1980년 당시 18살에 불과했던 그는 6월 10일께 마을을 휘감던 이상한 냄새를 쫓아 어르신들과 뒷산에 올라 흙더미에 파묻힌 신발을 발견했다.

조심스레 흙더미를 판 그는 이내 발과 다리가 나오자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끼고 곧장 구청에 이를 신고했다. 수어 시간의 현장 통제 끝에 두 청년의 시신이 리어카에 실린 채 모습을 드러내자 한동안 마을에 돌던 암매장과 관련한 소문이 사실로 드러났다.

마을이 암매장 트라우마에 휩싸인 당시부터 현재까지 그는 주남마을을 둘러싼 뒷산에 추가 암매장자가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그의 기억으로 채 열사 등이 발견된 현장에서 나온 신발은 총 세 켤레. 여성의 것으로 보였던 한 켤레의 주인도 인근에 묻혀있을 것이란 의구심은 42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는 "42년 전 마을에 돌던 암매장 소문은 과장이 아닐 것이다. 인근에서 벌어진 총격 사례만큼 많은 사상자가 나왔을 것이고, 헬기가 뜨고 내리며 이들을 옮겼을 가능성도 있다"며 "공수부대가 주남마을 뒷산에 주둔하고 있던 내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씨와 양씨의 사례뿐만 아니라 더 많은 행방불명자들이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부디 이름 없는 이들이 하루빨리 가족들과 제 자리를 찾아 갈 수 있길 바란다"고 염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yj257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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